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깊은 런던 해로즈 백화점의 첫인상은 특별했다. 길고 웅장한 바로크 건축양식에 감탄하며 내부로 들어서면 아르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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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해로즈 백화점 유럽 백화점 공간혁신을 시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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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동숙 한국VM연구회부회장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5월 25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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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깊은 런던 해로즈 백화점의 첫인상은 특별했다. 길고 웅장한 바로크 건축양식에 감탄하며 내부로 들어서면 아르누보 스타일의 장식적인 요소들이 오감을 자극한다. 해로즈의 공간은 그만큼 특별함으로 다가와 상업공간이라는 인식보다는 유서 깊은 건축공간을 둘러보는 느낌을 받게 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해로즈 공간에 대한 인식이 차츰 빛이 바랬을까? 오프라인 콘텐츠 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는 헤로즈는, 최근에 공격적인 내부 리노베이션으로 오프라인 쇼핑의 가치를 강화했다.

 

해로즈 백화점은 어떻게 탄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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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로즈 백화점.>

  

해로즈 백화점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백화점이며 고급 슈퍼마켓과 장난감 그리고 럭셔리 패션의 집합소라고 불릴 만큼 수많은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다. 

 

해로즈 백화점의 시작은 1834년 이스트 엔드에 카를로스 해로드(Charles Harrod)가 설립한 식료품점이었다. 차를 다루는 식료품점에서 시작해 의약품과 향수 그리고 의류와 음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제공하는 백화점으로 발전하며 부유한 고객을 끌어 들였다. 

 

1849년에 나이츠브리지(Knightsbridge)로 이사한 해로즈는 큰 화재가 발생해 회복이 불가능해 보였지만 건축가 윌리엄 스티븐스(Charles William Stephens)의 도움을 받아 재건에 힘을 기울여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백화점이 재개되었을 때 건축에서 보이는 아기천사로 장식된 테라코타 타일, 유연하게 뻗어가는 넝쿨 모티브의 아르누보 창문 그리고 바로크 양식의 돔은 해로즈의 웅장함을 알렸다. 

 

그 이후 새로운 매장환경을 위한 지속적인 리뉴얼과 고객 쇼핑경험을 중요시한 해로즈는 170년의 명성을 이어가며 세계인들이 찾는 럭셔리 백화점으로써 자리매김을 했다. 2020년 2월 방문 당시, 리노베이션을 거의 마친 해로즈 백화점은 놀라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놀랍게 변신한 푸드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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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관.>

  

해로즈는 식품으로 시작한 백화점이다. 따라서 해로즈의 식품관은 여타 백화점에서 볼 수 없는 독창적인 공간과 존재감으로 세계인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필자 역시 런던으로 출장가면 꼭 방문해 스페셜 제품과 섹션별 푸드 홀의 공간 경험을 즐겼지만, 어느 순간부터 변하지 않는 공간이 지루하고 올드하게 느껴져 몇 해 동안은 푸드 홀을 가지 않았다. 

 

이러한 느낌은 다른 소비자도 마찬가지였을까? 아마도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같은 마음이었나 보다. 기업은 항상 고객의 생각을 읽어야 하고 무엇보다 한 발짝 앞서가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해로즈는 고객의 니즈를 공간에 담았다. 

 

오랜만에 방문한 푸드 홀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이미지의 식품관이다.

 

‘테이스트 레볼루션(Taste Revolution)’ 프로젝트로 새롭게 단장한 푸드 홀은 데이비드 콜린스 스튜디오(David Colli ins Studio)가 설계했다. 그들이 중요하게 다룬 것은 소중한 유산과 분위기는 보전하되, 고객 중심의 현대적인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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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쉬 마켓 홀.>

 

프레쉬 마켓 홀(Fresh Market Hall)은 천장의 장식적인 요소들을 현대적으로 심플하게 마감했으며, 전체적인 공간의 색상을 흰색과 검은색으로 적용해 다채로운 식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이너 크리스티나 첼레스티노(Cristina Celestino)의 깃털 모티브를 적용한 녹색이나 금속 및 흰색 깃털 타일을 매장 곳곳에 벽면 배경의 장식적 요소로 새겼는데, 이러한 장식 전개는 자연환경의 모티브를 담고자 한 것이다.

 

개별 카테고리의 매장들은 각양각색 식품의 특징을 살린 공간과 독창적인 비주얼 머천다이징으로 호기심을 샘솟게 한다. “제품을 어떻게 이토록 아름답게 진열할 수 있을까?”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제품 하나하나 감성적인 디테일을 엿볼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마치 제품이 만들어 내는 변주곡처럼 리듬감이 넘친다. 

 

특히 그윽한 차와 커피향 그리고 30분마다 종이 울리면 갓 구운 고소한 빵과 페스트리를 만날 수 있는 로스트 & 베이크 홀(Roastery & Bake Hall)에서는 미소가 절로 나온다. 

 

다이닝 룸은 해로즈의 기념비적 가치가 있는 천장의 타일 데코와 아르누보 장식들이 보존되어 반가웠다. 1902년 윌리엄 제임스 낫비(William James Neatby)가 디자인한 모자이크 타일과 원형 덮개는 해로즈 푸드 홀의 상징이다.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손상된, 자연의 풍경을 담은 타일은 데이비드 콜린스 스튜디오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며 그 원형을 복원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다이닝 공간은 이전에 농수산물과 간단한 바(Meat & Fish Hall)로 알려진 푸드 홀이었다. 리노베이션 이후 다이닝 룸은 아늑한 조명과 기념비적인 천장 아래 위치한 6개의 레스토랑에서, 150명의 셰프가 요리한 최고의 계절 음식들을 즐기며 음식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새로운 뷰티 공간 ‘H Beau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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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홀.​>

 

해로즈의 뷰티홀은 ‘H Beauty’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콘셉트를 도입하며, 고객이 창의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뷰티 체험공간으로 전개해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기존의 아일랜드의 매장에서 탈피, 개별 부티크 형태로 전개해 고객 경험의 최적화된 공간을 시도한 이 공간은 브랜드마다 동일하게 전개한 대리석 기둥과 금색의 철제 프레임의 설계로 고객이 각각의 브랜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러한 공간 구성 개념은 남성관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몰입형 공간 전개를 시도한 남성관

대체적으로 백화점의 의류 브랜드들은 개방적으로 구성돼 멀리서도 어떤 브랜드가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해로즈 백화점 역시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개방적이고 탁 트인 공간을 배치한 구성이었으나 최근 리노베이션을 마친 남성관은 매우 창의적인 공간 구성으로 변신하며 남성관 자체가 하나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됐다.

 

해로즈의 170년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으로 리노베이션을 시도한 남성관은 1층에서 2층으로 이동하며, 개별 브랜드 인테리어가 두드러져 보이지 않고, 남성관 전체가 하나의 브랜드처럼 보이게 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남성관은 새롭고 통합된 콘셉트의 이미지를 구성했다. 개인적인 느낌을 전달하자면 마치 럭셔리 호텔의 객실 통로를 지나가며 각 객실마다 어떤 공간을 제안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콘셉트였으며, 또 어떤 공간은 아늑한 골목길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개별 숍들처럼 브랜드의 개별 세계에 몰입하게 하는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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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관.​>

 

남성관에서 시선을 집중시키는 매력 포인트는 통일성 있는 공간전개도 한 몫 하지만, 우아한 콜로네이드(colonnade, 돌기둥)와 이어진 대리석 체크 보드의 바닥패턴이 큰 역할을 하여 길을 안내하듯, 원근감이 강조된 공간 전체를 바라보며 개별 브랜드들을 탐색하게 만든다. 

 

이러한 동선에 쓰이는 바닥패턴 전개는 최근 리노베이션한 상업공간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눈에 띄는 트렌드이다. 이처럼 새롭게 제안한 공간 구성과 콘셉트가 명확한 매장환경은 소비자로 하여금 공간과 브랜드에 몰입하게 만든다.

 

남성관을 매우 창의적 공간으로 느끼게 하는 것은 슈퍼브랜드(Superbrands)와 인터내셔널 디자이너 룸(International Designer rooms) 섹션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구성이다. 

 

19개의 플래그십 개념의 슈퍼브랜드는 럭셔리 브랜드만의 개성 강한 이미지를 집기를 통해 유연하게 풀어낸다. 집기는 마치 가구들을 배치한 듯한 한층 편안한 공간구성으로 다가왔으며 심지어 몇 곳의 브랜드는 별도의 개인 라운지나 바를 제안하며 집과 같은 편안함을 전달한다. 세계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매장인 인터내셔널 디자이너 룸은 트렌드와 취향을 나누는 공간으로서 각국의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선보여 쇼핑객을 사로잡으며 호기심과 재미를 안겨주었다. 

 

공간의 놀라움은 긍정과 설득이다

해로즈 백화점의 리노베이션은 놀라움을 주었다. 해로즈의 기념비적인 유물은 최대한 보존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으로 공간을 재구성한 푸드 홀의 변신이 좋은 사례다. 또한 부티크 형태로 고객 경험 중심에 초점을 맞춘 ‘H Beauty’는 최신의 뷰티 트렌드를 전하는 집합소의 장이 됐다. 

 

남성관에서는 마치 미로 속에 펼쳐진 듯한 브랜드와 공간을 경험하는 과정도 흥미롭고 집중하게 만들었다. 그 외 리노베이션으로 메종의 모든 것을 창조적으로 전개한 리빙관은 이번 호에서 다루지 못했지만 꼭 둘러봐야 할 곳이다. 그리고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 서적코너와 장난감 매장 환경은 쇼핑의 경험을 확장시켜준다. 

 

토마스 가드는 저서 ‘브랜드 경험을 디자인하라’에서 훌륭한 브랜드를 창조하고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요소가 ‘놀라움’이라고 강조했다. 고객 경험에서 놀라움은 재미와 긍정효과를 주며 브랜딩에서는 더욱 효과를 발휘한다고 언급했다. 필자는 여기에 하나를 덧붙여 ‘설득’까지 포함된다고 강조하고 싶다. 

 

공간에서의 신선한 놀라움은 호기심 넘치는 쇼핑의 경험을 제공하고 이러한 고객경험은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으로 다가서게 하며, 공간에서 전해지는 브랜드의 이념과 가치로 설득되는 브랜딩 효과까지도 연결하게 했다. 해로즈 백화점의 리노베이션은 고객에게 놀라움과 더불어 긍정과 설득으로 ‘해로즈 다움’이라는 인식에 큰 영향을 주었다.​ 

경력사항

  • 現) 한국VM연구회 부회장
  • 前) 롯데면세점, 동화면세점 VM 디렉터
  • 前) 에르메스 코리아 VM 디렉터
  • 前) 롯데백화점 VM 연출 실장
  • 구찌, 샤넬 VM 기획 연출
  • 롯데마트, LG유플러스 등 자문
  • 마이 워너비 스타일링 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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