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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찰(寺刹) ‘혼간지’ 상식을 깬 비즈니스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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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선 일본 애널리스트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1월 13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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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연말연시 풍경은 국가를 막론하고 거의 비슷할 것이다. 

 

지난 한 해 힘들었던 일은 모두 날려버리고 새해는 기쁜 일만 가득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교회, 사찰, 산, 바다 등 여러 곳에서 신년을 맞이한다. 

 

일본의 흔한 연말연시 풍경은 신사(神社, 토착 신을 모신 곳) 혹은 사찰을 방문하는 것이다. 종교를 믿는 사람의 비율이 매우 낮은 일본이지만 정초만 되면 신사나 사찰에 가서 신년의 소망하는 바를 빈다. 유명한 신사는 들어가기 위해 1시간 넘게 줄을 서기도 한다. 

 

일본은 장기간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많은 산업 분야가 성장이 멈췄다.

 

일본의 사찰도 그 중 하나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사찰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 가운데 적극적으로 고객 니즈에 대응하는 전략을 세워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한 사찰이 있다. 

 

도쿄 츠키시에 위치한 혼간지(築地 本願寺)라는 사찰은 방문자가 감소하는 것에 위기감을 느끼고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 올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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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간지​' 사찰에서 운영하는 카페 내부>

 

사찰이 고객을 불러 모으는 전략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사찰에서 운영하는 카페에서 제공하는 아침 식사 메뉴다. 불교 음식을 모티브로 한 18가지 음식으로 구성된 세트(1980엔)는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건강에 좋고 칼로리가 낮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감으로 인해 보는 눈도 즐겁다. 실제로 조식 세트의 사진을 많은 일본 여성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 혼간지라는 사찰이 유명해진 결정적 계기다. 아침 식사 메뉴 뿐만 아니다. 

 

카페에서 제공하는 디저트는 긴자의 고급 디저트 가게에서 맛볼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자랑한다. 카페뿐만이 아니다. 혼간지에서 운영하는 기념품 상점도 일반 사철에서 운영하는 것과 다른 느낌이다. 

 

약 900종류의 제품들을 구비해 놓 았는데 불교 느낌이 강하게 나는 제품들이 아니라 잡화 전문점인 도큐 핸즈나 로프트에 있을 법한 식기와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기념품 상점 한편에는 불교 입문서, 불교 아트, 이탈리안풍으로 만드는 사찰요리 등 불교에 전혀 문외한 사람들도 부담 없이 읽어볼 수 있는 서적들을 팔고 있다.

 

혼간지가 개최하는 이벤트와 문화센터도 눈여겨 볼만하다. 매 월 한 번에 걸쳐 파이프오르간을 이용한 런치 타임 콘서트를 무료로 개최하여 주변 직장인이나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3년 전에는 사찰에서 멀지 않은 긴자에 문화 센터를 열고 태극권이나 요가 등의 강습을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1000엔 이하)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문화 센터 프로그램 중 특히 인기가 높은 것은 스님이 진행하는 무료 인생 상담이다. 최근에는 인간관계 고민으로 인해 상담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사람들을 불러들이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의 결과 혼간지는 방문자 수를 크게 늘릴 수 있었다. 2019년 약 250만 명이 방문하였는데, 이는 2018년에 비해 2배나 증가한 숫자다. 놀라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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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음식을 모티브로 한 18가지 음식으로 구성된 세트(1980엔)​>

 

비즈니스 전문가가 운영하는 사찰


종교 단체는 비즈니스와 거리가 멀다. 도리어 시대의 흐름에 둔감하고 변화가 없는 곳이 종교단체다. 

 

하지만 혼간지라는 사찰은 대체 어떻게 리테일러 보다 더 고객 지향적인 운영, 고객중심 사고를 하게 된 것일까? 

 

혼간지를 운영하는 야스나가(安永) 대표가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야스나가는 일반 승려와는 매우 다른 과거를 가지고 있다. 야스나가는 21년간 대형 은행에서 근무하다 독립, 자신의 헤드헌팅 회사를 경영하던 철저한 비즈니스 맨이었다. 

 

이런 경험이 있기에 야스나가는 혼간지를 철저하게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보고 어떻게 하면 고객을 불러 모을 수 있을지 고민한 것이다. 한 방송과 인터뷰에는 그는 일본 사찰의 존속에 관해 강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사찰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에는 77,000개의 사찰이 있으나 2040년에는 30%가 없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츠키지 혼간지는 큰 사찰이니까 망하진 않을 거예요’ 이런 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이지 않습니까? 우리가 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큰 회사도 시대 변화에 대응하지 못 하면 망합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고객이 무엇을 바라는지 철저하게 이해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고객이 없으면 사찰도 없어진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찰이 되어야 합니다."

 

"이미 방문하는 사람도 고객이지만, 한 번 가볼까라고 생각하는 사람, 그저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전부 고객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사찰에 올 이유를 만들어서 새로운 타입의 전도를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2020년 새해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소비자는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소비자는 기업이 제공하는 수많은 선택지와 저가격에 기뻐한다. 하지만 이를 공급하는 공급자 즉,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점점 높아지는 소비자의 기대치와 거세지는 원가 절감 압력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비즈니스와 가장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는 종교 단체마저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다. 불안과 경쟁의 2020년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에 관한 힌트를 필자는 혼간지에서 얻을 수 있었다. 

 

고객중심의 사고와 혁신 


우선 비즈니스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고객중심 사고다. 혼간지가 철저하게 고객 관점으로 바라보고, 사찰에 방문할 이유를 만들어 새로운 타입의 전도를 했다.

 

새해에는 철저한 고객 중심 사고가 이 시대를 헤쳐나가는 키워드가 될 것이다.  

 

이에 더해 고정관념을 깨는 창의적 사고가 절실한 시대다. 혼간지가 ‘사찰’이라는 과거의 관념을 깨고 창의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았다면 찾아오는 사람 몇 없는 위기의 사찰이 되었을지 모른다. 

 

변화의 시대, 위기의 시대일수록 비즈니스의 기본인 고객 중심으로 사고하고, 이를 실행함에 있어 상식을 깨는 도약이 필요하다. 혼간지의 대표인 야스나가는 인터뷰 중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했다. “고객창조와 이노베이션이 비즈니스의 기본이고 본질이다”

 

위 두 가지를 잊지 않는 다면 혼간지가 위기의 사찰을 ‘새로운 사찰’로 바꾼 것처럼 우리도 위기의 시대를 도리어 기회의 시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경력사항

  • 현) 일본 유자베이스 (UZABSE) 애널리스트
  • 전) LEK 컨설팅 도쿄, 경영 컨설턴트
  • 저서 <사지 않고 삽니다>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
  • 동아비즈니스리뷰 (DBR), 퍼블리 (PUBLY) 등 다수 매체에 트렌드 칼럼 기고 중
  •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MBA (마케팅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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