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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부의 提言 / 서인각

위기가 기회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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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인각 前 삼성물산패션부문 …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6월 22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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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가 세계 각국의 경제 성장률을 예측했습니다. 이것을 두고 정부측과 반정부진영측에서 저마다 말이 많습니다. 코로나라는 절대적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선방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래도 실적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필 지금 그 방법 밖에는 없었나

정치적 견해, 그리고 타국의 성장률이 어떻든 간에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역신장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최악의 상황에 선방했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요. 그래서 걱정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미 매스컴에도 보도가 됐듯이 일부 업체가 브랜드들을 접는 쪽으로 결정을 했고 그것이 구조조정의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업체가 우리나라 대기업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거기에 딸려있는 2,3차 업체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기업의 존속이유 중 하나가 수익이므로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돈이 안 되는 브랜드들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긴 합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지금 경제적인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이 있을까요? 거의 처음이다시피 할 정도로 전 국민에게 국가에서 재난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현금을 지급하면서 경제를 살리려 하고 있고 그에 따라 국민들도 어려움을 이기기 위해 저마다의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때 함께 어려움을 이겨나가기 위한 노력을 해도 부족할 대기업이 마치 이런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브랜드를 철수하겠다고 발표를 해버리는 것은 아무리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한다고 해도 공감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렵고 힘들 때 모두 힘을 합쳐 같이’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정말 그 방법 밖에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겠지요. 게다가 ‘하필 지금?’이라는 생각도. 

 

물론 지금 발표해야 내년 춘하를 준비하는 시간을 감안할 수 있다고 생각 했겠지요. 하지만 이렇게 어려울 때 살아나갈 다른 방법을 내놓은 것도 아니고 가장 쉬우면서도 무식한 방법을 택해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어쨌든 대기업은 국내 경제의 한 축으로 책임감을 가져야 정상 아닐까요? 매일 매스컴마다 국내 경기상황의 안 좋은 면을 얘기하고 나라 경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는 어려운 시점에 마치 ‘나만 살겠다’고 하는 것과 다른 점이 있나요? 경제가 어려웠던 시절에 기업들이 한 행위를 돌이켜보면 ‘구조조정’외에 다른 노력을 했던 적이 있었나요?

 

나는 나고 회사는 회사

이제 그 없어진 브랜드에 근무하던 직원들, 그 브랜드를 유통하던 유통업체의 직원들, 그리고 생산업체의 직원들 모두 다 실업자가 되어 코로나로 인해 얼어붙어 있는 시장에 내던져져 버렸습니다. 

 

그들이 다루던 수많은 원부자재들도 갈 곳을 잃었고 무엇보다 큰 문제는 내부직원들이나 그 업체와 거래하는 2,3차 업체들은 그 기업체를 믿지 못하게 될 거라는 것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우리 회사는 나를 지켜줄 거라는 생각은 절대 하질 않게 될 거고 뿐만 아니라 내가 좀 힘들고 어려워도 어떡하든지 이겨내면 우리 회사를 살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당연히 하질 않게 되겠죠. 이제 ‘나는 나고 회사는 회사 일뿐’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각성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2,3차 하청업체 또한 마찬가지겠지요. ‘상생’이라는 말을 아무리 떠들어도 더 이상 믿지 않게 되는 이유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전까지 몇 번을 당했어도 설마설마 했을 텐데, 이제는 다시 믿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를 쌓아두게 됐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입만 열면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되풀이했던 그들이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기보다는 도망갈 길만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나와 있는 모든 회사들과 그들이 운영하는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위기상황이 매일 말로 되풀이하던 기회로 만들 방법은 없었는지, 이 험난한 상황에도 되는 브랜드가 있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봤을까요? 그래도 비교적 인적 자본이나 기타 자본이 충분한 대기업이라면 이런 어려움에 그렇게 도망가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더 크게 듭니다. 

 

믿음을 줄 수 있어야

사람의 진면목도 힘든 일이 있을 때 알아보게 되는 것처럼 각 업체들의 대응방식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의 코로나 대응을 칭송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어려운 국난이 닥쳤을 때 진정한 품격을 알게 되는 것 아닐까요? 

 

우리나라는 숱한 위기를 조금씩 헤쳐 나가며 코로나라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국가를 믿고 위기를 잘 물리치고 있습니다. <그림>에 나와 있는, 소위 말하는 선진국들의 경제 지표가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낮은 원인 중 하나도 위기 대응력이 아닐까요?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선진국 국민들이 이번 사태에서는 국가를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똑 같은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지금까지 몇 번이나 반복된 유사한 사태를 통해 배운 경험들로 얼마나 잘 준비해서 대응하는지가 저런 큰 차이를 낳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면 각 기업체들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의 숱한 위기에서 배운 것들이 분명 있을 텐데 그 교훈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코로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하고 심지어는 다시 온다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같은 일이 또 벌어진다는 얘기인데 누가 회사를 믿고 목숨 바쳐 일하려고 할까요? 나부터 먼저 탈출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마저 듭니다. 

 

제발 이런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합니다. 당연히 위기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하지만 어려움도 같이 이겨나간다는 믿음을 어떻게 줄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야겠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경력사항

  • 前)삼성물산 남성복 사업부 사업부장
  • (前)삼성물산 갤럭시/란스미어 BM
  • (前)삼성물산 엠비오/빨질레리 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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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다음앤큐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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