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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부의 提言 / 서인각

의사결정 구조는 간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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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인각 前삼성물산패션부문 남성복사업부장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4월 13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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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는 아래의 그림을 가지고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오프라인매장에 가는 일이 확 줄어들다보니 그 반작용으로 온라인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내용입니다. 

 

보시다시피 패션업계가 주력으로 삼는 백화점업계 매출이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하락을 해버렸습니다. 표에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만 백화점 이외에 가두점 매출도 크게 떨어졌을 거라는  짐작이 나옵니다. 

 

온갖 매체를 통해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한다는 얘기가 나오긴 했지만 그림에 나와 있는 정도로 매출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예상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대부분 패션업계들의 봄·여름 매출은 3월 중순이후부터 5월 말까지가 가장 높습니다. 물론 그림의 매출 기간은 3월 1일부터 15일까지이긴 하지만 현재 추세를 보면 그 후의 매출이 좋아질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세계 각국의 정부가 경제대책을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은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 돈을 지급하는 대책들인데 그게 정말 소비로 바로 이어질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정부에서 손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고 각종 대책들을 만들고 있는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식료품을 제외한 패션 업계까지 효과가 있을지 잘 모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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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준비가 필요하다

몇 번에 걸쳐서 지적했듯이 패러다임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한다 해도 준비 없이 온라인 시장으로 무대를 옮기는 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물론 지금은 시간도 부족합니다.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며칠사이에 할 수 있는 일도 아닐 것이고 대부분의 업체들이 준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위 그림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재기가 한국에는 온라인, 주로 쿠팡이나 새벽배송 덕분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해석이 좀 어처구니가 없기는 합니다. 

 

뭐 다른 나라가 온라인이 없어서 사재기를 하겠습니까? 지금의 코로나 사태를 둘러싼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사재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겠지요. 

 

물론 우리나라 온라인시장은 다른 나라에 없는 새벽배송 시스템까지 갖춰져 있는 등 훨씬 발달되어있는 건 사실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온라인 시스템과 사재기가 상관있느냐 없느냐는 이 글의 논점은 아닙니다. 

 

지금의 코로나 사태가 지나가도 오프라인 매출 급감 현상이 원래대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물질적인 소비여력도 이전 수준으로 올라야 하지만 소비심리 또한 일정 부분 이상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하지만 워낙 경기가 좋지 않아서 심리적인 부분까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패션업계뿐 아니라 모든 산업계가 생산량을 조절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바로 인력문제로 연결될 것이고 전반적인 업계 모두 구조조정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할 것입니다. 

 

그럼 다시 소비여력이 줄어들 것이고 경제 전반에 악순환이 밀려올 것입니다. 너무 부정적인 면만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경제 싸이클은 한쪽이 약간만 이탈해도 어느 시점 이후가 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지금까지의 역사가 보여줬습니다. 

 

최악을 가정해 대비하라

사실 어떤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는 대비하기가 어렵지요. IMF나 프라임모기지 같은 사태도 막상 벌어진 후에야 대책이 마련된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우리가 지금의 코로나 사태를 잘 해결해나가고 있는 것도 몇 년 전에 발생한 사스나 메르스 등을 통해 배운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종료된 후에라도 다시금 그런 일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스나 메르스가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한 것은 아니었는데도 현재 다른 나라의 코로나 방역을 보면 정말 한심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숱한 감염병이 발생해왔음에도 과거로부터 얻은 교훈을 모두 잊은 것 같지 않습니까. 

 

사람은 합리적이지 못해서 힘들었던 일들은 빨리 잊으려 하고 두 번 다시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거라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기업체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모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미리 대책을 세워놓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대개 기업체들의 의사결정권자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자리에 있을 때 다시 벌어질 것 같지 않은 불확실한 일에 리소스를 투입하지 않습니다. 즉,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현재의 시스템을 바꾸자고 제안하는 것은 지금의 시스템을 부정하는 것을 의미하고 본인의 실패를 인정하는 뜻이라 더욱 그렇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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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감염병들을 예측했던 영화들이 최근 인구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컨테이젼’, ‘감기’ 등이고 바이러스로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는 ‘월드워Z’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에서 좀비들의 습격에 대비해서 이스라엘은 국가 주변에 방벽을 건설합니다. 아무도 믿지 않았던 좀비들의 습격을 어찌 믿고 벽을 건설했냐는 물음에 그들은 의사결정의 프로세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10명의 정보 분석관이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가지고 분석해서 동일한 결론이 난다해도 그 중 한 명은 무조건 이에 반대해야 하며, 반대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다시 분석해서 새로운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라는 프로세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비록 영화적인 장치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지금의 획일화된 기업들의 의사결정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새로운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기업체의 의사결정은 대부분 결정권자의 결심에 의해 이루어지고 그것에 반대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짐작하다시피 이러한 의사결정과정에서는 새로운 제안을 하거나 정책 방향을 바꾸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 되고 맙니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오프라인 중심을 온라인으로 바꾸려고 해도 검토과정에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필요할 것입니다. 또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을 통째로 바꾸는 것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는 않을 겁니다. 물론 지금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겠지요. 오프라인 중심의 현 상황을 온라인으로 바꾼다 해서 닥쳐올 미래를 모두 대비할 수는 없을 겁니다. 

 

스마트폰 위주로 돌아가는 IT생태계가 된지 오래 됐음에도 스마트폰으로 성공한 기업이 몇 개나 됩니까.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시스템을 바꾸는 것도 어렵지만 바꿨다 해도 그것만으로 모든 기업이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영화 ‘월드워Z’에 나온 것처럼 현재와는 다른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세우는 것도 한번 고려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실패를 통해 배운다고 합니다. 이번 기회에 회사를 처음부터 다시 뒤집어 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아닐까 합니다. 미래는 언제나 예측이 불가능할 것이고 그렇다면 대비는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다만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니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사안에 대한 검토부터 결정까지 지금과는 다른 의사결정과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이 세상 모든 걸 검토하고 분석할 수는 없으니까요. 분명한 것은 지금이 대안을 만들기 위한 결정방법을,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르게 갈수 있도록 하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입니다.

 

경력사항

  • 前)삼성물산 남성복 사업부 사업부장
  • (前)삼성물산 갤럭시/란스미어 BM
  • (前)삼성물산 엠비오/빨질레리 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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