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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트렌드 읽기/정희선

워크맨이 불황을 돌파하는 힘 초효율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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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선 일본 유자베이스 애널… (hsjung3000@gmail.com) | 작성일 2021년 01월 11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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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패션업계에 있어 암울한 한 해였다. 일본의 대표적인 의류회사인 레나운이 파산하는 등 일본의 패션 산업 또한 코로나 19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언제나 성장하는 회사는 있기 마련이다. 지난해 일본 언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브랜드 중 하나는 ‘워크맨(WORKMAN)’이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매출과 이익이 상승한 몇 안 되는 기업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워크맨은 현재 일본 내에 902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출은 2016년 496억 엔에서 꾸준히 상승해 4년 만에 약 2배에 가까운 923억 엔(약 9,700억 원, 2020년 3월 결산 기준)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또한 2016년 17.8%에서 지속적으로 성장, 2020년 20.8%를 기록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어패럴 회사들의 영업이익률이 10% 미만인데 비해 워크맨은 업계 평균 2배에 달하는 이익을 남기고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코로나 19의 확산이 시작되고 많은 리테일 점포들이 영업을 중단한 2020년 4~6월에도 워크맨의 영업이익은 2019년 대비 30.5% 상승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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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능, 저가격으로 아웃도어의 블루오션을 개척

워크맨은 높은 기능성과 저가격을 무기로 작업복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브랜드이다. 하지만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작업복 시장 자체가 축소하게 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워크맨은 작업 인부들이 워크맨의 작업복을 평상복으로도 애용한다는 점에 주목해 방수 및 발수 기능이 높은 작업용 비옷을 일반인도 입을 수 있도록 컬러풀하고 스포티한 스타일로 바꾸어 출시했다. 그러자 오토바이를 즐기는 사람들과 낚시 애호가들 사이에 제품의 기능성이 입소문 나면서 누적판매량 100만 벌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워크맨은 일반인 대상의 새로운 브랜드인 ‘워크맨 플러스’를 2018년 9월에 출시했다. 새롭게 상품을 만든 것은 아니다. 이미 워크맨이 가지고 있던 약 1,700개의 품목 중에서 일반 고객에게도 팔릴 것 같은 약 300개의 품목을 추출하고, 제품의 진열방식과 점포 내 분위기를 일반 고객 대상으로 바꾸었을 뿐이다. 

 

이전까지 아웃도어 웨어는 고기능, 고가격대의 브랜드들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워크맨은 기존의 고기능성에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자 없는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타사가 흉내내기 힘든 저가격에도 불구하고 업계 평균 2배의 이익을 내는 워크맨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고정비를 극한까지 낮춘 워크맨의 초효율 경영 비결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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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맨 플러스 매장.>

 

직영 점포, 디자이너, 도심부 매장을 두지 않는다

워크맨은 매출액 대비 고정비 비율이 낮다. 2020년 기준, 워크맨의 고정비 비율은 14.6%를 기록했다. 특히 고정비 중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3%로 일본 국내 소매업 전체 평균이 11%인 것에 비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점포의 96%가 프랜차이즈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능하다. 점포의 인건비를 프랜차이즈 오너가 부담하고 있어 본사의 인건비 비중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실제로 워크맨은 조직이 매우 가볍다. 직원 326명이 약 1조 원의 매출을 올린다. 특이하게도 사내에 디자이너도 없다. 작업복은 원래 디자인보다 기능성이 강조된 제품이기에 워크맨은 디자이너를 별도로 두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일반인 대상으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제품의 디자인 중요도가 높아지자 디자이너 채용 대신 외부 전문가들과 협업해(이들을 ‘워크맨 앰베서더’라고 부른다) 피드백을 받는다. 

 

또한 도심부 내에는 매장이 없다. 큰 대로변에서 한 발자국 더 들어가야 있는 곳에 출점함으로써 렌트비를 낮춘다. 눈에 잘 띄는 곳에 점포를 내지 않아도 제품의 품질이 워낙 좋고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온다. 

 

한 번 정한 판매가격은 절대 바꾸지 않는다

워크맨은 ‘원가가 싸면 싸게 파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원가가 높아져도 같은 가격에 판다. 한 번 정한 판매가격은 절대 바꾸지 않는다’를 철칙으로 삼는다. 업계를 막론하고 많은 회사들이 제조원가를 계산하고, 그 위에 이익을 붙여서 판매가격을 정한다. 그러나 워크맨은 우선 판매 가격부터 정한다. 그리고 그 가격대에서 어떠한 기능까지 실현 가능할지를 고민한다.  

 

워크맨은 중국을 비롯해 미얀마, 태국, 방글라데시아의 약 20개 공장과 거래를 하는데 한 공장과 장기 계약을 맺지 않는다. 한 번 발주를 하면 공장 측은 내년에도 또 발주를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느슨해지기 쉽다는 점을 감안해 워크맨은 해마다 거래하고 있는 모든 공장에 견적을 의뢰한다. 그리고 제시 받은 가격과 공장의 강약점을 파악해 가장 조건이 좋은 곳과 계약을 한다. 

 

효율성을 고려한다면 계속 같은 공장에 발주하는 것이 좋지만 워크맨은 일부러 매년 새롭게 견적을 의뢰한다. 일부러 다음 해의 계약을 보증하지 않는 것으로 공장은 위기감을 가지고 워크맨의 제품을 꼼꼼히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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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워크맨플러스>

 

원가를 줄이기 위한 극한의 노력, 실부터 직접 개발

워크맨은 디자이너는 없지만 제품개발에는 아낌없이 투자 한다. ‘봉제 방식을 조금만 바꿔도 생산효율이 올라간다. 한편 정해진 판매가격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 없는 기능은 생략할 수 있다’라는 각오로 원단뿐만 아니라 실부터 하나하나 직접 개발해 원가 절감을 실현한다. 최근 발매된 다운 재킷은 발수력이 있는 특수한 폴리에스테르를 사용함으로써 집에서 세탁을 해도 재킷 모양이 그대로 보존되도록 만들었다. 또 ‘리페어텍(Repair-Tec)’이라고 하는 자기 회복 능력이 있는 자체 개발한 원단을 사용하고 있다. 

 

재킷에 작은 구멍이 나도 손으로 문지르면 원단이 복구되는 기능이다. 이러한 기능을 가진 다운 재킷이 3,900엔(약 4만 원)이라는 가격에 출시 가능한 이유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원단과 특수 가공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원단을 찾기 위해 해외 전시회에도 분주히 다닌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품질이 높은 소재를 발견해 적용하면 제품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타사 제품의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렇듯 워크맨의 성공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조직을 최대한 슬림하게 운영하는 대신 모든 자원을 연구개발에 집중한다. 1엔, 2엔이라도 원가를 줄이기 위한 극한의 노력을 끊임없이 시행한다. 워크맨은 앞서 언급한 ‘워크맨 앰버서더’에게 보수를 지불하지 않는다. 공장과도 장기 계약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움직임은 업계의 상식을 깨는 듯 보이지만 워크맨은 기본에 가장 충실한 기업이다. 고객이 만족할만한 기능의 상품을 최대한 저렴하게 생산하고 판매한다. 

 

새롭게 시작된 2021년, 아직도 우리는 코로나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당분간 불황이 지속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브랜드 파워가 있는 명품이 아닌 이상 가성비를 철저하게 따져가며 구입할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 마인드에 충실한 기업 즉, 가격에 비해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은 불황에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
 

경력사항

  • 현) 일본 유자베이스 (UZABASE) 경영 애널리스트
  • 퍼블리 <일본은 지금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 저자
  • 일본전문매체 재팬올 (JapanOll) 객원기자
  • 전) LEK 컨설팅 도쿄, 경영 컨설턴트
  •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MBA (마케팅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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