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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하며

내 책상 위의 요기 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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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채연 기자 (mong@fpost.co.kr) | 작성일 2019년 12월 30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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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미국 프로야구팀 뉴욕 양키스의 포수로 1940~50년대를 풍미한 로렌스 피터 요기 베라(Lawrence Peter Yogi Berra)가 했던 말입니다. 그는 빈궁했던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우리로 치자면 중학교 2학년 정도까지만 학교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 

 

집안 형편 때문에 공장노동자로 일하기도 했던 그는 결국 10번의 월드시리즈 우승, 3번의 MVP를 거머쥔 선수로 역사에 기록되었죠. 지도자로서도 성공해 양대 리그(내셔널, 아메리칸 리그)에서 모두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은 그가 뉴욕 메츠팀의 감독을 맡고 있었던 1973년, 한 기자가 “이번 시즌은 꼴찌로 마감하겠네요?”라고 다소 조롱투의 질문을 던진 것에 대한 답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그의 팀은 정말로 내셔널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었고, 모두에게 그렇게 끝이 날 것처럼 보였나 봅니다. 하지만 그 해 뉴욕 메츠는 월드시리즈에 진출했고, 7차전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대단한 결과를 이루어냈습니다.    

 

요기 베라가 했던 저 말은 책상 한편에 붙어있는 노란 메모지에도 적혀있습니다. 2019년의 마지막 호, 올해 스물 두 번 째 마감을 하는 동안 꽤 자주 그 메모지를 바라봤습니다.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지나온 스물한번의 마감 과정 중에 스스로를 달래려 적어두었던 것 같습니다. 기세 좋게 일을 저지르고선 문득문득 심장을 조여 오는 무언가에 겁이 나서 말이지요. 

 

조금 부끄럽기도 한 얘기지만 1년여 전 창간을 준비하던 저희 기자들은 서로에게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콘텐츠는 망하지 않는다, 1년만 잘 버티면 그 다음은 어떻게든 된다”고 말하곤  했었습니다. 

 

‘이제까지와는 같을 수 없으니까, 우리의 방향이 옳으니까, 뜻이 같으니까’ 나름의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수익성 시뮬레이션도 마쳤지만, 경영이라는 경험치가 전무한 이들끼리 어찌 불안함이 없었을까요. 그렇게 했던 자조 섞인 응원은 정말로 힘을 발휘해서 매달 두 차례씩 빠짐없이, 22호까지 달려올 수 있게 했습니다. 

 

이제와 돌아보니 어떻게 달려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겨우 1년 해 놓고 한 10년은 한 것 같은 기분입니다. 마감을 위해 밤을 새고, 주말도 반납한 채 무엇을 위해 달려왔을까요.

 

혹자는 ‘돈 벌려고 시작했냐’고 묻기도 합니다. 돈 때문이었다면 장사를 하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 같습니다. 

 

읽혀지는 글을 쓰고, 읽혀지고, 독자분들과 공감의 시간을 가졌던 1년이 무척이나 소중했습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의 마음으로 새해도 다시 달려나가야 겠지요.  

 

2019년은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간인 동시에 매 호 부족함을 극복해 나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독자 여러분, 앞으로도 애정 어린 관심, 더불어 가감 없는 비판을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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