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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공수밸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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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명광 비루트웍스 대표 (mkcho7@gmail.com) | 작성일 2020년 10월 12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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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이란 말은 설명할 필요도 없을 만큼 유행했던 단어다.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란 의미로 소득 증가와 52시간 근무제 같은 대내외 환경에 따라 자연스럽게 회자되었다. 스라밸이란 단어도 있다. 학생들에게도 스터디와 라이프의 밸런스(Study and Life Balance)가 필요하다 해서 나온 말로 우리나라의 교육열에 당연히 따라와야 하는 신조어가 아닐까?

 

밸런스란 말은 많이 사용되지만 이 단어의 의미를 제대로 사용하기란 쉽지 않다. 코로나 19로 더욱 핫해진 홈트에서도 몸의 밸런스가 중요하다면서 밸런스를 향상시키는 운동을 많이 보여주고, 건강식품에서도 체내 불균형을 해소해준다는 메시지가 많이 나오는데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신진대사와 건강에 위험신호가 온다는 뜻이다. 반대로 해석하자면 몸의 균형을 잡기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시장에서도 밸런스는 매우 중요하다.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공급과 수요가 균형이 맞아야 가격도 결정되고 시장의 역할도 건강해진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은 어떤가? 

 

심각한 공급과잉 상태다. 크게 보면 공급량 자체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수요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채소가격이 가장 좋은 사례인데 어느 해에는 풍작으로 밭을 갈아엎어야 하기도 하지만 어느 해에는 흉작으로 소비자들이 금값 채소를 먹어야 하기도 한다. 

 

풍작이나 흉작은 날씨나 병해충의 영향을 받는 문제지만 이전 해에 잘 팔린 채소들이나 과일이 있으면 다음해 많은 농가들이 재배를 해서 과잉 생산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이는 전형적인 공급과 수요 불균형의 문제가 된다. 

 

공급과 수요 불균형은 일상생활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 이미 대중교통이 되어버린 택시의 경우도 사실 불균형의 문제가 기저에 깔려 있다. 심야시간대에는 수요에 비해 운행하는 택시가 적으니 택시기사가 가고 싶은 곳을 골라 태우는 승차거부가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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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지난 2008년 9월 15일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다는 소식에 뉴욕증시 트레이더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 photo AP=연합>

 

소비 감소와 공급 과잉

공급과잉도 문제지만 소비심리 위축이나 소비감소도 좋은 현상이 아니다. 코로나로 인해 소비가 일어나지 않는 여행업이나 면세점 같은 분야는 말도 못할 고통을 겪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 발생 초기 때보다는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나 20년 1분기 매출액 증감률이 -50%를 넘는 업종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극단적인 위기가 과거보다 더욱 자주 발생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과 70년대 오일쇼크, 90년대 IMF 등으로 대변되는 경제 위기를 포함해 2000년대 들어서는 미국발 금융위기, 미중 갈등으로 인한 사드 문제, 그리고 코로나와 기후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공급 수요 불균형이 자주 일어나다 보면 시장은 자생능력을 잃게 된다. 한국은 자영업자 비율이 높다. 오죽하면 한국 학생의 진로의 마지막은 ‘치킨집’이라는 풍자가 나올까?

 

2017년 OECD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취업자중 자영업자 비율은 25.4%로 OECD 35개국 중 5위에 해당한다. 미국의 자영업자 비율이 6.3%이니 그 차이가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공급이 많다고 해석이 되지만 결국 소비의 감소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도 결국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이는 자영업자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몇몇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업들도 공급과잉 시대에 생존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글로벌 의류업체들은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고, 반도체나 자동차 산업도 공급과잉의 파고를 피하려 애쓰고 있다. 

요즘 특급호텔들도 홈쇼핑을 통해서 객실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은 줄어든 데 비해 호텔 객실이 남아도는 공급과잉 상태이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공급과잉 시대에도 주목받는 기업들도 있고 성장하는 분야는 있기 마련이다. 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나 높은 파고를 넘는 방법은 다르지 않다. 이들은 어떻게 생존하고 있을까?

 

1. 신제품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라

최근 삼성전자가 내 놓은 새로운 폼팩터(새로운 하드웨어의 형태)가 점점 확장 중이다. 갤럭시Z 플립과 폴더가 주인공인데 기존 시장에 없던 형태의 핸드폰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발굴해 내고 있다. 

 

시장에 새로운 제품을 내놓음으로써 기존 자사 사용자를 고가라인으로 이동시킬 뿐만 아니라 타사 사용자를 흡수하는 동시에 고가 핸드폰 영역을 개척하려는 목적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핸드폰을 통해 기술력을 선보이고 저가라인까지 확장할 수 있는 시그니처 상품이 되기 때문에 새로운 폼팩터를 통해 신시장까지 개척할 수 있다. 

 

LG의 신제품 윙도 과거 가로본능폰을 연상시키는 새로운 폼팩터로 대응하고 있다. 새로운 제품의 개발과 리뉴얼을 통해서 새로운 수요를 계속 찾는 것이 기업의 숙명이다. 

 

2. 공급이 넘친다면 내 파이를 넓히는 수밖에 없다

없는 수요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미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전기 자동차도 새로운 수요가 만들어지는 중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공급이 과잉인 시장에서는 새로운 수요를 찾는 것은 짚단에서 바늘 찾기처럼 어려운 일이므로 수요 일부를 내 것으로 가져오는 방법이 거의 유일하다. 차별화된 공급으로 한정된 수요에서 내 파이를 넓혀가는 것이 최선이다. 

 

치킨게임이라는 치킨업계에서도 매출이 신장하고 신규 개점이 늘어나는 브랜드가 분명 있다. 바로 노랑통닭과 이영자를 모델로 내세운 60계 치킨, 그리고 신흥강자 푸라닭이다. 노랑통닭은 매출액 증가율 166%를 기록했고 60계 치킨은 2019년 신규개점 1위를 기록했다. 푸라닭 치킨도 가맹점 수 171개로 늘리며 순항 중이다. 

 

이들의 성장은 새로운 콘셉트로 소비자에게 다가갔기 때문이다. tvN의 인기프로그램인 삼시세끼 PPL을 앞세운 노랑통닭, 매일 신선한 기름을 어필한 60계 치킨, 유명 브랜드를 패러디한 치킨 명품 푸라닭 등 소비자의 눈과 귀를 자극하면서 기존 치킨 강자들의 고객을 뺏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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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트렌드를 앞서가는 변신에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빨라진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자니 공급자들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시장의 수요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기업만이 생존하는 냉엄한 현실에서 기존의 형태로는 존속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업의 본질도 트렌드 앞에서 속절없이 바꿔야 생존하는 시대이다 보니 공급자들의 변신은 그야말로 무죄다. 

 

로켓배송의 쿠팡은 과거 티몬이나 위메프와 같은 소셜커머스의 형태로 시장에 나타났다. 하지만 다른 두 회사와 다르게 쿠팡은 로켓배송을 앞세워 이커머스의 골리앗이 되고 있다. 물류의 혁신을 통해 기존 리테일 대장주들을 위협하고 있다. 

 

패션업계에는 화학회사가 최근 이슈메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대명화학은 과거 전자, 부동산, 유통 등의 중심에서 패션으로 확장 중이다. 대명화학이 그동안 투자한 기업이 300여개로 알려져 있고 이중 100여개 회사가 성공적으로 엑시트했다. 이후 대명화학은 패션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고민하고 있다. 브랜드, 제조, 물류, 라이선싱까지 관련 산업으로 지속 확장 중이다. 

 

공급과 수요의 밸런스가 중요하지만 사실 수요는 한정적이다. 공급과잉시대 속 기업은 스스로 밸런스를 찾아가는 게 대안이다. 그렇다고 없는 수요를 만드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힘든 일이라 지금 같은 시기에 리소스가 풍부한 공급자가 아니라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기존 수요의 한정된 파이에서 차별성과 새로운 경험을 버무려 내 파이를 크게 만드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지속되고 있다. 지금의 기업들은 마케팅 밸런스의 변형을 통해 기존 업의 본질에서 조금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여 파이를 늘려가야 한다. 업의 본질을 과감하게 뛰어넘는 행보가 어렵다면 다양한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소비력을 찾아야 한다. 

 

수요는 항상 불확실성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위축되기 마련이다. 코로나가 문제이긴 하나 사실 더 큰 문제는 미래의 양극화와 시장구조의 변화다. 시대를 대비하는 것은 공급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급자에 포진한 많은 사람들은 결국 소비자 즉 수요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공급과 수요의 밸런스를 시장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시대는 없었다. 시장은 전쟁터와 같다. 승자들이 패자들로부터 전리품을 챙기는 것이 진짜 모습이다. 공급과잉의 시대에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경력사항

  • 현 씨엘앤코 대표컨설턴트/ 비루트웍스 코파운더/ 한양대사이버대학원 마케팅MBA 겸임교수
  • 전 신세계 백화점 CRM팀 과장
  • 현대캐피탈 고객전략팀 과장
  • 타이드스퀘어 상품팀 부장
  • 삼성카드 브랜드팀 차장
  • 인스테리어 CMO
  • 저서 : <마케팅무작정따라하기>, <호모마케터스>,<21일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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