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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채연 기자 (mong@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3월 09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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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마감을 하던 중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전화를 건 상대방은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바이어로 근무하며 종종 취재에 도움을 주던 분이었는데, 한동안 연락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동안의 적조함에 대한 미안함과 반가운 마음을 전하면서 요사이 으레 해왔듯 “코로나19 염려가 큰데 무탈하신지”로 시작하는 안부 인사를 했습니다. 

 

“안 그래도 그 때문에 전화를 했다”고 하시더군요. 작년에 대구점 발령을 받아 근무 중인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늘자 매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연락이 온다는 겁니다. 그래서 걱정하는 지인들에게 먼저 ‘생존’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전화를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공포의 한복판으로 느껴질 공간에서, 생존을 전해준 그 분이 고마웠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본인도 얼마나 걱정이 될까 먹먹하기도 했습니다. 힘내시라는 응원과, 지금은 이런 상황에 몰렸지만 앞으로는 대형사의 복안이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 외에 달리 할 말이 없더군요. “기다리고 버티는 외에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그분의 답이었습니다.    

 

3월 첫 주 들어 벌써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6,00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번 호가 발행될 즈음에는 얼마나 더 늘어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연락을 주고받는 패션기업이나 관련업계 관계자들 대부분이 앞서의 그 분처럼 황망하게 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물론, 온라인 채널에서 매출을 잘 지키고 있는 기업도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폭락으로 비상입니다. 사람을 줄이고, 예산을 줄이고, 물량을 줄이는 것 밖에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사실 산업 트렌드를 다루는 미디어의 일원으로, 지금의 상황에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묘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 고민도 됩니다. 혹시나 해외에서 최첨단기술이나 무엇이든 써서 비슷한 경우를 이겨낸 사례가 있는지, 의사나 학자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뒤져보아도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 내린 결론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제까지의 전략과 전술은 무의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과거의 경험도, 앞을 내다본다는 빅 데이터나 인공지능 솔루션도 당장의 생존에 어떤 도움이 될까 싶습니다. 

지금의 실물(實物)은 공급과 수요, 그리고 서비스까지 총합적으로 계산하고 따질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또 우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 세계 공통 상황입니다. 정책자나 시장 자본가들도 현재 상황을 놓고 고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는지, 그리고 이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말입니다.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지금의 상황이 언제 끝날 것이며 그 다음 어떤 세상이 될 것인 지도요. 

혹시 알고 계신가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지금껏 해왔던 생각과 행동으로 지금의 위기를 밀어 붙여 나간다는 것은 어쩌면 어리석고 위험할지 모릅니다. ‘버티는 놈이 이긴다’는 말이 지금처럼 어울리는 상황이 있을까요. 독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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