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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트렌드 읽기/정희선

온라인에서 오모테나시 정신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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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선 일본 유자베이스 애널리스트 (hsjung3000@gmail.com) | 작성일 2020년 12월 28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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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전 산업에 걸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온라인으로의 이행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어패럴 업계 또한 오프라인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온라인 점포의 운영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던 어패럴 브랜드들이 온라인상에 제품 사진을 올린다고 갑자기 온라인 매출이 상승하지는 않는다. 또 대부분의 기업이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업을 분리 운영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옴니채널 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이유 가운데 일본 어패럴 업계가 꼽는 첫 번째 원인은 온라인 점포에는 판매사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프라인 점포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아온 직원의 접객 스킬을 온라인에서 활용하는 ‘디지털 접객’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접객’을 통해 어패럴 업계의 온라인 시프트(Online Shift)를 돕는 일본의 한 벤처 기업을 소개한다.

 

온라인 쇼핑몰에 직원의 판매 스킬을 더하다 

“오프라인 점포에는 상품이 존재하고, 계산대가 있고, 점원이 서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EC사이트에서는 상품과 계산대 밖에 없죠. 여기에 착안해 EC사이트에도 판매 직원을 활용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바니시 스탠다드(Vanish Standard)의 오노자토(小野里) 대표는 스태프 스타트(Staff Start) 플랫폼을 만들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스태프 스타트는 어패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개발된 앱으로 점포에서 일하는 판매원들이 온라인 판매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판매 직원은 상품을 자신이 직접 코디해 입고 찍은 사진을 간단히 인터넷 쇼핑몰에 올릴 수 있으며, 동시에 자신의 SNS에 연동시켜 다양한 채널에 노출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점원의 신장, 체형 등이 공개되기 때문에 소비자는 패션모델이 아닌 자신의 체형과 비슷한 직원을 검색해 자신이 실제로 옷을 입었을 때 어떤 느낌에 가까운지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은 수년간 현장에서 고객을 대응한 경험을 살려 다양한 팁을 제공한다. 

 

제품의 장단점과 스타일링 팁이 세세하게 명시돼 있어 소비자들은 구체적인 이미지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매장 직원들의 접객 스킬을 디지털 상에 그대로 옮겨온 스태프 스타트를 통해 고객들은 온라인 몰에서도 안심하고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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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의 온라인 매출 공헌을 ‘가시화’하다 

어패럴 업계의 고민 중 하나는 오프라인 점포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매출에 공헌한 정도를 수치로 나타내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이는 직원들의 판매 동기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스태프 스타트는 이 같은 고민을 한방에 해결했다. 직원의 ‘디지털 접객’이 매출에 공헌한 정도를 수치로 반영해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스태프 스타트는 직원이 온라인에서 판매한 금액을 합산해 보여준다. 즉 판매원의 매출을 ‘가시화’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동기부여로 이어진다. 

스태프 스타트를 통해 가장 많은 매출을 달성한 직원은 한 달에 약 9천만 엔(약 9억 5천만 원)의 매출을, 2위에 랭크된 직원은 약 7900만 엔(약 8억4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월 1,000만 엔(약 1억 원)이상 파는 점원도 수백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일본의 어패럴 점포는 한 달 매출 목표를 100만 엔(약 1,000만 원) 전후로 잡고 있는데, 디지털 접객으로 약 100배에 가까운 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다. 스태프 스타트를 이용하는 한 직원은 “매출이 일목요연하게 보이기 때문에 모티베이션이 올라간다. 매출 순위가 떨어지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이 줄어들었지만 디지털 접객을 통해 매출 부족분을 상쇄하고 있다. 고객들이 점포에 방문하지 않는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도 매출을 올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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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u-note.me/note​>

 

과잉 재고 문제를 해결하다 

스태프 스타트는 의류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과잉 재고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스태프 스타트는 잘 안 팔리는 제품을 직원이 판매할 경우 평가 점수가 올라가 직원이 더 많은 인센티브를 받도록 설계됐다. 따라서 직원도 재고가 남지 않도록 자신만의 판매 전략을 세우게 된다. 

 

오노자토 대표는 “어패럴 기업의 최대 과제는 매출보다 이익의 확보입니다. 재고가 많이 남는 상품은 보통 세일 후 소각 처분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들을 적정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면 기업은 이익률이 높은 회사로 체질 개선이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태프 스타트에서는 상품마다 편차를 두어 매출이 잘 안 나오는 상품을 판매한 직원을 높이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과잉재고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재고가 쌓이기 않고 잘 팔리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태프 스타트는 기획 단계에서 팔릴 만한 상품인지 아닌지 판단이 가능한 ‘바이어 기능’을 추가했다. 패션업체는 현재 기획하고 있는 상품에 대해 의견을 묻는 투표를 진행하고, 판매 직원들은 핸드폰으로 간단히 스왑함으로써 투표에 참여한다.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점원들의 목소리를 기획 단계부터 반영하는 것이다. 

 

서비스 시작 4년 만에 스태프 스타트는 현재 일본의 대형 어패럴 약 1,000개사가 도입하고 있다. 니코 앤드(niko and)를 포함한 다수의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아다스트리아(Ada stria)는 2년 전 스태프 스타트를 도입했다. 도입 전인 2018년 아다스트리아의 온라인 매출액은 82억 엔, 전체 매출 중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불과했다. 2년 뒤에는 온라인 매출 134억 엔, 온라인 비중은 42.8%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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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트리아(Ada stria)​>

 

오모테나시 정신이 디지털 속으로 

패션업계 뿐만 아니라 백화점에서도 최근 디지털 접객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세탄 백화점은 신주쿠점의 모든 제품을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했으며 오랜 기간 현장에서 고객을 접대한 점원들이 온라인에서 고객을 만나 상품을 소개한다. 다카시마야 백화점도 ‘리모트 접객’을 통해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제안하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온라인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일본 문화를 설명하는 용어 중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라는 말이 있다. 오모테나시는 접대, 환대를 의미하는 일본어로 진심을 다해 손님을 접대하는 일본 특유의 서비스 마인드와 세심함을 일컫는다. 위축된 오프라인으로 오모테나시 정신을 발휘할 무대가 없어진 지금, 일본의 패션 및 유통업계는 오모테나시 정신을 온라인에서 발휘함으로써 코로나 위기를 돌파해가고 있다. ​ 

경력사항

  • 현) 일본 유자베이스 (UZABSE) 애널리스트
  • 전) LEK 컨설팅 도쿄, 경영 컨설턴트
  • 저서 <사지 않고 삽니다>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
  • 동아비즈니스리뷰 (DBR), 퍼블리 (PUBLY) 등 다수 매체에 트렌드 칼럼 기고 중
  •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MBA (마케팅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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