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왜 프로야구에 참여했을까? > 비즈니스인사이트/김인호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비즈니스인사이트/김인호

이마트는 왜 프로야구에 참여했을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 (inokim0@gmail.com) | 작성일 2021년 11월 29일 URL 복사
카카오톡 URL 복사

본문

e2fbdc968415a6ba7e778142ac47c994_1638075722_5589.jpg
 

 

“롯데는 야구단의 가치를 본업에 연결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는 롯데와 달리 잘 연결할 것이다. 게임에서 질 수는 있어도 마케팅만큼은 반드시 이기겠다. 앞으로 그들(롯데)은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다.”

 

지난 3월 ‘SSG 랜더스’ 창단 이후, 정용진 구단주가 클럽하우스에서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를 향해 파격적인 도발을 했다. 

 

이러한 도발에 롯데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야구도, 유통도 한 판 붙자’는 보도자료를 내는 동시에 ‘원정 가서 쓰윽 이기고 온’이라는 롯데 개막전 이벤트를 진행했다. 

 

새로 개편한 ‘롯데온’이 ‘쓰윽’이라는 표현으로 경쟁사 ‘SSG.com’을 직접 저격한 것이다. 

 

시합의 결과는 SSG의 승리였다. ‘SSG 랜더스’ 창단 이후 첫 게임이자, 2021시즌 개막전 특히 홈경기에서 롯데를 이긴 것이다. 정부회장은 첫 승리의 주역인 최정, 최주환 선수에게 한우와 ‘용진이형 상장’을 선물로 보냈다.

 

‘세상에 없던 야구’를 보여주겠다던 SSG가 화제성 높은 ‘구단주’로 인해 세상에 없던 자잘한 재미를 주고 있다.  

 

4월 27일, 정 부회장이 다시 클럽하우스에 나타났다. “롯데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 판을 키우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날 신동빈 회장이 잠실구장을 찾아 롯데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관람한 것을 가지고 “내가 롯데를 도발하니까 동빈이 형이 야구장에 왔다.

 

동빈이 형은 원래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내 도발 때문에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 측은 이와 관련해 “신 회장은 2020년 1월 신격호 전 롯데그룹 명예회장 별세 이후 롯데 야구단의 새 구단주가 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야구장을 찾지 못하다가 올해 구단주 자격으로 처음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왜 프로야구단을 운영할까? 

필자는 최근 프로야구 경영에 대한 스터디를 하고 있다. 30년간 유통업에 있던 사람이 프로 야구와 가까워진 계기는 ‘SSG 랜더스’ 창단이다. 이마트가 왜 프로야구에 참여했을까? 그것이 매우 궁금했다. 

 

그 궁금증을 정리한 것이 지난 호에 게재한 ‘유통업과 프로야구’였다. 그런데 지난 원고에서 풀지 않은 문제가 있다. 그것은 ‘과연 이마트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다. 

 

여기서 잘해낸다는 것은 우승의 의미보다는 수익의 관점이다. ‘왜 SK가 이마트에 구단을 매각했을까?’라는 질문도 같은 맥락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메이저리그(MLB), 일본 프로야구(NPB), 한국 프로야구(KBO) 구단의 경영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8년, 미국의 프로야구 시장은 관중 입장권 수익, 방송권, 상표권, 스폰서 수익, 굿즈 수익을 포함해 30개 구단, 103억 달러(약 12조 2,869억 원)이다.

 

일본 NPB는 12구단, 17억 달러(약 2조 283억 원)로 MLB의 1/6 수준이다. 한국 KBO는 10구단, 4.5억 달러(약 5,369억 원)로 MLB의 1/23, NPB의 1/4수준이다. 

 

그런데, 시장 규모가 현저히 작음에도 국내 구단은 거의 적자 경영을 하고 있다. 모기업의 지원이 없으면 구단 운영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렇다면, 왜 적자 경영에도 프로야구단을 운영하고 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광고탑 기능 때문이다. 1년에 144경기를 치루는 스포츠는 프로야구 이외에는 없다. 

 

프로야구는 그만큼 언론에 노출이 많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하려는 기업에게 홍보 효과가 매우 크다.

 

1969년 일본 NPB의 ‘롯데 오리온즈’ 사례는 프로야구의 광고탑 효과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e2fbdc968415a6ba7e778142ac47c994_1638075773_6114.jpg 

 

롯데 오리온즈

일본 프로야구는 1950년부터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로 분리되었다. 당시 후발이었던 퍼시픽리그는 주로 전철, 영화 회사가 주축이었다. 

 

그런데 퍼시픽리그 참가 기업인 다이에이(大映) 영화사가 1969년 경영난을 겪게 되었다. 

 

1964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TV가 급속도로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이때 다이에이의 ‘나가타 마사이치’ 구단주가 도움을 요청한 사람이 롯데 신격호 회장이다. 

 

신회장은 1948년에 롯데껌을 발매하고, TV 광고를 이용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나가타는 ‘大映 오리온스’ 구단의 누적적자 12억 엔(약 125억 원)을 5년간의 ‘명명권(命名權, Naming Rights)으로 롯데에 판매했다. 

 

그래서 등장한 구단 이름이 ’롯데 오리온즈‘다. 우리은행, 넥센, 키움 브랜드를 사용했던 국내의 ‘히어로스’ 구단을 같은 사례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때 나가타는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가 본거지로 사용하고 있는 리글리 필드(Wrigley Field)를 사례로 신격호 회장을 설득했다. 

 

리글리는 미국 최대의 껌회사로, 시카고 컵스 시합이 있을 때마다 매스컴에 구장이 노출되므로 미국 전역에 브랜드 홍보가 가능하다는 요지였다. 

 

껌과 야구라는 공통의 상품을 가지고 신회장을 설득한 것이다. 광고에 천부적인 감각을 가졌던 신회장은 이를 수락했다. 

 

그런데, 이 거래의 이면에는 뜻밖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나가타는 일본 정계 인물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 중에 한 사람이 ‘기시 노부스케’ 수상이었다. 

 

당시 신회장과 나가타를 중개한 사람이 기시 수상이었다. 신회장은 1960년에 기시 내각이 책정한 ‘수입자유화’ 정책으로 인해 미국의 ‘리글리 껌’이 일본에 수입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나가타가 ‘리글리 필드’ 구장을 인용한 것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왔다. 

 

기시 수상의 정치력으로 리글리 껌의 일본 수입이 2년 늦어지고, ‘롯데 오리온즈’라는 팀 이름도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런데 나가타의 다이에이가 1971년에 결국 도산하면서 롯데가 자연스럽게 팀을 인수하게 되었다. 

 

e2fbdc968415a6ba7e778142ac47c994_1638075937_7559.jpg
<SSG 랜더스>

 

롯데의 50년 야구 역사

팀 인수 후, 롯데 구단은 1974년 최초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루었다. 그리고 약 20년 동안 우승도 못하고 그저 그룹의 광고탑 역할만 했다.

 

비록 적자 경영이었지만 프로야구에 대한 ‘세제 우대정책’으로 인해 식품기업의 광고비로서의 효용이 매우 컸다는 판단이다. 

 

이 기간 특이할 만한 사항이 있다면, 1982년 국내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참여하여, 3년만인 1984년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점이다. 

 

한일 양국에서 프로야구를 운영하는 구단으로서 부산이라는 야구 도시에 프랜차이즈를 둔 것은 큰 은총이었다. 따라서 롯데는 연고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본에서 연고지를 옮기는 결정을 했다. 

 

도쿄 인근 가와사키를 연고지로 삼던 롯데는 1992년 더욱 시장성이 큰 치바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구단명을 ‘치바 롯데 마린즈’로 변경한다. 

 

이때 새롭게 구단주로 등장하는 인물이 신동빈 회장이다. 

 

신동빈 구단주는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 보스턴 레드삭스의 감독을 맡았던 ‘바비 발렌타인(Bobby Valentine)’을 1995년과 2003년에 롯데 감독으로 2회나 초빙해서 팀을 개혁했다. 

 

결과적으로, 롯데 마린즈는 2005년 일본시리즈 우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2010년에도 일본시리즈 우승을 거두었다. 

 

당시 일본시리즈 전초전인 퍼시픽리그 클라이막스 시리즈에서 소프트뱅크를 누르고 극적인 우승을 거두었는데, 신동빈 구단주는 롯데 선수들로부터 최초의 우승 헹가래를 받았다. 

 

이때 롯데가 마린스타디움에 입장한 팬들에게 전달한 캐치플레이즈는 ‘관전이 아닌 참전’ ‘팬은 26번째 선수’였다. 

 

항공사 ANA의 CRM 전략을 야구에 응용해서 부산 관중처럼 열렬한 팬 만들기를 시도했고, 이것이 연고지 이전 효과로 작용하고 우승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구단과 구장의 비즈니스 모델 

미, 일 프로야구를 보면, 구단의 흑자 경영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는 단일 구단주의 노력보다는 리그 시스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돈 뿌리는 소수의 강자가 지배하는 리그는 재미가 없다. 그래서 리그의 전력 균형이 중요하다. 

 

2021년 국내 프로야구가 재미있었던 것은 중상위권 팀이 비슷한 승률을 유지해서 끝까지 순위 결정이 숨막혔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SSG와 롯데 모두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지만, 정용진 구단주의 롯데 도발은 2022, 2023년의 시즌을 기대하게 만든다.

 

50년 역사를 가지고, 흑자 전환을 이룬 신동빈 구단주의 혁신 DNA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유통업 양사가 오프라인 경쟁에서 SSG.com과 Lotte On으로 경쟁 마당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프로야구는 광고탑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KBO 타 구단의 자극제가 될 것으로도 보인다. 

 

문제는 ‘구단과 구장의 일체화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이루는가에 있다. 롯데 마린스를 비롯해 퍼시픽리그의 소프트뱅크, 라쿠텐 구단의 혁신은 신생 ‘SSG 랜더스‘의 돔구장 건설을 비롯한 테마파크화, 그리고 구단 운영의 탈적자화에 다양한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경력사항

  • 現) 성균관대학교 소비자가족학과 겸임교수
  • 現) 비즈니스인사이트그룹 부회장
  • 現)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위원회 위원
  • 現)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 패션연구과정 초빙교수
  • 前) ㈜코엑스 자문위원 (코엑스몰리뉴얼 프로젝트)
  • 前) 산업자원부 유통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자문위원

FSP 연재

POST
STAND
(주)다음앤큐큐

인터뷰

패션포스트 매거진

70호-창간 3주년 특집호 70호-창간 3주년 특집호 구독신청 목차 지난호보기

접속자집계

오늘
555
어제
3,079
최대
14,381
전체
2,386,247

㈜패션포스트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로 59-11 엠비즈타워 713호
TEL 02-2135-1881    FAX 02-855-5511    대표 이채연    사업자등록번호 866-87-01036    등록번호 서울 다50547
COPYRIGHT © 2019 FASHION POST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