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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되새기는, 강한 소매업체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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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 (inokim0@gmail.com) | 작성일 2021년 01월 25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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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1년으로 세상이 바뀌었다. 세상은 통제됐고 밀집, 밀접, 밀폐를 회피하는 전쟁 같은 상황이 일상을 빼앗아 갔다. 직장, 학교와 같은 제 2의 장소(Second place)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소매업 같은 제 3의 장소(Third Place)는 통제 경제 체제에 편입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집객 중심의 전통 소매채널은 붕괴했고, 비대면 위주의 채널을 가진 기업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어느 증권사 분석 자료에 의하면, 이러한 통제 경제하에서 이커머스는 10년에 이룰 변화가 8주 만에 이루어지고, 스트리밍은 5개월 만에 7년 치를, 원격진료는 15일 만에 10배로 늘었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의 디지털 대체를 증폭하고 있다. 따라서 전통 소매업도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디지털 전환을 강제 받고 있는 상황이다. 본인도 이 지면을 통해 시대적 요청에 의한 디지털 전환을 강력히 요구했던 것이 사실이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코로나 사태 1년을 맞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실제로 디지털 전환만이 강한 소매 기업이 되는 필요조건인가를. 그리고 과연 기존의 소매업이 단지 디지털 전환에 늦었거나, 그것을 하지 않아서 위축됐는지 질문을 던져 본다.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일부 전통 소매 기업의 몰락이 마치 디지털 전환에 늦었다는 이유로 일반화하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필립 코틀러도 “수많은 매장의 폐업을 마치 오프라인 매장의 종말로 일반화시키는 것은 심각한 오류다”라고 ‘Retail 4.0’에서 지적한다. 일부 전통 소매 기업의 몰락은 코로나 상황과 관계없는 수순이었고, 단지 코로나 사태가 그 시기를 앞당겼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Retail 1.0’의 백화점이 등장하던 시기부터 소매 기업은 다양한 흥망성쇠가 있었다. 시대 상황에 맞게 혁신적인 승자가 등장하고, 패자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최초의 백화점 ‘봉마르세’의 등장 이후, 170년 동안 우리는 승자가 장착했던 혁신의 패턴을 정리할 수 있다. 백화점의 ‘정찰제’ ‘진열 판매’, 수퍼마켓의 ‘체인 오퍼레이션’ ‘셀프서비스’, 할인점의 ‘디스카운트 판매’ ’PB공급’, 쇼핑몰의 ‘체류형 쇼핑’ ‘원스톱쇼핑’, 인터넷 쇼핑의 ‘Any Time’ ‘광역형 배송’, 모바일 쇼핑의 ‘Real Time’ ‘옴니채널’ ‘빅데이터’ 등이다. 이러한 혁신 툴을 보유한 기업이 시간의 한 축을 장식하며 존재감을 어필했던 것이다. 

 

강자의 법칙

그렇다고 170년 전의 봉마르세가 사라졌는가? 그렇지 않다. 봉마르세는 루이비통 그룹의 소매 부문으로 여전히 파리에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소매업체는 각각의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생명체이며, 소매업은 시류적응업이기 때문이다. 170년의 시간 축에서 혁신성을 유지한 소매 기업은 지금까지 존속하고, 강한 면을 과시하고 있다. 단지 신흥 기업에 비해 각광을 받지 못할 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강한 소매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공통의 법칙을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강한 소매업체의 특징은 다음의 여섯 가지이다. 

 

1. 고객최우선주의   

2. 가격할인정책   

3.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적인 도전  

4. 현장에 철저한 권한 이행   

5. 소매업에 경영자원을 집중    

6. 자료 축적과 창조   

이러한 특징을 모두 소화한 업체로 먼저 떠오른 곳은 ‘동키호테’이다. 동키호테는 싸구려 상품의 판매로 시작해 일본 소매업계에서 유니클로, 니토리에 이어 3위의 시가 총액(15조 원)을 자랑할 만큼 성장한 기업이다. 2018년과 2019년에는 대형마트 유니를 흡수 합병하고, 편의점 패밀리마트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일본 소매업의 맹주 역할을 하면서 업력을 확장했다.

필자가 동키호테를 굳이 먼저 거론하는 것은 그들의 경영 철학과 실천 방식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동키호테는 2011년에 창업자 야마다 다카오 회장의 경영 이념을 모아 ‘源流(원류)’라는 책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냥 책이 아니고, 10년 동안 전 직원의 실천 전략서가 됐다. 다음은 동키호테 원류에서 표방하는 경영이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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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조 높은 뜻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사심 없고 솔직하게 업무에 임한다.

제2조 언제라도 가슴 뛰고 설레는 염가 상품이 있는 매장을 구축한다. 

제3조 현장에 대담한 권한이양을 해서, 항상 적재적소를 개선한다.

제4조 변화 대응과 창조적 파괴를 통해 안정 지향과 예정 조화를 배척한다.

제5조 과감한 도전의 손을 늦추지 말고, 또한 현실을 직시한 신속한 철수를 겁내지 말자.

제6조 부당한 이익을 좇지 않고, 핵심이 되는 특기 사업을 철저히 파고 든다.  

이 원류의 경영이념은 필자가 제시한 강한 소매 기업의 6개 특징과 많은 부분 부합한다. 특히, 현장에 권한이양을 한다는 점, 시류에 맞지 않는 점포의 신속한 철수 등 구체적인 사항을 경영이념으로 설정해서 철저하게 실천하는 점이 단기간에 동키호테를 일본 소매업의 최고 반열에 올리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 창업 경영자와 일반 사원까지 같은 이념으로 구체적인 원류 실천을 통해 독자적인 기업문화를 만든 것은 부러움을 떠나 무섭기까지 하다.

 

강한 소매기업 특징에 대해 다음으로 떠오르는 곳은 월마트이다. 월마트의 창업자 샘월튼은 그의 생전에 위대한 유산을 남겼다. ‘더 나은 비즈니스를 위한 10가지 룰’이 그것이다. 샘월튼 사후 30년이 지난 지금도 ‘10가지 룰’은 월마트의 점포는 물론 홈페이지에도 크게 게재돼 있다. 

 

1. 사업에 전념하세요.

2. 이익을 모든 동료들과 공유하고 파트너로 대우하세요.

3. 파트너에게 동기를 부여하세요.

4. 파트너에게 가능한 모든 것을 전달하세요.

5. 동료들이 비즈니스를 위해 하는 모든 일에 감사하세요.

6. 성공을 축하해요.

7. 회사의 모든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세요.

8.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으세요.

9. 경쟁사보다 비용을 더 잘 통제하세요.

10. 상류를 향해 나아가세요.​

기본에서 배우다

내용을 정리해보면 ‘고객최우선주의’는 8번째 규칙의 ‘고객의 기대보다 더 높이, 틀린 것으로부터 배우고, 변명 말고 사과를 하세요’로 표현된다. 샘월튼이 이러한 룰을 제시한 배경에는 ‘우리 회사는 고객의 대리인이다. 고객이 사고 싶은 것을 사고 싶은 가격에 구비해 놓는 것이 책무이다’라는 가치관이 존재한다.

 

‘할인가격 정책’은 ‘품질이 같다면 가격이 싼 것이 최고다’를 뜻하는 9번째 규칙과 일맥상통한다. 언제나 저가격에 쇼핑이 가능하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바랄 나위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월마트는 ‘Everyday Low Price’라는 단순하며 가장 임팩트 있는 광고를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규칙들에서 알 수 있듯 샘월튼은 직원, 파트너에 대한 동등한 관계를 매우 중요시 한다. 이는 동키호테에 비해 더 높은 단계의 강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동키호테와 월마트 창업자의 경영이념을 통해 소매업의 기본을 다시 생각해본다. 코로나 사태 1년을 맞아 일상의 모든 것이 변한 세상에서 강한 기업의 특징을 되돌아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을 것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이 최우선시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한 기업의 원류 체험은 디지털과 결합한 혁신의 또 다른 툴을 제공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경력사항

  • 現) 성균관대학교 소비자가족학과 겸임교수
  • 現) 비즈니스인사이트그룹 부회장
  • 現)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위원회 위원
  • 現)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 패션연구과정 초빙교수
  • 前) ㈜코엑스 자문위원 (코엑스몰리뉴얼 프로젝트)
  • 前) 산업자원부 유통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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