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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世紀少年의 울트라리스크/이학림

경복궁에서 민중의 횃불을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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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학림 스트리트캐주얼 FLUX 디렉… (fpost@fpost.co.kr) | 작성일 2019년 10월 28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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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창올림픽

 

2018 평창 올림픽 개막식을 기억하시는가? 

1218대의 드론을 활용한 오륜기 퍼포먼스는 당시 TV를 보던 사람 대다수가 실시간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저것이 ‘CG다’ ‘아니다’를 격렬하게 토론할 만큼 장관이었다. 

 

이 드론쇼는 인텔의 드론 기술과 한국의 5G 통신기술에 의해 가능했던 것으로 지구촌 축하행사로는 손색이 없었던 이벤트였다. 그리고 이 개막식 퍼포먼스는 여전히 대한민국을 전쟁, 가난, 분단 등으로 기억하고 있을 이들에게 오늘의 한국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2. 미국 선수단

평창올림픽에 입장하는 미국 선수단

 

디자이너로서 늘 눈여겨보는 개막식 볼거리 중 하나는 바로 선수단 입장이다. 그리고 평창 올림픽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다름 아닌 미국 선수단이었다.

   

미국을 상징하는 세 가지 컬러의 점퍼, 겨울이 떠오르는 노르딕 패턴의 스웨터, 훌륭한 핏의 청바지와 하이킹 부츠의 클래식한 아메리칸 캐주얼 룩, 그리고 하이라이트였던 투박한 맛의 스웨이드 장갑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미국 올림픽 팀의 개막식(Opening Ceremony) 유니폼은 2008년 이후 계속해서 미국을 상징하는 디자이너인 랄프 로렌(Ralph Lauren)이 맡고 있다. 이번 랄프 로렌의 선수단복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동시에 보수적이고 정의로움’이라는, 미국의 정체성이자 랄프 로렌이 평생에 걸쳐 표방한 정신을 고스란히 담아낸 디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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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올림픽 미국 선수단복.>


3. 프랑스 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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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대표적인 캐쥬얼 브랜드인 라코스테(Lacoste)가 풀어낸 선수단복 역시 훌륭했다. 군더더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간결한 라인들과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실루엣은 거추장스럽지 않고 유려하며 우아하기까지 하다. 

 

굳이 비교하자면, 랄프 로렌의 미국 선수단복이 미국의 정신을 담고 있다면, 라코스테의 프랑스 선수단복이 담고 있는 것은 프랑스의 스타일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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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코스테 선수복은 프랑스의 스타일을 담고 있는 듯 하다.



4. 경복궁과 인민복


10월 18일 궁능(宮陵) 유적본부 직원근무복 디자인이 공개되었다. 총 9품목 28종의 근무복은 궁능 방문객들의 편의를 돕는 직원들이 입게 될 예정이며,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이 근무복이 공개되던 런웨이 행사에서 “문화재청 직원들이 새로운 근무복을 입고 아름다운 궁과 능을 전 세계에 알리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근무복 디자인은 공개된 직후부터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근무복의 실루엣, 컬러 등이 고궁과는 도저히 어울리지도 않는데다, 그 디자인이 마치 중국, 북한의 인민복을 연상케 한다는 여론이 대다수이며, 인터넷 상에는 이를 조롱하는 패러디물로 가득하다. 

 

40c92ecf95f3d57bd0ba9948970bae75_1572057328_3827.jpg 인민의 횃불을 들어라!

 

 

물론 이 프로젝트의 디렉터가 파츠파츠(PARTsPARTs)의 임선옥 디자이너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기는 하다. 그녀는 평소 실험적이고 구조적인 디자인을 주로 선보이는 디자이너이며, 이런 그녀의 성향은 이 근무복 컬렉션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인터뷰에 따르면 임선옥 디자이너는 이번 컬렉션에 대해 “전통, 현대의 조화와 무엇보다 근로자들의 편안함을 위해 중점을 둔 디자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디자이너의 냄새가 나는 것과 대중을 납득시키는 것은 엄연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이 유니폼은 전통문화를 재해석하고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수 백 년 전의 고궁을 찾아 그 향기를 맡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들의 편안함도 물론 중요한 요소겠지만, 그 무엇보다 우선했어야 할 디자인적 요소는 유니폼에 오래된 한국 문화의 향기가 나는가? 여야 했고, 이 유니폼 컬렉션에서 가장 큰 패착은 완장 찬 인민복 같아 보이는 실루엣이라기보다는 “한국의 냄새가 아니라 디자이너 임선옥의 냄새만 난다”는 점이지 않을까? 한국 사람들조차 이 유니폼에서 한국 냄새를 맡지 못하는데 어찌 한국을 처음 오는 사람들에게 그러기를 바랄 수 있을까.  ​ 

 

경력사항

  • 現 ) 스트리트캐주얼 ‘FLUX’ director
  • 前 ) 서울패션위크 Generation Next Seoul 참가
  • 前 ) 20th Century Forgotten Boy Band 디자이너
  • 前 ) Parsons the New School For Design, Men's wear B.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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