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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VM/이동숙

디지털시대 이성보다 감성이 충족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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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동숙 한국VM연구회부회장 (mpersons@hanmail.net) | 작성일 2021년 01월 25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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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공간의 가치가 이성과 합리주의, 수학적 체계 등에 의해 정의됐지만, 공간의 개념이 진화, 확장되면서 이용자의 경험과 감성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변화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서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의 기술 수준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므로 비슷한 수준의 품질과 서비스를 경쟁하기보다는 디자인, 컬러, 브랜드 등의 감성적 느낌과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고객의 감각과 감성이 공간을 머무르게 한다

물질적인 측면에서의 충족은 정신적인 풍요를 요구하게 하고 개인의 감성 만족과 개성의 추구로 확장된다. 독특하고 차별화된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는 제품에서 물리적 가치뿐만 아니라, 감성적 경험의 가치를 소비하기 시작한다. 이런 현상은 공간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며 ‘감성’이 소비되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덴마크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 소장이자 미래학자인 롤프 옌센(Rolf Jensen)은 20년 전, 저서 ‘드림 소사이어티(Dre am Society)’에서 “앞으로는 감성과 꿈에 바탕을 두는 시장이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시장보다 점점 더 커질 것이고, 이는 감성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물리적 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을 무색케 할 것이다”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렇듯 감성은 메마른 정서와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치유 수단으로써 중요시되고 있다.

 

최근 레트로, 뉴트로 디자인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빌려 ‘현재’를 파는 것으로 해석된다. MZ세대에게는 유희적 감성을 자극하고, 기성세대에게는 아날로그 감성을 불러 일으켜 감성적 욕구와 즐거움을 만족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시대적 감성요소는 재생공간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재생 상업공간들은, 그동안 쓰임새를 잃어 방치된 산업시설들이 재생을 통해 새로운 용도로 변경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사람들을 모이게 했다.

 

재생공간을 통해 감각기관들의 자극에 집중하고 감정의 변화와 함께 감성적 공감대를 형성한 이용자들은, 결국 공간에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한다. 이처럼 공간 경험에서 최초로 작용하는 것은 공감각이다. 그리고 그 감각을 통해 감정의 변화 등 복잡한 과정을 겪게 되고 그것은 다시 감성 충만으로 연결된다.

 

이번 호에서는 감각, 감정 그리고 감성을 이론적으로 고찰함으로써 인간의 감성적 경험을 유도하기 위한 제품 또는 공간 디자인, 디스플레이를 설계할 때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감각, 감정, 그리고 감성이란

소비자는 주어진 환경과 공간을 인지하는 과정에서 감각, 감정, 감성 등의 과정을 종합한 ‘경험’이 작용하게 된다. 브랜드는 최근 고객의 감성을 이끌며 정서적 욕구의 실현이라는 콘셉트로 공간디자인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은 감염병으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공간도 비대면이나 제한된 운영으로 적극적인 체험에 제한을 받았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며 실제 공간경험에서의 감성적 경험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서 그 부족함을 달랬다. 

 

가상공간은 실제 공간 못지않게 감각반응이 높으며, 감각을 통해 받아들여지는 좋거나 나쁜 감정 또는 불안, 쾌감과 불쾌감 등 기분을 좌우하는 감정반응이 실제공간보다 즉각적으로 작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감성에 이르기까지는 실제공간보다 접점 범위가 좁다. 가상공간에서 머무를수록 실제 공간에서 경험하고자 하는 요구가 높아지게 되는 이유다. 때문에 치유의 공간으로서 실제공간에서 위로 받으며 자신의 모든 감각과 영감을 되찾고 싶은 욕구가 어느 때보다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실제공간 및 가상공간에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오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드러나지 않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요소들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위해서는 인간의 이성은 물론 ‘감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겠다. 감성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인간의 감각, 감정의 의미를 먼저 살펴본다.

 

1. 감각

외부의 물리적 자극이 신체에 수용되면 신체 내의 복잡한 작용에 의해 중추신경에 전해지게 되는데, 여기서 일어나는 의식의 체험을 통한 반응이 바로 감각이다. 인간의 감각은 감각기관에 의해 외부 세계와 인간의 인식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며, 감각의 결과로서 감정 반응이 일어나도록 한다. 감각 기관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으로 분류되며, 이들 감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감성이다. 

 

감각은 오감으로 나뉘며, 오감 중 어느 감각기관에 자극이 주어졌을 때, 다른 영역의 감각까지 불러일으키는 감각 간의 전의 현상을 지각하는 것이 공감각이다. 따라서 외부의 감각을 감지하는 것과 자극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공간의 경험은, 공감각을 바탕으로 한 종합체험이라 할 수 있다. 감성은 이들 감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복합감각이다.

 

2. 감정

감성(Sensibility)과 쉽게 혼돈되는 단어에는 감정(Emotion)이 있다. 감정은 어떤 현상이나 사건을 접했을 때 마음에서 일어나는 느낌이나 기분을 뜻한다. ‘좋다’ ‘나쁘다’ ‘불쾌하다’라고 하는 것은 마음, 기분, 심정,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외부환경의 자극을 통해 지각된 쾌감 및 불쾌감을 중심으로 기분이 좋으면 근육이 이완되고, 흥분하거나 위험하면 근육을 긴장시키는 반응들이 감정으로 인한 신체 반응의 일부다. 이렇듯 어떤 현상이나 사건을 접했을 때 내외부에서 감정이 판단을 내리고 그에 따라 행동과 말로 표현된다.

 

기업이 감정 반응을 이용한 감성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경우, 고객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얻는 주관적인 경험은 제품에 대한 호불호의 성향을 갖게 한다. 소비와 관련된 감정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구매했을 때 경험되는 것이며, 특정 현상에 대해 고객이 그 가치를 판단하고, 지각되는 즉각적 심리상태로 정의할 수 있다.

 

3. 감성

감성이란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작용이자 그 결과로 나타나는 정서적 반응이다. 예들 들어 햇살이 가득한 공간과 달빛이 은은한 공간을 대할 때 각각 ‘햇살이 비친다’ ‘달빛이 있다’라고 반응하는 과정은 외부의 물리적 자극에 대한 반사적(reflective)이고 직관적인 감성작용이라면, ‘활기찬 아침이다’ ‘로맨틱한 밤이다’라며 반응하는 것은 개인 내부에 내재돼있는 기억 즉 생각과 행동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감성반응이다. 즉 감성은 감성작용과 그 결과인 감성반응을 포함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감각기관이 외부로부터 자극을 지각하면 이 지각정보는 두뇌에 전달돼 감성작용이라는 심적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는 외부의 지각정보뿐만 아니라 과거의 경험, 성격, 분위기, 인지상태 등 다방면에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감성작용의 결과로서 마음의 정서적 반응 즉 감성반응이 나타난다. 이처럼 객관적 공간은 변함이 없는데 빛이나 사물에 따라서 혹은 사람의 심리적 상태와 내부에 내재된 기억에 따라 주관적 공간 분위기는 달라진다. 

 

이러한 감성반응은 같은 장소라도 어떤 사람은 좋은 기억을 갖게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불쾌하고 나쁜 기억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외부의 물리적 자극뿐만 아니라 내부의 기억에 일어나는 심리적 체험을 통해 기분이나 감정으로 표현되는 감각적 느낌과 이를 넘어선 고차원적인 정서적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 감성이다.

 

감성은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느낌으로 명확한 표현이 어려운 동시에 개인과 환경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되는 특성이 있다. 인지작용이 인간 내부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심적 활동의 일부로서 사고를 통한 지적 활용이라면, 감성작용은 환경에 대해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고 결정하는 심적 활동이다. 즉 인지활동이 의식적인 활동이라면 감성작용은 무의식적 활동에 상황에 즉각 반응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감정과 감성비교>표에서 알 수 있듯 감성(Sensibility)은 일상생활 중 발생빈도가 높으며 외부자극에 대한 반응속도도 매우 빠르게 나타난다. 또한 동일한 자극에 대해서도 환경과 시점에 따라 나타나는 반응이 다양하고 기억을 통해 보다 심층적으로 작용하게 되며 매우 직관적이고 자의적 조절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감정(Emotion)은 심리변화의 감도가 높으며 생리적 변화가 있으며 개인적인 심리상태이기 때문에 객관적 측정이 가능하고 자의적 조절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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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경험은 감각·감정·감성의 복합적 체험이다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의 마케팅 교수인 제럴드 잘트먼은 “인간은 감각을 통해 인지한 모든 것을 느끼고 생각하며 그 모든 것을 과거로 기억한다”라고 했다. 자극에 대한 감성은 개인에게 내제돼 있는 경험이나 기억을 통해 반사적, 직관적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감성은 누구나 그 의미를 느끼고 있지만 여러 감각과 여러 가지의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복잡하고 주관적인 감정을 뜻한다. 공간 안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여러 정서의 객관화된 경험과 관계된 것으로 감성이란 결국 인간으로 하여금 아름다움의 본질을 깨닫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 하겠다.

 

브랜드가 경험마케팅이나 공간마케팅을 계획할 때 인간의 감각, 감정, 감성을 고려해야 하며 특히 이들 요소들은 체험을 통한 기억으로써 경험을 유도하므로 소비자의 무의식 및 의식적 감각과 감성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브랜드 전략은 이성보다는 감성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소비 행동의 가치 기준과 평가 기준마저 이성보다는 감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공간전개도 소비자로 하여금 새로운 영감을 주고 공간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며 브랜드를 다시 찾게 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기업은 소비자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감성부분까지 접근하는 디자인이 필수적이며, 브랜드는 첨단과 감성이 합해진 공간을 통해 소비하도록 경쟁력을 발휘해야 한다. 감각과 감성을 적절히 이용한 기업과 브랜드는 고객 기억 속에 선명함을 남기며 오랫동안 그들의 가슴에 남을 수 있을 것이다.​ 

경력사항

  • 現) 한국VM연구회 부회장
  • 前) 롯데면세점, 동화면세점 VM 디렉터
  • 前) 에르메스 코리아 VM 디렉터
  • 前) 롯데백화점 VM 연출 실장
  • 구찌, 샤넬 VM 기획 연출
  • 롯데마트, LG유플러스 등 자문
  • 마이 워너비 스타일링 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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