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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예측하지 말고 속도를 읽고 따라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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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명광 비루트웍스 대표 (mkcho7@gmail.com) | 작성일 2021년 05월 10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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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pixabay>


바둑 용어 중에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말이 있다. 말들이 모여 무리를 이룬 대마가 결국은 살길이 생겨 쉽게 죽지 않는 경우를 뜻한다. 영어로는 ‘Too big to fail’이라고 하는데 큰 회사가 파산하면 부작용이 커서 구제금융 등을 통해서 결국 생명 연장을 하는 의미로도 쓰인다. 

 

IMF 구제금융 시절에는 이런 대마불사도 통하지 않았다. 1997년 한보철강의 부도를 시작으로 삼미그룹, 진로, 대농, 한신공영, 한라, 고려증권, 뉴코아, 해태, 쌍방울, 기아까지 부도가 나고 11월 21일 구제금융요청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나서도 나산, 극동건설, 거평이 부도나고 5개 시중은행이 문을 닫았다.

 

 이후에 현대그룹과 대우그룹도 구조조정을 발표하고 은행들의 합병이 이어졌다. 물론 각자도생을 통해 아직 이름을 그대로 쓰면서 살아났거나 다른 회사에 M&A 되면서 전혀 다른 회사로 변신하기도 했지만 시장에서 대마불사란 말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물론 금융위기 이후나 시장에 영향이 큰 회사들은 나랏돈을 투입해 생명유지장치를 달기도 했지만 이제 시장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IMF 이후부터 기업들의 방만한 경영 태도가 사라지고 시장의 흐름과 글로벌 스탠다드 기준에 따라 생존하기 위한 태세변환이 이뤄졌고 시장의 내일을 예측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과 경영 전략을 통해 시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연말이 되면 기업들이 내년도 트렌드 보고서를 보는 것도 시장의 변화를 살피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다. 이는 짧은 미래의 예측을 통해 단기 시장에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전술적 접근이기도 하지만 트렌드의 축적은 결국 미래 변화의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초능력자가 기업에 있지 않는 한 다양한 방법과 고민을 통해 미래 시장을 예측해야 하는 데 과연 어떤 방법이 있을까?

 

미래 시장을 위해서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기업의 이름만 보면 어떤 회사인지 알 수 있는 시절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많은 회사가 그렇게 기업의 이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점점 기업들이 미래를 위해 이름과 업의 본질을 두고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 

 

최근 기아자동차는 사명을 ‘기아’로 변경했다. 영문명은 Kia Motors에서 ‘KIA CORPORATION’으로 바꾸었다. 사명 변경은 쉬운 일이 아니다. 회사 규모가 규모인 만큼 수천억 원의 돈이 들어가는 일인 데다가 새로워진 이름에 회사의 정체성도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기아는 사명에서 자동차를 뺌으로써 자동차 제조 비즈니스 모델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선언했다. 이미 현대차도 21년 만에 총수가 바뀌고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구조에 집중하고 있다. 

 

체질을 바꾼다는 것은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더 이상 미래를 대비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네 작은 가게들도 시류에 따라 사람이 모이기도 파리가 날리기도 하는데 큰 회사들이야 더더욱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반도패션에서 시작해 LG패션 그리고 LF라는 사명으로 업계 선두를 달리던 LF는 2010년부터 사업영역을 의식주 분야로 확장하고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패션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고 LF푸드를 확장하면서 식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던킨도너츠도 브랜드명에서 도너츠를 빼면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물론 이름만 바꾼다고 체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대내외적 합의를 이루고 있는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를 단순히 업의 구조에서 찾지 않고 전반적인 문화에서 찾고 있는지,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전반적인 기업의 체질도 다 바꾸고 있는지 등 다양한 기준으로 체질 개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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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segye.com>

 

시장 흐름에 맞는 비즈니스 정의를 내려야

현대자동차그룹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자동차 제조업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그리고 전기차를 그 솔루션의 중심에 두고 있다. 

 

이는 단순하게 화석연료차에서 전기동력차로 제품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미래의 자동차는 단순히 이동수단 이상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필요 없는 이동수단으로의 변신은 이동하면서 할 것들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그 시간 동안 영화를 볼 수 있고 화상회의도 가능하며 쇼핑까지 할 수 있다. 

 

집에서 하는 대부분의 행위와 회사에서 하는 대부분의 업무가 가능해진다. 자동차가 잘 달리고 잘 서기만 하면 팔리는 시대가 지났다는 것이다. 모바일 허브의 역할을 하게 되면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이 바뀔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유통회사들도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오프라인 중심의 리테일 구조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이미 기존 대마들보다 시장가치가 높은 온라인 리테일러들이 대거 등장했다. 쿠팡은 모회사를 통해 미국에서 상장했고 기업가치가 55조 원에 이른다. 이는 기존의 유통 3사의 기업 가치를 더해도 보이지 않는 숫자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이마트를 분리하고 백화점은 명품 중심으로, 이마트는 창고형 매장과 온라인 쪽으로 비즈 모델을 바꿔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에 여의도에 초대형매장을 냈다. 더현대서울이라 명하고 백화점이란 이름을 떼는 강수를 두었다. 

 

롯데는 아직 정확하게 가야 할 길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오프라인 유산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은 더 이상 배달 전문 회사가 아니다. B마트를 통해서 리테일 영역으로 확대했고 현대카드와 협업해 배민카드도 만들고 서빙 로봇까지도 개발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고 유통 샛별로 떠오르고 있다. 지그재그와 무신사는 온라인 패션의 강자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유통 공룡이라 불리던 롯데 신세계 현대를 대체할 기업이 나올까 싶었던 것이 불과 10여 년 전인데, 이제는 상상 이상의 기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금 시장에서는 비즈니스의 모델을 정확하게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살아남기 위해 어떤 비즈니스라도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기존의 업으로만은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있기에 기업들은 미래 시장을 연구하고 적용하기 바쁘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 비즈니스에서 자연스럽게 사업을 확장하고 시대의 변화에 맞물려 새로운 고객을 흡수해 연속적인 비즈니스 여정에 연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과감하게 신규 사업에 손을 뻗어야 할 타이밍이다. 

 

미래를 예측하지 말고 빠르게 돈을 좇아라

비트코인이 세상의 한 축이 될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늘었고 디지털화폐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도 많다. 

 

벼락부자가 된 사람은 미래를 예측했다기보다는 돈이 흐르는 곳을 자연스럽게 따라갔을 것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가 코인에 대해 한마디 할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요동을 친다.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디지털화폐에 대한 정의와 시장 판단은 여전히 갑론을박이다. 

 

돈을 좇는 개인들처럼 기업들도 돈이 모이는 곳에서 비즈니스를 영위한다. 사람이 먹고사는 문제는 과거나 지금이나 미래나 여전하겠지만 어떻게든 유지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사이에 트렌드와 돈의 흐름은 시대 환경과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은 모든 비즈니스가 플랫폼 형식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많은 공급자와 소비자를 양측에 둔 플랫폼에서 돈이 오가는 구조다. 따라서 과거처럼 파이프라인 구조의 비즈니스로는 사업을 운영하기 어렵다. 반드시 비즈니스를 플랫폼 구조에 어울리는 구조로 바꿔가야 한다. 

 

온라인 비즈니스가 더욱 발전하게 되면 오프라인의 할 일은 더더욱 간소하게 변하거나 온라인의 거점 형태로 변해갈 것이다. 많은 소상공인이 여전히 파이프라인 구조에서 힘들어할 때 어떤 소상공인들은 가게를 접고 공유주방에 들어가 기존 매장의 인기 상품을 온라인으로 유통하고 있다. 이처럼 시대의 변화는 구조를 바꾸고 있다. 

 

이는 B2B나 B2C에 다 해당하는 문제다. D2C의 모델이 더욱 많아질 구조적 변화에서 돈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어렴풋이 미래를 예측하는 것보다 빠른 대응 방안이 될 것이다. 

 

시장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 무섭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변화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빨리 뛰기보다는 속도를 맞춰 뛰는 것이 중요하다.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예측하지 못하는 것들도 빠르게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비즈니스는 시장의 흐름을 읽고 예측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 예측이 적중하리라는 법은 없다. 이제는 예측이라는 것이 과연 필요한 일인지 물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예전 방식으로 만들어서는 팔리지 않는다. 

 

지금은 소비자들이 말하는 대로, 원하는 대로 적응해서 공급하는 것이 가장 빠른 생존 방식이 됐다. 이런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미래를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졌고 속도를 읽고 따라가는 것이 생존원칙이 됐다. 시장은 이미 변해 있고 이를 아는 사람만 버틸 수 있다. 

 

경력사항

  • 현 비루트웍스 CEO/ 씨엘앤코 대표컨설턴트/ 한양대사이버대학원 마케팅MBA 겸임교수
  • 전 신세계 백화점 CRM팀 과장
  • 현대캐피탈 고객전략팀 과장
  • 타이드스퀘어 상품팀 부장
  • 삼성카드 브랜드팀 차장
  • 인스테리어 CMO
  • 저서 : <마케팅무작정따라하기>, <호모마케터스>,<21일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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