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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세편살의 시대 소비자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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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명광 비루트웍스 대표 (mkcho7@gmail.com) | 작성일 2020년 12월 14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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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pixabay>

  

세상이 복잡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닌데 유독 2020년은 더욱 복잡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 역사에 기록될 코로나19가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세상을 더욱 심란하게 만들었다. 코로나가 더욱 부채질하기는 했지만 세상은 이미 충분히 복잡하다.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신경 써야 할 것도 많다. 이런 시기에 상품과 서비스는 더욱 간단하고 단출하고, 핵심 기능이 강조되어야 하고,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 이용하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도 줄여줘야 한다. 

 

이런 시대상을 반영하듯 ‘복세편살’이란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라는 말처럼 지금의 상품 서비스를 잘 대변해주는 말이 또 있을까? 이런 현상을 말해주듯 3대 가전에 해당하는 상품도 바뀌었다. 과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면 지금은 의류건조기,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가 대신하고 있다. 여기에 의류관리기도 그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오븐 시장을 삼킨 신흥강자도 있다. 이제 집집마다 에어 프라이어 하나씩은 자리 잡고 있다. 에어 프라이어에 맞는 요리법과 재료들도 시장에 나왔다. 에어 프라이어 인기의 비결은 재료를 집어넣고 타이머만 돌리면 된다는 것이다.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고 요리하고 설거지할 시간도 없는 시대에 딱 어울리는 상품으로 보인다. 물론 설거지나 세탁과 건조 시간을 아껴가며 제대로 된 요리를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지만 HMR(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의 성장은 전자의 시대임을 증명하고 있다. 

 

2019년 4조 원 시장으로 성장한 가정간편식은 2022년 5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쁜 현대인은 HMR로 식사 준비하는 시간을 대폭 줄이고 식당가서 먹는 것조차도 배달음식으로 대체함으로써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 가고 있다.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고 싶은 이 시대 사람들을 위해 공급자들은 어떤 대응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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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것에 더 편한 것을 더하다

최근 삼성전자가 신혼부부들을 타깃으로 한 광고를 통해 MZ세대들에게 어필하고자 한 것은 바로 ‘복세편살’이다. 웨딩드레스와 양복을 입은 신혼부부가 보드를 타고 가다가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는데 신혼가전이라는 문구가 나오고 고민하고 따져볼 게 너무 많다고 한다. 삼성은 디자인, 라이프스타일, 위생, 안심설계까지 모든 고민을 해주겠다고 어필하는데 지금 세상에 가장 어울리는 카피가 아닐까 싶다. 거기에 화려한 신혼 집 배경과 감각적 영상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가 되었다. 

 

신혼집을 고르고 신혼살림을 고르는 재미는 이제 옛말이 되었다. LG전자의 신제품 냉장고에는 냉장고 본연의 기능뿐만 아니라 냉장고 문을 두드리면 냉장고 안을 보여주고 ‘문 열어줘’하고 명령하면 문을 열어주는 기능까지 탑재되었다. 기계는 점점 복잡해지고 기능은 점점 편해지고 있다. 

 

이런 경향은 가전제품 시장뿐만 아니라 자동차 등 시장의 모든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넥센 타이어는 비대면 방문 서비스 ‘넥스스트레벨고’를 론칭하고 집에서 차 마시는 동안 타이어 교체는 알아서 해주겠다고 어필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타이어도 렌탈해서 관리해주는 서비스도 내 놓았다. 코로나가 불러온 비대면 서비스들이 시장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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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열어주는 기능이 탑재된 냉장고.>

 

빠른 것만큼 편한 것이 없다

2011년 도미노 피자는 30분 배달 보증제를 폐지했다. 배달원들의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20여 년간 유지하던 배달 보증시스템을 접었다. 다른 배달 업체들도 같이 폐지했지만 2020년 배달 시장에서 여전히 속도는 최고의 경쟁력이다. 배달 오토바이들의 폭주는 사실 공포 수준이지만 집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은 언제 오는지 시계를 보고 있고 한 건이라도 더 배달하려는 사업자와 배달원들에게 신호위반은 일상다반사다. 

 

배달 시장이 10조 원 규모로 성장한 것도 맛있는 음식을 원하는 곳에서 빠르게 먹을 수 있다는 편익이 가장 선두에 있었기 때문이다. 

택배 시장도 빠름에서 예외일 수 없다. 마켓컬리는 새벽배송이라는 새로운 서비스 콘셉트로 시장의 다크호스로 등장했고, 쿠팡이 e커머스 시장의 최강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일 배송이 가능한 로켓배송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걷는 자보다 뛰는 자가, 뛰는 자보다는 나는 자가, 나는 자보다는 빠른 자가 시장을 선점하는 형국이다. 

 

배달 시장만 빠른 것이 좋은 것이 아니다. 결제 시장도 그 시장 앞에 서 있다. 간편 결제 시장이 도래하면서 시장에 수많은 결제 시스템들이 등장했다. 서서히 시장은 정리되어 가고 있지만 당분간 산업간 결제 시장을 먹기 위한 혈투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카카오페이는 집 밖에서나 집 안에서나 빠르고 편하게 사용한다는 콘셉트로 광고를 집행하고 있고 KB국민카드도 박서준을 모델로 하여 KB페이를 열심히 홍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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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등장한  비대면 서비스.>

 

신기술로 미래를 미리 맛보게 하라

출시 초기 설익은 신기술로 보이던 것들이 하나둘씩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알파고의 등장과 함께 관심을 불러일으킨 AI(인공지능)는 생활 곳곳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AI 스피커는 이제 한집 건너 하나 정도는 있고, 쇼핑몰들은 앞 다퉈 AI를 활용하여 상품 추천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많이 AI가 등장하는 곳 중에 하나가 생활 가전 영역인데 TV나 냉장고, 에어컨에 인공지능이 탑재되면서 화면을 개선해주거나 냉장고 안에 보관된 재료들의 상태를 체크해주기도 한다. 

 

인공지능뿐 아니라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전까지 활용이 예상보다 미치지 못했지만 코로나를 기점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AR, VR을 이용한 가상 여행 상품도 등장했고 일본에서는 항공기에서 VR 여행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인기라고 한다. 

 

자동차 회사들은 AR을 활용해 시승을 해보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고 구찌는 증강현실을 활용해 제품을 착용해 보는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케아는 이미 2017년 증강현실 앱을 통해 가구를 집안에 미리 놓아보고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도 했다. 앞으로 AI, AR, VR 뿐만 아니라 로봇이나 3D프린트 기술 등을 활용한 상품 서비스들이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꾸준한 관찰과 개선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이런 ‘복세편살’ 트렌드에 더욱 관심을 많이 기울일 것으로 보이는데 기업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첫째, 우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주요 타깃의 관심사를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MZ세대 중심으로 시장의 정보주도층이 변하였고 구매력 또한 이전 세대들과 대등해지고 있다.

 

이런 MZ세대가 관심 기울이는 ‘편하게 살자’의 의미를 파악해야 그들이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재미없는 편안함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재미(Fun)와 과시(Showoff)가 일상이 이들에게 재미없는 편안함은 매력적이지 않다. 

둘째, 본질을 벗어난 편안함은 의미 없다. AI나 VR, AR이 초기에 큰 반향이 없었던 것은 상품이나 서비스 본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신기술 자체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기술은 기술 자체로 생존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소비자 시장에서는 그렇다. 빈집에서 냉장고나 AI스피커에게 혼자 말하는 것이 이상한 시대는 아니지만 과연 가격 상승이나 복잡한 제품 형태에 비해서 얻는 부가가치가 얼마나 큰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셋째, 편안함을 위해 또 다른 복잡함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가 시장에 나와 있는데 사용하다 보면 불편한 게 있다. 냄새 제거 필터 유지비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는 제품들도 나오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의 청소기 제트 광고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미세먼지 걱정 말고 정신없이 놀라고 한다. 먼지를 다 빨아들인 먼지통을 보여주면서 ‘비우는 건 어떡하지?’라고 묻는데 청정스테이션이 있다고 걱정말라고 하지만 소비자 입자에서 보면 ‘저 청정 스테이션은 또 누가 비우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식기 세척기가 인기를 얻은 건 요즘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20여 년 전 집집마다 설치되기도 했는데 한국형 식기들을 세척하기 어렵고 음식물 찌꺼기 처리 등 불편한 요인들이 계속 등장했다. 

 

최근 이런 부족함을 해결하는 기능으로 다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관심을 잃게 될지 모른다. Pain 포인트에 대한 꾸준한 관찰과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핸드폰은 수많은 신기술이 등장하는 최신의 전자기기다. 그렇다고 모든 신기술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는 않는다. 편하게 살기 위해서 무조건 신기술을 받아들이지는 않는다는 것을 역사는 말하고 있다. 리모컨은 이런 소비자의 선택 여정을 보여준다. 새로운 메뉴를 다 채워 넣었던 리모컨은 다시 초기의 상태로 돌아갔다. ​

경력사항

  • 현 비루트웍스 CEO/ 씨엘앤코 대표컨설턴트/ 한양대사이버대학원 마케팅MBA 겸임교수
  • 전 신세계 백화점 CRM팀 과장
  • 현대캐피탈 고객전략팀 과장
  • 타이드스퀘어 상품팀 부장
  • 삼성카드 브랜드팀 차장
  • 인스테리어 CMO
  • 저서 : <마케팅무작정따라하기>, <호모마케터스>,<21일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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