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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부의 提言 / 서인각

위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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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인각 전 삼성물산패션부문 남성복사업부장 (fpost@fost.co.kr) | 작성일 2020년 02월 10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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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교통수단의 발달과 IT의 발전으로 하나가 된지도 어느덧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각 나라간 무역 추이도 아주 오래전 보호무역으로 시작해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자유무역 시대로 접어든 것도 오래 된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처럼 나라가 좋던 안 좋던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유사 이래 각 국 감염병 역사도 그리 짧지만은 않습니다. 

 

역병의 역사


그리스문화 중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국력이 상대적으로 강했던 아테네가 스파르타에게 패배한 원인중 하나도 그 당시 유행한 역병이 원인이었다 말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이는 고대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책에도 언급되는 내용으로 그 후의 연구에 의하면 아마도 장티푸스 였을 것이라 짐작되고 있습니다. 그 후 로마제국말기에 다시 역병이 창궐하면서 당시 유럽인구의 절반정도를 치사시키게 됩니다. 

 

이후 중세 유럽을 거의 끝장낸 페스트의 한 종류<선 페스트 였을것으로 지금은 짐작됨>도 당시의 방역체계를 생각해보면 해결책 찾기가 거의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세계화된 국가 중 하나였던 로마제국은 여러 가지 정치적인 문제도 있었겠지만 하루에 만 여명이 죽어갈 정도의 치명적인 역병의 존재에서 무사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각종 문학작품이나 역사서에도 언급되는 중세유럽의 페스트는 지금까지의 인간의 역사 중 가장 치명적이었습니다.

 

14세기 제노바와 킵차크 한국과의 전쟁 중 처음 발생한 페스트는 그 후 숱한 세월동안 유럽을 거의 공황상태에 빠뜨렸고 인구의 1/3 정도가 죽어갈 만큼 치명적이었습니다. 페스트는 중세유럽을 멸망시키고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어 버렸습니다.

 

병마에 대응하는 법


그 후에도 우리가 잘 아는 유럽인들의 아메리카 발견 이후 옮겨진 전염병이나 지금도 전설적인 감염병으로 인구에 회자되는 스페인 독감 등은 그 당시의 체제를 바꾸어 놓을 만큼 위력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세계가 좁아지는 만큼 그 반작용으로 좋지 않은 영향들도 벌어진 것이지요. 물론 인간들은 이런 병균에 대항해서 현미경을 만들고 항생제를 만드는 노력들을 해 왔으나 언제나 바이러스들은 인간보다 한 발 앞서서 나타나곤 했었지요. 

 

최근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린 신종 코로나 또한 마찬가지로 발발한지 몇 달이 되었지만 지금의 발전된 의료체계로도 아직 원인 파악도 못하고 있고 치료약 또한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그나마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 경제의 흐름이 이젠 예측조차 어려워진 것입니다. 

 

세계제조업의 공장 노릇을 하던 중국의 업체들이 거의 모두 문을 닫은 상태가 되어 버렸고, 인위적인 해결 방법 또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어서 빨리 이번 사태가 해결되기를 기다리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오래전 그리스와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전염병과도 관계가 있다면 최근의 위기상황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또 어떻게 기억될 런지는 사실 아무도 모릅니다. 

 


 

무시할 수 없는 중국 의존도


그렇다면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모든 외국인에 대해서 입국을 금지시켜야 할까요? 이미 우리는 오래전부터 세계는 하나라는 것을 배워왔고 현재의 무역상황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습니다. 

 

감염병이 퍼질 만큼 퍼져버린 현 상황에서 입국을 금지시켜버린다면 이 이후 국제적 무역을 하지 못하게 될 상태가 될 가능성이 더 커지겠지요. 섬유로만 한정 지어서 생각해봐도 대외 의존도, 그리고 중국 의존도가 너무나 큰 국내 산업에 끼칠 악 영향을 쉽게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잘 아는 것처럼 우리가 몸담고 있는 섬유 및 패션산업도 중국이 전 세계의 제조공장이 되어 버린 지가 너무나 오래 되었습니다. 

 

우리 제품을 직접 만들지 않더라도 중국을 통해서 수입해야 할 원 부자재 종류도 엄청나고 한국을 방문해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섬유 및 패션관련업체들도 중국현지에 법인을 만들어 사업을 시작한 지도 오래됐고 그곳을 통해서 만들어온 숫자 또한 적지 않습니다. 

 

이번 사태가 벌어진 후 아쉬운 것은 그 동안 알게 모르게 해왔던 일들이 중국에 상상 이상으로 의존해 왔다는 것입니다. 90년대만 해도 그 많았던 섬유업체들은 문을 닫거나 해외로 공장을 옮겼고, 봉제 공장 또한 국내에는 거의 남지 있지 않습니다. 국내 패션 부문을 선도한다고 할 수 있는 대기업들이 원가 때문에 많은 부분을 해외로 넘길 수밖에 없었고 마치 가랑비에 옷 젖듯 중국 의존도가 높아져서 이번과 유사한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능동적으로 해결하기 불가능한 것이지요. 

 

중국 대응이 쉽지 않은 이유


정부에서는 연일 경제상황을 점검한다면서 전자나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야기만 나옵니다. 실상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는 섬유나 패션산업에 대해서는 어느 한군데에서도 언급이 없습니다. 

 

물론 그동안 중국의 인건비도 올라 많은 업체들이 동남아로 전진기지를 옮기기도 했으나 현 상태는 중국이나 동남아나 그리 다를 바 없는 듯 합니다. 지난해 대일무역 마찰이 심해졌을 때 오히려 이번 기회에 일본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생존 의지를 보여준 반도체 업계는 당시의 심각한 상황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원부자재 업체들을 대부분 자체 조달하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독자생존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 개성공단의 갑작스런 폐쇄 시 국내 섬유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후에도 업계차원의 대책은 없었죠. 

 

개성에 있던 대부분의 소규모 업체들은 동남아에 거점을 마련했고 패션업체들 또한 원가측면에서 개성공단 업체들을 저렴한 곳으로 이주시키는 것에만  집중했었지요. 물론 최근과 같은 상황이 향후 몇 년 안에 다시 벌어질지, 그렇지 않을 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전자 업계처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자세


지금과 같은 최악의 감염병이 아니더라도 각 개별 국가의 정치적인 상황변화나 자연환경의 변화만 일어나도 우리만의 힘으로 대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모든 일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그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해결책 하나정도는 주머니에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것들이 당장은 손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숫자를 만들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서라도 현재 같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가지고 있어야 우리가 주도적으로 주변 환경을 끌고 나갈 수 있습니다. 

 

다르게 생각한다면 최근의 위기상황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다시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 때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어떨까요? 우리는 이 위기를 통해 하나라도 배우는 것이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교과서적인 생각을 해 봅니다.​ 

경력사항

  • 前)삼성물산 남성복 사업부 사업부장
  • (前)삼성물산 갤럭시/란스미어 BM
  • (前)삼성물산 엠비오/빨질레리 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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