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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 할 수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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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5월 31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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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만나게 된 한 디자이너로부터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었다.

 

중국에서 10년 넘게 디자인을 했다는 그 디자이너 역시 중국의 한 생산 공장에서 한국 패션 브랜드의 한 시즌 작지 뭉텅이를 봤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해당 브랜드의 협력 공장도 아닌데 200 스타일에 가까운 시즌 작지를 어떻게 갖고 있단 말인가. 너무 궁금한 나머지 이 작지를 어떻게 구했냐는 질문에 해당 공장 사장은 패션 기업 본사 직원에게 넘겨받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실화냐? 그럼 공짜로?

 

심지어 작지의 해상도는 흐릿한 것이 아니었다. 거의 원본에 가까운 아주 고품질의 것이었다고 한다.

 

다른 업체의 디자이너가 와서 그 작지를 보아도 아무런 놀람도 없고, 작지를 보며 해당 브랜드 사이트에 들어가 품번을 맞춰보고 있었다는.

 

해당 생산 공장은 수주회는 물론 패션쇼까지 진행했다고 한다. 자신들이 디자인한 옷도 아니고 남의 디자인을 가져다가 만든 옷으로 말이다.

 

한국이었다면 난리가 났을 일이지만 중국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그럴 수도 있는 일이었던 것이다.

 

다른 브랜드들에게 오더도 받고,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매장에서도 팔고, 일석이조의 카피 행각이었다.

 

해당 공장 사장은 구경 온 디자이너에게 한국 가게 되면 샘플을 사다달라고 했다고 한다. 직접 보고 뜯어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였을 것이다.

 

뭐 듣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 2019년, 코로나를 관통한 2020년에도 일어나지 않았으리란 법은 없을 것이다.

 

이는 해외 생산을 진행하는 기업은 물론, 중간에서 연결하는 프로모션을 포함, 현지 생산을 담당하는 인력들까지 모두가 철저히 관리하고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본사에서 직접 유출된다고 가정했을 때 중간자들은 아무 책임이 없는 일이기도 하다.

 

중국에 진출해 있다 최근 철수한 브랜드의 경우에도 중국 브랜드들의 카피가 너무 심해 결국 중국 사업을 접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 패션 기업들의 디자이너들이 피땀 흘려 만들어낸 디자인이 한 순간에 중국으로 넘어가 카피의 재료가 되고, 나중에는 해외 진출의 기회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지 않은가.

 

지금이야 코로나로 중국과 왕래도 안 되고 확인할 길도 없어 크게 문제되지 않고는 있지만 우리가 알지도 못하고 있는 사이, 중국에서 국내 브랜드의 디자인이 버젓이 카피되고 있다는 것은 패션인들에게 용납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그럴 수도 있다’고 넘길 수만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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