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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C(Direct to Consumer )시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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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명광 비루트웍스 대표 (mkcho7@gmail.com) | 작성일 2020년 11월 16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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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식어가 필요 없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2019년 말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나이키는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2017년부터 아마존과 협력했던 나이키는 3년여 만에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협력 초기에도 자체 웹사이트 등 온라인 판매의 간섭이 일어난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이 강했지만 당시 상황을 고려해서 선택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략을 수정한 이유는 바로 D2C 환경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D2C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2019년 30%를 넘었고 2020년 올해는 3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2C의 가장 큰 장점인 매출도 늘고 이익도 느는데 여건이 허락한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채널에 대한 투자도 같이 이뤄져야 하겠지만 기존 외부 유통 채널은 대세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D2C(Direct to Consumer)란 무엇인가? 

단어 해석 그대로 제조사의 상품이 제조사의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된다는 의미다. 과거 유통 도소매 업체들을 통해 소비자를 만나던 상품이 디지털 채널 혹은 직영점포를 통해 판매되고 있음을 뜻한다. 

 

과거에도 D2C 시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조업체가 창고세일 등을 하기도 했고 공장 옆에 직영점을 두기도 했다. 방문판매도 직접판매의 성격을 일부 가지고 있다. 그러면 전통적 유통채널의 구조와 D2C의 구조는 어떻게 다를까? 

 

Direct의 다른 말은 Digital

과거의 D2C와 현재 기업들이 빠르게 시장 재편을 원하는 D2C의 가장 큰 차이는 디지털 환경에서 비롯되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D2C를 하고 싶어도 지역적 한계와 구조적 한계를 넘어설 수 없었다. 이는 유통의 본질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 유통은 시간과 장소와 형태의 효용을 제공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살 수 있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형태의 상품을 구매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제조사와 소비자 사이에 중간자(유통경로)에서 총 거래 수 최소화를 통해 거래비용의 절감을 소비자의 이익으로 돌려주는 것이 유통의 기본 기능이자 편익이었다. 그런데 이 모든 기능과 원리를 바꿔 놓은 것이 디지털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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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접속이 가능한 온라인 유통과 물류환경의 변화

오프라인의 유통은 특히 소매 시장은 24시간 고객을 맞을 수가 없다. 소비자의 활동 시간에 맞춰서 운영을 해야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사람들의 활동 시간과 범위가 넓어지면서 24시간 편의점 같은 업태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여전히 취급 품목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유통은 일부러 막아 놓지 않는 이상 영업시간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24시간 그리고 한국과 외국을 가리지 않고 접속이 가능해졌다. 디지털 환경이 구축되면서 물류의 변혁이 함께 일어났다. 물리적인 배송환경이 좋아진 것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물류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것이다. 

 

바코드나 QR코드 등 제품의 분류나 추적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면서 물류 체계가 자리 잡으니 배송효율이 좋아졌다. 거기다 제조사가 직접 유통 과정을 챙기지 않아도 되는 3자 물류(3PL: 유통 과정의 전부 혹은 일부를 전문 업체에 위탁하는 것)의 성장으로 제조사가 비용과 노력을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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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 적응 및 변화하지 못한 미국 유통업체들이 줄줄이 폐점을 알렸다.  photo Tom Fox>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변화와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의 약진

D2C의 핵심 요소는 디지털이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D2C를 뒷받침하고 있다. 과거를 한번 회상해 보자. 9시 뉴스 전 프라임 타임에 광고를 본 후 구매 의욕이 생겨도 내일 백화점이나 마트를 나가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수많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광고를 보고 있으며, 원하는 물건이 있으면 새벽에도 상세 페이지만을 보고 즉시 구매가 가능하다.

 

마트를 가지 않아도 마트 앱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새벽에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채널의 변화야말로 D2C를 빠르게 정착하게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D2C의 활성화는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의 성장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과거에는 제조사의 규모나 마케팅 능력, 유통 규모나 영향력으로 무장한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서 신규 브랜드의 진입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제조 능력이 상향 평균화되고 디지털 채널이 보편화되면서 신규 브랜드가 새로운 콘셉트나 편의성을 무기로 골리앗과 싸움을 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의 와비파커는 온라인에서 고른 안경을 직접 착용해 보고 맘에 드는 안경만 결제를 하게 만들었고, 침대 브랜드 캐스퍼는 부피 큰 침대를 돌돌 말아서 집까지 바로 배송해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국내에서도 이런 추세에 따라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나오고 있다. 면도기를 구독할 수 있게도 하고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브랜드가 나오기도 한다.

 

D2C(Direct to Consumer) 시대 유감

소매업의 종말이라는 말도 들리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적응 및 변화하지 못한 미국 유통업체들이 줄줄이 폐점을 알렸다. 시어스, 니먼마커스, JC페니 등 미 전역에 매장을 내고 승승장구했던 유통 체인들이 무너졌고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로드앤테일러도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대형마트들도 변화를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롯데마트가 2020년 12개 매장을 닫았다. 홈플러스도 4개 점포를 닫았고 앞으로 더 늘어갈 전망이다. 미국에선 아마존이 문 닫은 백화점 자리를 사서 물류센터로 만들고 있고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은 유사하게 나타날 것이다. D2C 시대로 새로 태어나고 승승장구하는 기업들도 있지만 반대로 역사의 뒤안길로 들어선 시장 플레이어들도 많다. 

 

가장 먼저 매장에서 직접 판매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실직이라는 벽 앞에 서있다. 그 매장에 근무하는 사람들과 오가는 고객들을 통해 삶을 영위하던 주변 상권도 그 피해를 비켜갈 수 없다. 디지털 구매로 배송이나 물류센터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문 닫는 매장이나 점포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디지털 브랜드라고 마냥 즐거운 것은 아니다. 상품의 생명력이 짧아서 끊임없이 신상품을 만들어 내거나 새로운 영역을 계속해서 개척해야 한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잠시의 방심도 허락하지 않는다. 

 

자본력을 갖춘 새로운 브랜드들이 자고 나면 생겨난다. 경쟁이 치열하다. 빠른 속도를 못 쫓아가는 아날로그 세대는 디지털 시대에 찬밥이다. 기존의 경쟁력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오랜 기간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망을 만들고 고객과 관계를 만들어오던 기업들도 새로운 환경과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 변화를 서두르고 업의 본질을 벗어나기도 한다. 

 

이 모든 변화의 과정이 시장 구성원들이 원하는 방향인지 아닌지 한번 생각해보고 가야할 틈이 없다.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시장 구성원들이어야 하는데 시장은 세상의 변화에 대응하기도 벅차 보인다. 시장에서 통하는 법칙들이 있었다. 불변의 법칙들이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법칙들이 하나 둘 깨져가고 있다. 언젠가 시장에 불변은 없다는 말이 나올 것이 자명해 보인다. 

 

생존을 위해서 변화하는 것은 인간만 하는 일은 아니다. 동식물들도 비록 자신들의 의지는 아니지만 기후변화에 살아남기 위해 변한다. 다만 그들과 달리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변해야 하는지 잠시 성찰할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경력사항

  • 현 씨엘앤코 대표컨설턴트/ 비루트웍스 코파운더/ 한양대사이버대학원 마케팅MBA 겸임교수
  • 전 신세계 백화점 CRM팀 과장
  • 현대캐피탈 고객전략팀 과장
  • 타이드스퀘어 상품팀 부장
  • 삼성카드 브랜드팀 차장
  • 인스테리어 CMO
  • 저서 : <마케팅무작정따라하기>, <호모마케터스>,<21일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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