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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트렌드 읽기/정희선

디지털 시프트 시대 경험을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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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선 일본 유자베이스 애널리스트 (hsjung3000@gmail.com) | 작성일 2021년 06월 28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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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년이 넘는 시간을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동시에 많은 산업에서 디지털 시프트, 즉 온라인으로의 이행이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지만 때로는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체험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집에서 주문해 먹는 배달 음식도 좋지만 눈앞의 철판에서 고기가 지글거리며 구워지는 소리를 들으며 먹고 싶고, 친구와 주말에 함께 수다 떨며 옷가게를 둘러보고 싶은 것은 단지 필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오프라인의 체험을 어떻게 하면 온라인으로 옮겨올 수 있을까?’

 

최근 일본에서는 이 질문을 기반으로 온라인 경쟁에서 차별화를 꾀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사례 1: 철판과 냄비까지? 외식의 체험을 배달하다 

코로나로 인해 소비자들의 매장 방문이 어려워지자 외식업계는 테이크아웃과 밀키트 판매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소비자들 또한 어쩔 수 없이 집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으로  요리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밀키트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한 음식을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매출이 급증하고 있으며 밀키트 산업에 뛰어드는 사업자들이 늘면서 밀키트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의 마켓컬리와 비슷한 일본의 오이식스(Oisix)는 신선한 식재료와 밀키트를 가정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최근 오이식스는 ‘간편, 시간 단축, 즐거움’을 키워드로 ‘외식의 체험을 집으로 배달해 준다’는 콘셉트의 새로운 기획을 시작했다. 

 

오이식스는 단순히 식재료를 온라인으로 배달해 주는 것만으로는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최근에는 인기 레스토랑의 메뉴를 집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레스토랑과 협업해 만든 밀키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에서의 체험을 가정에서 어디까지 즐길 수 있게 하는지가 중요해졌다”라며 오이식스는 집에서도 레스토랑과 거의 흡사한 맛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온갖 궁리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닭꼬치 전문점의 경우 식재료뿐만 아니라 구이대를 세트로 보낸다. 가정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구이대를 개발해 단순히 먹는 것 이상의 ‘굽는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일본식 꼬치 튀김 전문점 ‘쿠시카츠 다나카’에서는 2개의 주사위를 그릇 안에서 흔들어서 나오는 주사위 수대로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점포에서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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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식스(Oisix)​>

 

쿠시카츠 다나카는 이 게임을 가정에서도 재현할 수 있도록 주사위를 포함한 게임 용구를 만들 수 있는 종이 조립 세트를 개발해 음식과 함께 보내 준다. 

 

가족들이 함께 집 안에서도 꼬치를 구워 먹을 뿐만 아니라 점포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통해 조금이라도 레스토랑에 가까운 분위기를 집에서도 재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본식 곱창전골 모츠나베 식당에서는 곱창, 채소, 국물 등의 식재료와 점포에서 사용하는 백은냄비, 국자, 메뉴판까지 함께 체험세트로 구성해 가능한 외식에 가까운 기분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원래는 체험세트가 곱창과 국물로만 이루어졌으나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채소와 라면을 포함하고 식기까지 보내주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선한 이후 매출이 2배 증가했다.  

 

사례 2: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쇼핑하다, 가족회의형 온라인 접객

이전 칼럼에서도 소개한 바 있는 온라인 접객 서비스는 이미 다수의 오프라인 점포들이 힘을 쏟고 있는 전략이다. 점포의 판매 직원과 고객이 온라인에서 만나 상품에 관한 설명을 듣고 구입하는 형식으로, 접객 서비스를 중시하는 일본의 판매 문화가 온라인으로 옮겨간 것이다. 

 

초기 온라인 접객 서비스는 고객과 직원이 1대 1로 만나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들어 ‘1대 다수’ 형태로 온라인 접객을 시도하는 곳이 많아졌다. 

 

작년 4월 일본에 긴급사태가 선언되며 오프라인 점포가 문을 닫자 이마바리 타올을 제조 및 판매하는 이케우치 오가닉(IKEUCHI ORGANIC)은 온라인 접객을 시작했다. 

 

긴급사태가 해제된 후에도 온라인 접객을 지속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홋카이도나 오키나와 등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곳을 중심으로 온라인 접객 예약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 반가량 휴업한 교토 점포의 경우 온라인 접객을 통해 한 달 평균 매출의 약 40%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온라인 접객은 1회당 약 40분 정도 진행되며 직원의 준비 시간 등을 고려하면 하루 평균 5회 정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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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우치 오가닉(IKEUCHI ORGANIC)​>

 

이렇게 고객을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된 상황에서 한 달 평균 40%라는 매출을 올린 것은 ‘1대 1’이 아닌 ‘1대 다수’라는 새로운 형태의 접객 스타일이 소비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20년 5월, 외출 자제로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가운데 ‘친구와 함께 쇼핑하고 싶다’라는 어느 고객의 니즈가 ‘1대 다수’ 접객 서비스의 계기가 됐다. 이 고객은 친구의 출산을 축하하기 위해 함께 쇼핑할 예정이었지만 오프라인 점포의 휴업으로 인해 결국 친구와 함께 온라인 접객에 참여했다. 

 

2020년 12월 일본의 한 신용카드사가 발표한 <코로나가 가져올 소비 행동의 변화 보고서>에서는 새로운 소비 행동의 하나로 ‘가족회의형 구매’를 꼽았다.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혼자서 상품을 결정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친구나 가족에게 쇼핑에 관해 상담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구와 함께 물건을 고르고 싶은 사람뿐만 아니라 고령자도 ‘1대 다수’ 접객의 주요 고객이 된다. 고령자의 경우 혼자서 줌(zoom) 접객에 참가하기는 어렵지만 가족과 함께라면 참가하기 쉬워진다. 

 

예전처럼 편하게 가족을 만나기 힘든 상황에서 온라인 쇼핑에 함께 참가함으로써 가족 간의 대화도 늘어난다. 이케우치 오가닉은 1대 다수로 진행되는 온라인 접객이 호평을 얻자 이를 정식으로 론칭하며 ‘가족 회의형 쇼핑’이라고 명명했다.

 

가족회의형 쇼핑의 경우 여러 명이 참가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고 쇼핑이 더욱 즐거워진다. 결과적으로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며, 가족형 쇼핑에 참가한 고객은 점포와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여러 명이 참가하기 때문에 1회당 매출도 높아진다. 

 

온라인에서 어떻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

온라인 쇼핑이 주는 편리함은 당연해졌다. 이제 온라인은 편리함과 속도를 넘어 무엇(차별화된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제공할 것인지를 두고 경쟁하기 시작했다. 오프라인의 경험을 재현해 주는 서비스는 장기화된 코로나로 지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프라인의 장점인 체험, 재미, 함께 어울리는 즐거움 등을 온라인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이미 레드오션이 된 온라인 시장에서 차별화를 위한 시작점이 될 것이다. ​ 

경력사항

  • 현) 일본 유자베이스 (UZABSE) 애널리스트
  • 전) LEK 컨설팅 도쿄, 경영 컨설턴트
  • 저서 <사지 않고 삽니다>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
  • 동아비즈니스리뷰 (DBR), 퍼블리 (PUBLY) 등 다수 매체에 트렌드 칼럼 기고 중
  •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MBA (마케팅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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