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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 작성일 2019년 11월 11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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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6년 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밝힌 신경영 선언입니다. 꽤 오래된 시절의 일화죠. 

 

당시 기업 내부 위기가 커지자 이건희 회장의 선언은 초일류 기업 삼성의 중요한 발판 역할을 했다고 지금도 종종 사람들 입에 오르내립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이 미국 현지 매장 한쪽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놓여있는 삼성 제품들을 살펴본 뒤 통탄했다고 합니다. 

 

애써 만든 제품이 처한 현실에 대한 실망감일 테지요. 당시 삼성전자 경영진은 전년에 비해 얼마나 많이 생산하고 판매했는지 양적 목표에만 집중했다고 합니다. 부가가치나 시너지, 장기적인 생존전략과 같은 요소는 소홀하게 취급했다는 이야기죠. 

 

어찌 됐던 삼성의 신경영 선언 직후 ‘양’에서 ‘질’로 패러다임을 전환했고 변화·혁신이라는 키워드로 성공 스토리는 더욱 화려해졌다고 합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당시 말이 여전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여기저기 떠다니는 것을 보면 단어들의 정당성이 우리사회에 천명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분명히 개혁이나 개선은 사회나 기업 내 조직 발전을 위해 필요한 조건입니다. 올해 국내 패션 기업들의 사업 실적은 아쉽게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곳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각기 사정은 다르겠지만 여전히 날씨와 경기상황을 바라보는 ‘천수답’ 경영에만 매달리는 기업에게 미래가 있을 까닭이 없지요. 날씨와 경기상황은 내년과 내후년에도 불확실할 것입니다. 

 

또 내수 의존도가 높은 국내 패션기업들의 대내외 경영 환경은 사실 내년에도 좀처럼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 실정입니다. 돌아가는 상황만 놓고 보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지켜만 볼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데 한 달이 남았지만 곰곰이 올 한해를 돌이켜보면 제법 많은 패션 기업과 밀레니얼 세대들이 직접 만든 브랜드가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도 선전했던 소식을 종종 접하기도 했습니다. 

 

또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사업 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한 곳도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선전한 터라 이 들의 활약은 더욱 많은 주목을 받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기성세대들과 다른 관점에서 사업을 펼친 젊은 세대의 도전과 열정은 부러움의 시선을 받기도 했지요. 하지만 11월이 시작되면서 이내 다들 외부로 시선을 돌렸던 대부분의 패션 업계인들은 다시 속해있는 기업 내부로 그리고 내년이라는 가까운 미래로 옮겨졌습니다.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20년 사업 계획 수립 때문일 테지요. 이번호 커버스토리는 국내 주요 패션 기업들의 내년 사업 계획 방향입니다. 설문을 시작하는 즈음 예상과 달리 사업 계획 수립 논의가 늦어지거나 큰 틀의 방향조차 세우지 못한 곳도 꽤 있었습니다. 

 

실적 목표와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늦어진다고 합니다. 설문에 응했던 한 기업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올해 사업 계획은 그 어느 때보다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합니다. 

 

각 기업별로 한 가지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은 있었습니다. 생존을 위한 수단을 찾거나 또 다른 성장을 위한 혁신과 사업 투자에 나서더라도 실행은 이전과는 다른 속도가 필요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선택의 시간은 이제 한 달 남짓 남았습니다.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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