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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을 힘겨워 하는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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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 (fpost@fpost.co.kr) | 작성일 2019년 04월 08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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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소비층… 상품 선택에 어려움 겪는

‘쇼핑 난민화’ 현상 진행

짧은 시간 안에 납득되는 선택 어려워

‘쇼핑 스트레스’ 작용 

‘쇼핑난민’ 이라는 용어가 있다. 2000년초부터 일본에서 사용되는 표현인데, 고령사회가 되면서 일상적인 쇼핑이 어려운 노인층을 지칭하는 용어다. 

젊었을 때는 원거리 쇼핑이 가능했지만 나이가 들고 거동이 힘들어지면서 슈퍼마켓에 가는 것도 어려운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독신여성이 대부분인 이들을 위해서 식품업계는 트럭을 개조해 이동형 슈퍼마켓을 정기적으로 운행한다. 


쇼핑난민에게 이동 슈퍼마켓은 생존을 도와주는 구세주다. 이동형 슈퍼마켓은 공산품부터 냉장, 냉동식품까지 노인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엄선, 편집해서 인기가 높다. 실제 점포보다 객단가가 훨씬 높다.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판매채널이다. 

그런데 쇼핑난민화가 젊은 소비자에게도 진행되고 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쇼핑에 힘겨워 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그들에게 쇼핑이 불편해진 이유는 크게 3가지 이유다. 첫째는 스마트폰 보급으로 정보가 폭발적으로 넘쳐나면서 가짜 정보도 함께 유입된다는 점이다. 다양한 SNS에 의해 정제되지 않은 정보가 노출되자, 현명한 소비를 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옥석을 가려야 하는 수고가 수반된다. 


거짓 이미지를 광고하는 스텔스마케팅 문제라든가, 구전 효과의 순위 조작 의혹과 같은 정보의 질에 소비자가 따로 고민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쇼핑을 불편하게 만든다. 

두번째는 넘치는 상품과 새로운 구매방식의 등장으로 소비자가 무엇을,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구매하는 것이 이익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되었다. 근래의 소비자는 신상품 범람에 의해 막대한 상품을 접촉하는 일상을 살고 있다. 


가령 10년전에 비해 2배나 늘어난 40억 아이템의 패션 상품 수량이나, 인터넷 화면에서 오프라인 점포에 나오지 않는 롱테일 상품을 수없이 만나게 됨에 따라 혼돈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으로, 개인간의 프리마켓, 인플루언서를 매개로 하는 라이브 커머스, 신제품 출시를 도와주는 구매형 크라우드펀딩처럼 새롭게 등장하는 구매방식에 의해 현명한 쇼핑의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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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쇼핑 여력의 부족이다. 맞벌이가 급증하면서 부부 역할이 변화했다. 가정과 직장에서 각자 해야하는 일이 더 많아지게 되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는 여성의 경우, 부인과 어머니 역할만이 아니라 직장인으로서 활동을 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하루 일과가 바빠지고 이 경우, 남편은 쓰레기 분리 수거나 화장실 청소 등 가사를 도와주는 또 다른 역할을 하게 된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부인이 35세 미만인 경우 남편이 도와주는 가사 담당 건수는 4.8개로, 45세 이상의 2.6개에 비해 분담하는 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쇼핑을 위한 시간, 여력이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쇼핑의 중요성이 높지 않고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납득이 가는 선택이 어렵기 때문에 높은 쇼핑 스트레스를 느낀다. 


이렇게 쇼핑이 불편해 지면서 나타나는 또 다른 현상은 상품이 좋아도 팔리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는 점이다. 욕심은 나지만 상품 선택을 안하고, 구매도 하지 않는 소비자가 80%라는 통계가 있다. 


이들 소비자에게는 지금까지의 비즈니스 방식은 통용되지 않는다. 일본 광고회사 하쿠호도에서 최근에 매우 의미있는 조사를 실시했다. 27개의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쇼핑 실태조사를 한 결과, 상품 선택이 고민스러워서 누군가에게 대리로 구매하고 싶은 쇼핑 품목이 15개였고 자신이 직접 선택하고 싶은 품목이 12개였다. 


소비자들이 대리 쇼핑을 하고 싶은 상품이 더 많다는 것은 ‘선택’ 의 불안 때문이다. 이 선택이 옳았을까? 또 다른 더 좋은 선택지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등에 대한 고뇌가 쇼핑의 만족도를 감소시키고 있음이다. 미국 심리학자 배리 슈월츠는 ‘선택의 패러독스’ 에서 많은 선택지 가운데 정확한 선택을 하려다가 실패하는 공포를 표현했다. 심지어 선택의 다른 얼굴을 우울증이라 묘사할 정도로 선택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대리 쇼핑 하고 싶은 품목은 선택지가 많아서 오히려 선택의 어려움을 주는 것들이다. 1995년 콜럼비아 대학에서 실시한 ‘잼의 실험’은 이를 설명하는 좋은 사례이다. 


슈퍼마켓에 24개 종류의 잼 시식코너와 6종류의 잼 시식코너를 설치하여 고객의 시식율과 구매율을 조사했다. 24개 종류에는 행인 60명이 시식을 하고 그 중 2명이 구매를 했고, 6종류에는 40명이 시식을 하고 그중 12명이 구입을 했다. 


최종 구입을 보면, 선택지가 낮은 6개 종류에서 6배의 매출이 발생해서 결과적으로 선택지가 많으면 오히려 선택되지 않음을 실증했다. 선택지가 많은 롱테일 상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이렇게 ‘선택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을 이해했다면 판매방식을 바꿔야 한다. 

인플루언서를 매개로 하는 라이브 커머스는 좋은 사례이다. 전문가, 큐레이션 방식을 제공하는 것도 좋다. 


그런데 문제는 직접 선택하고 싶은 품목이다. 동 품목은 자신이 직접 선택하고 싶은 상품에는 높은 관심도를 갖는 것과 낮은 관심도를 갖는 상품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신선식품, 알코올, 청량음료, 조미료 등의 식품류와 오랄케어 용품은 관심이 낮은 영역에 포함된다. 이외의 상품은 관심이 높은 영역으로 자신이 여러 가지를 보고 선택하는 것이 즐겁고 힘들지 않은 쇼핑영역이다. 


소매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접 선택하고 싶은 품목 영역에 대해 소비자의 선택 피로도를 극도로 감소시켜야 한다. 그리고 쇼핑난민을 위해 이동식 슈퍼마켓이 상품 편집을 엄선한 것처럼 매력적인 상품만을 엄선해서 제공해야 한다. 


그 결과는 소비자들이 ‘이래서 좋다’,  ‘이것이 좋다’, ‘이것 밖에 좋은 것이 없다’ 라는 평가로 돌아온다. 쇼핑난민이 이동식 슈퍼마켓을 지지한 것처럼, 선택장애자가 새로운 소매 방식을 지지할 때, 쇼핑을 힘겨워 하는 소비자는 급속히 줄어 들 것이다. 


경력사항

  • 現) 성균관대학교 소비자가족학과 겸임교수
  • 現) 비즈니스인사이트그룹 부회장
  • 現)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위원회 위원
  • 現)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 패션연구과정 초빙교수
  • 前) ㈜코엑스 자문위원 (코엑스몰리뉴얼 프로젝트)
  • 前) 산업자원부 유통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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