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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과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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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 (inokim0@gmail.com) | 작성일 2021년 10월 25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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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브 라이프 필드​>

 

SNS 스타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행보가 여러 각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SNS에 사진이 나올 때마다 대중은 얼리 어댑터로서, 요리사로서, 키다리 아저씨로서 그를 추앙한다. 

 

최근에 특히 눈에 띠는 것은 야구 구단주로서의 활동이다. 인스타그램에 프로야구 SSG랜더스 구단주로서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 야구장 사진을 올리자 언론이 즉각 반응을 했다. 요지는 ‘스타필드 청라’ 예정 부지에 돔구장을 짓기 위한 미국 출장이라는 것이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글로브 라이프 필드’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구장으로, 2020년 개장한 최신식 개폐식 ‘돔구장’이다. 그는 사진과 함께 ‘돔구장 견학 중’이라고 적었다. 

 

정 부회장은 SK로부터 야구단을 인수하면서 돔구장 건립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3월, 소셜 미디어 ‘클럽하우스’에서 “야구 경기가 끝난 뒤 관중들이 떠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아쉬웠다. 

 

스타필드와 돔 구장을 이용해서 고객의 8~10시간을 점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했다. “인천 청라지구에 검토했던 테마파크 대신 돔 구장을 염두에 두고 법령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미국·유럽 등에서는 스포츠 경기장에 쇼핑센터·호텔·식당 등을 더해 복합 개발하는 사업이 유행하고 있다.

 

돔 구장 부지로 언급되는 ‘스타필드청라’ 예정 부지는 16만3000㎡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 있지 않은 상태다.

 

현재 국내 돔 구장은 키움의 홈구장인 고척돔 한 곳뿐이다.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돔 구장 건설 얘기가 나왔지만,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 SSG의 돔 구장 추진도 구상에 불과하지만, 청라지구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스타필드를 돔 구장과 연계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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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브 라이프 필드의 잔디를 만져보는 정용진신세계 부회장.>

 

이마트는 왜?

이런 내용을 읽으면서 필자 나름의 훈수를 두고 싶어졌다. 유통업과 프로야구라는 관점에서 말이다. 이마트는 왜 프로야구에 뛰어들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테마이기 때문이다. 

 

유통업이 프로야구에 참여하는 사례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수 존재한다. 국내에서는 이미 롯데가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6개 구단의 일원으로 출발했다.

롯데는 이미 1969년부터 일본에서 ‘롯데 오리온즈’의 구단주로 활동하면서 프로야구를 경험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그렇고, 국내 프로야구 창단 당시에는 제과의 비중이 커서 유통보다는 해태와의 라이벌 구도 형성이 중시되었다. 백화점은 우승 행사에 세일로 어필한 정도였다. 

 

한편 일본의 경우에는 유통업의 프로야구 참여 숫자가 더욱 많아진다. 한신백화점과 한큐백화점, 긴테츠백화점, 세이부백화점, 다이에가 모두 프로야구의 구단주였다. 

 

그러나 엄격한 의미에서 한신과 한큐, 긴테츠, 세이부는 주력 사업인 철도와 연계한 자회사 백화점으로 구단의 모기업 철도가 구단주였다. 따라서 이들 업체도 롯데처럼 우승 세일로 존재감을 보였던 만큼, 이들을 사례로 유통업과 프로야구를 논하기에는 미흡한 감이 있다. 

 

상대적으로 다이에는 본격적인 유통업체였다. 이마트가 벤치마킹했던 이토요카도를 누르고, 20년 이상 일본 유통업 ‘No 1’이었던 기업이다.

 

‘가격 파괴자’로 등장해 유통업을 지배했던 다이에가 프로야구에서 무엇을 했고, 결과가 어떠했는가를 살펴보면 유통업과 프로야구의 관계에 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카우치의 꿈

1988년 다이에는 오사카 근거지인 ‘난카이 호크스’ 구단을 인수한다. 난카이 호크스는 철도를 구단주로 삼던 기업이었는데, 같은 시기에 공교롭게 한큐가 오릭스로 넘어가면서 오사카의 철도 기업이 프로야구에서 손을 떼는 현상이 일어난다.

 

1995년, 긴테츠 역시 오릭스에 합병이 되면서 오사카에서 철도, 백화점으로 시작한 프로야구 구단은 ‘한신 타이거스’ 한 곳으로 압축된다.  

 

한편 다이에는 구단 경쟁력을 위해 프랜차이즈를 오사카에서 후쿠오카로 이동한다. 당시 다이에의 ‘나카우치 이사오’ 회장은 혁명 상인으로서 이루지 못한 것이 없는 상승 지향의 인물이었다. 

 

따라서 후쿠오카 본거지 이동에 대한 큰 뜻을 품었다. 대부분의 구단이 구장을 임차해서 사용했던 관례를 깨고, 구단 소유 구장을 지어 1993년에 오픈했다. 게다가 일본에서 가장 큰 돔구장이었다. 구장을 지은 사업지는 매립지였다. 

 

나카우치는 이 매립지에 디벨로퍼로서의 거대한 꿈을 꾸었다. 야구장으로 사용하는 돔을 하나 짓고, 그 옆에 실내 유원지로 사용하는 또 다른 돔을 짓기로 했다.

 

캐나다의 웨스트 에드먼턴몰이나 롯데월드 잠실 같은 대규모 실내 어뮤즈먼트를 구상한 것이다. 아울러 호텔과 쇼핑몰을 주변에 구축하는 대단위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이름하여 ‘트윈돔 시티’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버블 붕괴로 인해 다이에는 돔 하나를 포기하고, 1995년에 호텔을 완공하고, 2000년에 쇼핑몰을 오픈해서 ‘호크스 타운’으로 규모를 축소해 완결체를 만들었다.  

 

대형마트를 다점포 출점해서 성장한 다이에, 영원히 잘나갈 것 같던 다이에는 버블 붕괴에 속수무책이었다. 결과적으로 호크스 타운의 돔, 호텔, 쇼핑몰은 2004년 9월에 미국 캐피탈업체 코로니 산하로 편입되었다. 아울러 다이에 호크스 구단은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 뱅크’로 매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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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페이페이 돔>

 

 

큰 사업 긴 시야

소프트뱅크는 다이에와 비교해 철저히 미국식이었다. 손 회장은 미국 유학 경험이 있다. 그래서 미국의 MLB 운영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다이에를 인수한 뒤, 곧바로 코로니와 20년간의 돔 사용계약을 맺었다. 

 

조건은 연간 50억 엔(약 517억 원)의 임차료 지불, 그러나 돔  내에서의 흥행권은 전부 소유한다는 것이었다. 흥행권이란, 프로야구 비시즌의 대형 콘서트, 이벤트와 돔 내 광고수익, 상업시설 운영 등을 포함한다. 

 

한편 2007년에 코로니가 싱가폴투자청에 돔, 호텔, 쇼핑몰을 매각하자 2012년에 소프트뱅크가 돔을 870억 엔(약 8,992억 원)에 매입했다.

 

이어 싱가폴투자청은 2010년에 호텔을 ‘힐튼’에 운영위탁하고, 2015년에 쇼핑몰은 ‘미츠비시 지쇼’에게 신탁수익권을 부여했다. 미츠비시 지쇼는 쇼핑몰을 해체하고 재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해 2018년 11월에 ‘MARK IS 후쿠오카 모모치’를 오픈했다. 

 

소프트 뱅크는 다이에 구단을 인수할 때, 세계 1위를 목표로 했다. 인수 이후, 일본 시리즈에서 5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프로야구는 우승이 우선이라는 명제에 가장 부합하는 구단이 됐다.

 

아울러 2020년에 기존의 돔, 호텔, 쇼핑몰 외에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새롭게 오픈해서 사업지의 집객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새로운 시설은 ‘Boss E zo Fukuoka’라는 독특한 이름이다. ‘Boss’는 산토리 식품에서 발매하는 캔커피 브랜드 이름. 산토리에게 시설 명명권을 판매해서 ‘Boss’라는 이름이 붙었다. 

 

명명권은 프로야구 구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수익 창출 방법이다. 앞서 정용진 부회장이 방문한 ‘글로브 라이프 필드’도 ‘텍사스 레인저스’구단이 보험사인 ‘글로브 라이프’에 30년간 이름을 빌려주면서 붙은 구장명이다. 

 

소프트뱅크 역시 ‘Pay Pay’에 명명권을 부여해 ‘후쿠오카 페이페이 돔’으로 불린다. 소프트뱅크는 철저히 미국식 운영방식을 지향한다. 

 

구단의 가치우선, 수익우선주의이다. 그래서 MLB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벤치마킹하고 만든 것이 ‘Boss E zo Fukuoka’이다. ‘MLB카페’와 ‘왕정치 뮤지엄’ ‘Team lab’ ‘HKT 48 극장’ ‘e게임 아레나’ ‘요시모토 후쿠오카’ 등 기존의 쇼핑몰을 보완하는 최고 콘텐츠를 구축했다. 

 

집객 대상도 한국, 중국 등 후쿠오카 방문 외국인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소프트뱅크가 단시간에 후쿠오카에서 일본 최고의 구단을 만들 수 있었던 근저에 다이에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매립지에 트윈돔 시티를 구상하고, 축소 완성시킨 기반이 있었기에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존재한다. 정용진 부회장이 ‘유통업의 경쟁자는 테마파크이고 야구장’이라는 정의를 한 것이 이미 6년이 넘었다. 

 

그 뒤에 그는 ‘필드’라는 용어를 브랜드화 했고, 야구단을 인수했다. 긴 시야로 판단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돔구장 견학도 그 긴 시야에 포함됐을 것이다. 

 

금번 다이에, 소프트뱅크의 사례는 로케이션, 업종, 경영철학 등을 다양하게 고려한 참견이다. 결론은 ‘스타벅스’나 ‘노브랜드버거’보다 더 큰 사업을 긴 시야에서 봐야한다는 것이다. 니혼햄이 홋가이도 볼파크를 개발하는 사례를 주목할 일이다.​

경력사항

  • 現) 성균관대학교 소비자가족학과 겸임교수
  • 現) 비즈니스인사이트그룹 부회장
  • 現)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위원회 위원
  • 現)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 패션연구과정 초빙교수
  • 前) ㈜코엑스 자문위원 (코엑스몰리뉴얼 프로젝트)
  • 前) 산업자원부 유통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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