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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4월 26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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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먹으러 가자.”

 

사무실 근처 즐겨 찾던 국수집에 갔지만 불은 꺼져 있었다. 재료가 떨어졌다는 안내판만이 문에 걸려있을 뿐,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주인 없는 우편물들은 문 안에 흩어져 있었다.

 

옆집 사장님의 말에 따르면 ‘일주일 전부터 문을 열지 않았다’ ‘야반도주를 한 것 같다’ ‘주위 가게에 인사도 없이 사라졌다’는 단편적인 정보를 알 수 있었다.

얼마나 운영이 어려웠으면 한두 달 월세도 내지 못하고 말도 없이 도망간 것일까.

 

폐업, 점포 임대라는 간판은 이제 우리 주위에서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기도 하다. 어제 멀쩡히 장사를 하다가도 갑자기 공사를 하고 있기도 하다. 비어있는 가게들도 많다.

 

밥집 뿐이랴. 옷가게도 마찬가지고 생계를 위해 장사를 하는 모든 소매 사장님들에게 갑자기 찾아온 병마는 같은 아픔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내일은 나아지겠지’라는 기대와 희망을 갖고 일년 넘게 버텨왔지만 더 이상은 견뎌 낼 수 없는 시기가 온 것이다.

 

이번호 커버스토리에는 작년 한 해 동안 문을 닫은 옷가게, 신발가게의 통계 지표를 놓고,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 다뤄봤다. 옷가게들이 지난해 참 많이 문을 닫았다. 손님은 없고 매출이 안 나오니 월세 내기도 빠듯하다. 빠듯한 것이 아니라 못 낼 지경이라 하는 것이 맞겠다.

 

대리점주가 매출이 안 나와 매장 문을 닫는다 하더라도 책임을 져줄 이는 아무도 없다. 일부 지원금을 주는 본사도 있지만 매장 운영을 위한 비용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대출이다 뭐다 주위 돈을 끌어 모아 매장을 열었지만, 투자비 회수는 커녕 빚더미에 앉게 된 사장님들이 적지 않다. 사스, 메르스 등 인력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천재지변은 언제나 있어왔다.

 

코로나가 예상 외로 너무 긴 시간동안 유통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는 하지만, 해법은 반드시 있다. 패션 본사들은 자신들만 살길을 찾기보다 대리점주들이 살길을 생각해야 한다.

 

한 기업은 본사 이익을 거의 포기하고, 60억 원에 달하는 돈을 점주들에게 나눠주었다. 본사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대리점이 살아야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다. 유통도 마찬가지다.

 

당장 수수료에 목숨 걸기보다 지금 입점해 있는 협력사들을 지원하고, 함께 살아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브랜드가 없고 매장을 운영할 점주들이 없다면 오늘 받은 수수료를 내일은 받지 못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사는 것도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행복이 영원하리란 보장이 없을 뿐더러, 내가 나누어 준 행복이 나중에 나에게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혼자가 아닌 함께 가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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