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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코, 패션에 테크놀로지를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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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선 일본 유자베이스 애널리스트 (fpost@fpost.co.kr) | 작성일 2019년 12월 09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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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젊은이들의 패션 성지인 시부야. 시부야를 대표하는 패션몰인 파르코(PARCO)가 2016년부터 3년간 휴식기를 가진 뒤 지난달 22일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공개됐다.

 

오픈 당일 아침부터 파르코 정문 앞에는 2,500여명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에는 개장 일주일 뒤였지만 여전히 수십 명이 입장 대기줄을 서고 있었다. 

 

새롭게 태어난 시부야 파르코는 어떤 모습이고,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곳은 어디일까. 

 

파르코의 5층으로 올라가 보자. 5층 플로어의 이름은 넥스트 도쿄(NEXT TOKYO), 이곳의 콘셉트는 리뉴얼한 파르코의 콘셉트이기도 한 ‘테크놀로지(Technology)’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옴니채널, AI 기술을 활용한 패션 제안, 고객을 안내하는 로봇, AR을 활용한 디지털 아트 전시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신 기술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 중 몇 가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매장에서 경험하고, 모바일로 구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파르코 큐브(PARCO CUBE)라는 이름의 터치패널이다. 

 

패널의 화면에는 5층에 입점한 점포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이 떠다니고 있다. 

 

필자가 관심 있는 스웨터를 클릭하니 사이즈, 색상, 재고 여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음에 드는 색상을 선택하고 패널 메뉴 중 ‘장바구니에 넣기’ 버튼을 눌렀더니, 스웨터가 내 모바일폰 장바구니에 곧바로 들어왔다. 

 

파르코 큐브에서 선택한 제품을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구입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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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쓴채로 시착할 수 있는 버츄얼 프로그램‘메가네 온 메가네’>

 

뿐만 아니라 다수의 점포가 매장 면적은 작게 만들어 재고는 적게 보유하고 있지만, 매장 내 패널을 설치해 오프라인으로 확인한 물건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진 쇼핑 체험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장소인 것이다. 

 

일본의 안경 전문점인 진스(JINS)에서 선보인 메가네 온 메가네(Megane on Megane, 메가네는 일본어로 ‘안경’이라는 뜻이다)는 흥미로운 안경 구입 체험을 선사한다.

 

메가네 온 메가네는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안경을 쓴채로 시착(試着) 가능한 버츄얼 프로그램’이다. 

 

안경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안경을 구입할 때 자신의 얼굴에 맞는 디자인을 고르기 위해 여러 안경테를 썼다 벗었다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AI 스타일리스트 “제 점수는요~”


또한 안경을 벗은 상태로 새 안경테를 걸쳐보면 시력이 교정되지 않아 나의 얼굴형, 피부톤, 헤어스타일 등과 잘 어울리는지 그 모습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어 불편하기 마련이다.

 

메가네 온 메가네는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고안됐다. 

 

자신이 쓰고 있는 안경을 쓴 채, 마음에 드는 새로운 안경의 QR코드를 스캔하면 벽면에 설치된 패널에 찍힌 내 얼굴에 새로운 안경이 씌워진다. 

 

즉, 안경을 얼굴에 직접 걸칠 필요 없이 QR코드 스캔만으로 안경을 쓴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AI가 30만명의 구매 데이터와 내 얼굴 윤곽을 분석, 새로운 안경이 내 얼굴에 얼마나 어울리는지 ‘점수’로 보여준다. 

 

필자도 마침 집에서 사용하는 안경이 많이 낡아 새로운 안경을 사려던 참이었다. 

 

3개 정도 마음에 드는 안경테를 스캔한 후, 얼굴에 가상으로 걸쳐본 결과 가장 높은 점수인 82점을 받은 안경을 그 자리에서 구매했다.  

 87b4047154d839ffc859fd0fea9ab91c_1575849114_6359.jpg <3년의 휴식을 끝내고 지난달 22일 재개장한 파르코 시부야 5층에서는‘파르코 큐브’ 터치 패널를 통해 5층에 입점한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한눈에 볼 수있다.>


가상현실 속 AI로봇의 안내를 받다


패션뿐만이 아니다. 파르코에서는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또는 가상현실 VR의 한 분야로, 실제로 존재하는 환경에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해 마치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을 활용한 디지털 아트 전시도 진행 중이다. 

 

30대의 VR 헤드셋이 준비되어 있는데, 헤드셋을 작용하면 파르코 몰 내부에 투영된 디지털 아트를 체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테미’라는 이름의 AI 기능 로봇이 돌아다니며 고객 안내를 돕는다. 로봇에 장착된 태블릿을 통해 인포메이션 스태프가 리모트로 고객의 문의에 응답하는 형태이다. 

 

5층 뿐만이 아니다. 다른 층 곳곳에도 패션과 기술이 융합된 형태의 점포를 쉽게 만날 수 있다.

 

2층에 위치한 노스 페이스 랩(North Face Lab)에서는 맞춤형 점퍼를 만들 수 있다. 

 

매장 내 설치된 3D 스캐닝 시스템을 통해 신체를 측정하고 안감, 지퍼, 버튼 등의 샘플을 실제로 만지면서 디자인이나 원단을 선택해 자신만의 노스페이스 점퍼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87b4047154d839ffc859fd0fea9ab91c_1575849144_6505.jpg <일본 젊은이들의 패션 성지와도 같은 파르코 시부야의 6층은 게임과 만화가 가득하다. 사진은 닌테도 공식 스토어.>

 

테크놀로지+α ‘한정판’


6층은 게임과 만화 관련 공간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중 일본 최초로 오픈한 닌텐도의 공식 스토어는 게임기, 게임팩, 캐릭터 굿즈 등 닌텐도 관련 다양한 상품을 모아놓았는데, 들어가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 

 

새로 개장한 시부야 파르코는 “패션에 기술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우리가 다 보여줄게”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시도가 매출로 연결될 수 있을지,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패션과 기술의 융합, 미래형 오프라인 유통이 궁금한 독자들이라면 재개장한 파르코는 충분히 방문해볼 가치가 있다.

 

하지만 파르코에 테크놀로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패션몰로서의 명성도 건재하다. 

 

‘디올’은 ‘리모와’와 협업해 고급 여행패션(DIOR RIMOWA)을 선보이고, ‘꼼데가르송’ ‘포터 익스체인지’ 등 인기있는 일본 브랜드 들은 시부야 파르코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정 아이템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한정 아이템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파르코를 다 둘러보았다 해도 아직 시부야를 떠나지는 말자. 파르코 옆에는 호텔 코에 (Hotel Koe)가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옷을 파는 어패럴 점포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를 도입한 판매 장소’를 지향하며 고객이 브랜드를 깊게 체험할 수 있도록 스트라이프 인터내셔널(Stripe International)이 만든 공간인 호텔 코에에서 도넛과 커피를 마셔보자. 

 

그리고 필자가 지난달에 소개했던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Shibuya Scramble Square)도 들러보자. 시부야가 더욱 더 재미있어지고 있다. ​ 

경력사항

  • 현) 일본 유자베이스 (UZABSE) 애널리스트
  • 전) LEK 컨설팅 도쿄, 경영 컨설턴트
  • 저서 <사지 않고 삽니다>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
  • 동아비즈니스리뷰 (DBR), 퍼블리 (PUBLY) 등 다수 매체에 트렌드 칼럼 기고 중
  •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MBA (마케팅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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