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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하며

걱정말아요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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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채연 기자 (mong@fpost.co.kr) | 작성일 2020년 12월 28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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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이렇게나 떠들썩했고 엄청난 일들이 일어났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처럼 느껴지는 한해가 또 있었을까 싶습니다. 막 창간 한돌 기념호 마감을 끝내고 난 올 연초만 해도, ‘이제 자리 잡았다고 이야기할 날이 멀지 않았다’며 1년을 잘 버텨 낸 우리 팀과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창간호를 내고 한주, 한주 난리통 같은 시간을 보냈던 2019년의 날들보단 훨씬 여유롭게, 시간과 돈이 부족해 한눈을 감아야했던 것들도 챙겨가며 일을 할 수 있게 되리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느긋하게 설 연휴를 보낼 때까지도 몰랐습니다. 연휴 끝 무렵부터 TV에서는 매일 중국 어느 지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돌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지만 그 일이 나의 일상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걸 말이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세상의 일을 듣고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어찌 그리 세상의 순리를 무심히 지나쳤는지, 헛웃음만 나옵니다. 상식적으로, 한 시간이면 닿을 거리, 교류하는 사람 수도 가장 많은 옆 나라의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어오는 것은 시간문제였는데 말입니다. 

 

봄까진 대구경북의 시련도 나의 일은 아니었는데, 그 뒤로는 그야말로 ‘존버’의 시간이었습니다.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거나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던 쯤에는 간단한 미팅도 어려워지고 피 같은 매출이 떨어졌습니다. 사무실에라도 나와 앉아있지 않으면 어찌나 불안하던지,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옆옆 빌딩이 폐쇄되어도 그 흔한 재택근무도 못하고 꾸역꾸역 출근을 했습니다. 

 

세상에 없던 역병 앞에 여전히 재정적으로는 허덕이고 있습니다만, 며칠 남지 않은 2020년 달력을 가만 보고 있자니 그저 ‘지긋지긋한 코로나도 가겠지’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만 힘든 건 아닐 테고, 맷집이 쎈 든든한 우리 팀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이겨내겠지, 불안 초조함을  어느 정도는 벗어났나봅니다.                

영어사전을 만드는 옥스퍼드랭귀지 마저 ‘올해의 단어’를 선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옥스퍼드랭귀지는 매년 그 해의 가장 영향력 있는 현상, 인상 깊은 상황을 대표하는 단어를 선정해 발표해 왔는데 올해는 손을 들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하나의 단어로 요약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이유입니다. 올해는 너무나 많은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단어들이 사용됐고, 종종 기존의 단어 뜻까지도 바꾸거나 확대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지요. 그리고 보고서에는 “코로나로 인한 변화는 전(全)지구적이고, 우리가 다른 모든 것을 표현하는 방식까지도 바꿨다”고 썼습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취재를 위해 만난 모춘CD도 “그동안 관성에 의해 움직이던 모든 것이 다 바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찌 보면 코로나가 바뀔 필요가 있는 것들을 일깨워 줬는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2020년을 두고 마치 없었던 것처럼 지워버리고 싶다거나, 잃어버린 1년 이라고도 표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전인권의 노랫말처럼, 저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다고 기억하고 내년을 맞으렵니다. 독자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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