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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문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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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 (fpost@fpost.co.kr) | 작성일 2019년 05월 27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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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스타필드‘르타오’. photo psyeook.tistory.com>

백화점 직원들이 받는 혜택은 입점 업종에 따라 해외 점포를 견학할 수 있는 것이다.백화점을 구성하는 패션, 리빙, 식품 등 각 장르의 선진 전문점을 볼 수 있는 것은 좋은 기회다. 시대에 따라 백화점의 주력 MD가 변하고, 테넌트 구성이 복잡해지기 때문에 상업적인 시각에 더해서 인문, 건축학적인 사고도 필요하다. 

식품이 국내 백화점과 쇼핑몰의 리딩 MD로 자리잡은 지도 10년이 넘었다. 이제는 식품도 카테고리가 다양하게 분화하고 있다. 현재 그 트랜드의 중심에 서있는 것은 디저트다. 작은 사치를 즐기고 싶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스타그램으로 다가가는 식탁의 작은 보석, 디저트를 문화적 시각으로 접근해본다.

디저트는 패션이나 사교예절처럼 특정 지역 문화의 본질이다. 디저트는 생존을 위해 먹는 주식이 아니고 사회관계 형성이나 문화의 윤활제 혹은 조정 도구로서 이용되는 부가적인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저트는 지위와 권력적인 속성보다는 즐김이나 사치스러움과 연결되는 속성이 있다.  

소금과 물이 없으면 사람은 살 수없다. 따라서 소금과 물에는 반드시 정치적, 경제적인 권력이 개입한다. 그로 인해 지배와 예속의 관계가 형성된다. 중국은 치수를 매우 중시 여긴 국가였고, 소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어느 국가나 예외가 없었다. 로마시대에는 공무원과 군인에게 소금을 봉급으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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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설탕 같은 감미료는 소금처럼 생존을 위해 필요한 물건이 아니다. 오히려 보다 멋지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상품이다. 따라서 달달한 상품은 정치적, 경제적인 지배 보다는 문화적인 지배의 역학관계가 강했다. 문화적인 가치가 있었기에 특정지역 사람들은 달달한 상품에 꿈처럼 쉽게 빠져 버렸다. 

프랑스 정부는 이런 문화적 가치를 위해 17세기에 서인도 제도에 설탕 플랜테이션 체제를 수립하고 스페인 포르투갈을 압도하는 ‘설탕제국’을 만들었다. 그로 인해 대량의 설탕이 값싸게 프랑스로 유입되었고 설탕을 매개로 프랑스는 디저트 제국이 되었다. 당시 왕실과 귀족들을 위해 다양한 과자, 케이크, 크림이 개발되었다. 

이러한 과자, 케이크, 크림을 상품화한 사람은 유명 파티제였다. 루이 16세의 세프였던 자케 가 베이커리점을 오픈한 이후 19세기에는 다양한 귀족의 세프들이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또 천재 파티셰가 등장하며 밀페유(mille-feuille), 생토노레(Saint hono re), 타르트 타탄(tarte tatin), 샤를로트(charlotte)등의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어 정착한다. 

케이크, 초콜릿, 아이스크림처럼 달달한 스위트는 식간, 혹은 식후의 디저트로 이용되었다. 간식이든 디저트는 없어도 되는 것이지만 없으면 허전하고 뭔가 부족한 느낌, 혹은 즐거움이 결여된 것으로 여긴다. 한편으로 어머니, 가족과 혹은 연인, 친구와 특별한 추억으로 연결되는 것이 디저트 상품의 매력이다. 

부가적인 상품이기에 디저트에는 생활에 단 맛을 추가하고 행복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불가사의한 힘이 있다. 일상에 충실하다 당이 떨어진 오후에 맛보는 단맛 하나가 여유로움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디저트는 비일상적인 음식이다. 그래서 답례용, 선물용으로도 사용된다. 받는 사람 누구에게도 환영받고, 함께 비일상을 즐길 수 있는 특징뿐만 아니라 출생부터 도회적이라는 가치가 포함되어 있다. 왕실 혹은 귀족이 음미하던 상품이어서 고귀함과 사치스러움, 세련됨이 디저트 외형에 중요한 가치를 부여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발상이 등장했다. 왕실과 귀족들이 애용하는 저택, 패션, 프랑스 정통 음식과 달리 디저트는 신흥 부르주아나 프티 부르주아도 손쉽게 입수 가능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유명 파티셰들이 귀족의 집을 나와 도시 곳곳에 자신의 점포를 오픈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탁의 조그만 보석’은 누구라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디저트처럼 최고의 사치품이면서도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민주적이며 훌륭한 음식은 달리 없을 듯하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작은 사치라고 부른다. 최근에 특정 지역을 벗어나 디저트의 작은 사치를 보급한 곳은 백화점이다. 1990년대 중반 일본백화점에서 시작한 ‘데파치카’ 현상이 그것이다. ‘ 데파(백화점 / 데파트) + 치카(지하) = 식품관’ 을 이미지화 하는 이 현상은 식품관의 패션화, 캐주얼화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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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미당'판교 현대백화점>

지하층에 있는 식품관을 기존의 시장 분위기에서 일신하여 호텔식 스위츠로 대변신을 꾀하였더니, 즉시 소비자들이 호응하면서 작은 사치와 식품의 민주화가 이루어졌다. 그리고는 2010년대 스위츠 붐으로 폭발했다. 

이 결과물은 국내 백화점에도 바로 도입되어, 작금의 스위츠 디저트 붐으로 연결된다. 물론, 이것은 유사품보다는 원조를 배워서 이입하고자 프랑스나 이태리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국내 유명 파티셰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대적인 조류가 정치, 경제적 권력보다 문화적 가치로 흐르고 작은 사치가 식품의 민주화로 향하면서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에 백화점과 쇼핑몰은 테이블 위의 작은 보석을 제공하는 이들 파티셰를 응원하고, 달달한 꿈을 꾸는 소비자에게 더 업그레이드된 작은 사치를 가이드 해야 할 것이다.  

경력사항

  • 現) 성균관대학교 소비자가족학과 겸임교수
  • 現) 비즈니스인사이트그룹 부회장
  • 現)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위원회 위원
  • 現)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 패션연구과정 초빙교수
  • 前) ㈜코엑스 자문위원 (코엑스몰리뉴얼 프로젝트)
  • 前) 산업자원부 유통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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