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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트렌드 읽기/정희선

캠핑, 일상이 되다, 스노우피크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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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선 일본 유자베이스 애널… (hsjung3000@gmail.com) | 작성일 2020년 10월 12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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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시대, 많은 기업들이 마이너스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전년 동월 대비 약 40% 매출 신장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보인 기업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캠핑 및 아웃도어 용품으로 유명한 스노우피크(snow peak)이다. 

 

한국, 일본 양국 모두 비대면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캠핑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집 거실이나 베란다, 옥상 등에서 ‘홈캠핑’을 즐기면서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재택근무의 확산 또한 캠핑용품의 매출 증가에 한 몫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리모트워크(remote work)가 가능해지면서 자연에 둘러싸인 곳에서 일과 휴가가 공존하는 워케이션(workcation)을 즐기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재택근무가 늘면서 좁은 집의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캠핑용 테이블과 의자를 업무용 가구로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듯 스노우피크는 코로나 확산의 수혜를 받고 있다. 하지만 스노우피크의 실적 호조를 단지 코로나 때문이라고 분석해도 될까? 스노우피크는 2015년 매출 7억8천만 엔에서 2019년 14억3천만 엔으로 5년 사이에 매출이 2배로 늘며 눈에 띄게 성장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체험형 시설을 통해 캠핑 인구를 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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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피크와 미츠이 부동산 콜라보 맨션(왼쪽) 맨션 내 공용시설 캠핑장(오른쪽>

 

스노우피크는 캠핑용품을 만들어 파는 회사이다. 스노우피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층, 즉 캠핑 인구가 늘어야 한다. 때마침 최근 몇 년간 일본에서는 캠핑 붐이 불고 있다. 여고생들이 캠핑을 즐기는 이야기를 담은 ‘유루캠(YURU CAMP, ゆるキャン△)’이라는 만화가 애니메이션과 드라마로 제작되어 인기를 끌었고, 솔로 캠핑을 소재로 한 드라마도 잔잔한 인기를 끄는 등 캠핑 관련 콘텐츠들이 방송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스노우피크는 이러한 캠핑 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국에 체험형 시설을 속속 선보이며 캠핑의 매력을 알리는 것이다. 7월에는 하쿠바, 8월에는 교토의 아라시야마, 9월에는 나고야의 히사야 오도리 공원까지 일본 각지에 체험형 시설을 열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된 곳은 하쿠바의 체험시설이다. 

 

하쿠바가 위치한 나가노현은 ‘일본의 알프스’라 불릴 정도로 산이 많고 경관이 수려해 캠핑과 트레킹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특히 하쿠바는 1998년 동계 올림픽이 개최되었던 곳으로 스키장이 많아 겨울이면 스키를 즐기는 외국인들로 붐빈다. 스노우피크가 하쿠바에 체험 시설을 만든 데에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도 브랜드를 알리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 

 

하쿠바의 체험 시설은 유명한 건축가 쿠마 켄고(隈研吾)가 디자인을 했다는 점에서 오픈 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짜임식 목조를 활용해 만든 건물 내부에는 스노우피크의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하쿠바의 식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과 캠핑을 콘셉트로 한 스타벅스가 자리잡고 있다. 

건물 내부보다 더 인상적인 곳은 건물 밖의 공간이다. 건물 앞에 펼쳐진 잔디밭은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곳이다. 필자가 방문한 주말에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과일이나 야채를 판매하는 마르쉐가 열리고 있었다. 때론 이 곳에서 아웃도어 체험 이벤트, 캠핑 관련 강의 및 워크숍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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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피크가 제안하는 아웃도어 스타일의 맨션 내부>

 

잔디밭 옆에는 캠핑장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곳은 캠핑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도 빈  손으로 와서 캠핑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다. 체험형 시설은 하쿠바 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즉, 하쿠바는 차가 없는 사람도 캠핑 도구가 하나도 없는 사람도 별다른 준비 없이 와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곳이다. 텐트에서 자는 것이 불편한 사람도 상관없다. ‘쥬하코(住箱)’라고 불리는 쿠마 켄고와 스노우피크가 공동으로 개발한 통나무집과 비슷한 목재 박스에서 텐트보다 편안하게 묵을 수 있다. 게다가 캠핑장 내에는 유료 온천과 대중탕도 있어 세안 및 샤워에 대한 걱정 없이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하쿠바의 체험형 시설은 스노우피크가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캠핑의 매력을 알리는 동시에 자사의 제품과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다. 체험형 시설 내 위치한 스타벅스 또한 캠핑용 테이블과 의자를 사용하고 있어 커피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스노우피크의 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 스타벅스 야외 테라스에 설치된 스노우피크 의자에 앉아서 눈앞에 펼쳐진 캠프장과 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캠핑을 온 듯한 착각이 든다. 캠핑에 큰 관심이 없던 필자 또한 캠핑을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스노우피크는 캠핑 인구의 확대를 넘어 일상에 캠핑이 스며드는 것을 목표로 캠핑용품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스노우피크’다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함으로써 시장 규모를 넓히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확산 후에는 ‘집에서 즐기는 캠핑’ 이라는 콘셉트로 본래 캠핑용으로 개발된 제품을 집 안에서도 사용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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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하코>

 

캠핑을 일상에 스며들게 하다

스노우피크는 제품라인을 확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택 건설에도 참여한다. 일본의 부동산 개발업자인 미츠이 부동산과 협업해 맨션(한국의 아파트와 같은 개념)의 야외 공용 공간에 바비큐, 야영, 모닥불 등 캠핑이 가능한 장소를 만들고 캠핑 도구를 주민들에게 대여한다. 또한 정기적인 아웃도어 이벤트를 실시하여 텐트를 설치하는 방법, 아웃도어에서 드립 커피를 즐기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강의까지 실시한다. 

 

야외뿐만 아니라 집 안에서도 아웃도어의 생활 방식을 실현할 수 있다. 맨션의 모델 하우스 중 2인 가족을 타깃으로 한 17평 크기의 모델 룸은 구조부터 인테리어까지 스노우피크 제품을 사용한 아웃도어 스타일로 설계됐으며 맨션 구매자가 원하면 집 내부를 아웃도어 스타일로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노우피크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자사의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미츠이 부동산 입장에서는 도시에서 가능한 아웃도어를 테마로 내세워 다른 맨션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가치를 가족단위 고객에게 소구한다. 이 외에도 스노우피크는 니가타현의 주택가 조성 사업에도 참여, 주택과 캠프용품을 세트로 판매하는 등 생활 곳곳에서 캠핑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피스 내부뿐 아니라 오피스 빌딩의 외부에서 회의실 대용으로 캠핑용 텐트 등을 설치하는 아웃도어형 오피스를 만드는 기업도 등장했다. 스노우피크의 제안대로 캠핑을 즐기는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이 일상의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경력사항

  • 현) 일본 유자베이스 (UZABASE) 경영 애널리스트
  • 퍼블리 <일본은 지금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 저자
  • 일본전문매체 재팬올 (JapanOll) 객원기자
  • 전) LEK 컨설팅 도쿄, 경영 컨설턴트
  •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MBA (마케팅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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