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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즈 제왕’ 나이키는 어떻게 매장 앞에 줄을 세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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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한성 조이코퍼레이션 이사 (fpost@fpost.co.kr) | 작성일 2019년 11월 26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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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나이키’…모두가 가질 수 없는 ‘나이키’

아디다스·발렌시아가에 밀렸던 주도권 회복 

트렌드·희소성 높여 ‘스니커즈 광팬’ 매료시켜 ​ 

정확히 3년 전 일이다. 미국 주식 시장과 신발 커뮤니티에서 나이키에 대한 견해는 절망적이었다. 단발성 이슈가 아닌 1년간에 걸쳐 일어난 사건이다. 

 

신발 커뮤니티에서는 아디다스 부스트(신발 모델)와 발렌시아가로 몰린 사람들의 관심을 다시 나이키로 돌릴만한 제품이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만큼 신발 시장에서 아디다스 부스트, 발렌시아 트리플S 등 스니커즈 수집가들은 나이키의 추락한 브랜드 위상 재고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쏟아냈다. 

실제 나이키의 주가는 급격히 하락했고 2016년 슈즈 멀티숍 풋락커의 나이키 재고율은 68%까지 치솟았다.  

 

나이키는 수년간 자기 자신과 싸웠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아디다스와 힘든 싸움을 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돌던 시기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이키는 소비자와 스니커즈를 추종하는 마니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직접 듣고 상품을 전달할 수 있는 대책을 찾으라고 기업 안팎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아디다스·발렌시아가 트렌드 주도 


실제 2017년 나이키는 매출 확대를 위한 전략 이행의 과도기를 겪었다.

 

대표적 사례는 희소가치가 높던 조던 시리즈의 판매량을 적극 늘렸던 사건이다. 문제는 덩달아 브랜드 가치 추락까지 맛봤다는 것이다. 소비자들 역시 반복적으로 내놓는 같은 스타일의 상품에 피로감을 느꼈던 시기다. 

  

반대로 경쟁사인 아디다스는 스탠스미스, 슈퍼스타(각각 아디다스 대표 신발 모델)에서 벗어나 부스트 베이스와 NMD, YEEZY(신발 모델)를 시장에 내놓으며 브랜드 가치를 끌어 올렸다. 나이키와 정 반대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당시 가장 뜨거운 반응을 불러 모았던 발렌시아가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뎀나 바잘리아를 영입해 스피드러너, 트리플S 등 전 세계 스니커즈 광팬과 인플루언서를 넘어 일반인까지 열광하게 만든 신발을 출시했다. 이 일을 계기로 발렌시아가는 스니커즈 시장에 성공적으로 트렌드 주도권을 가져오게 됐다. 나이키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

 

스포츠 이미지 짙어…인플루언서 마저 떠나  


나이키가 퍼포먼스 위주의 제품 라인 구성과 스포츠 스타 중심의 마케팅에 치우쳐 있을 때 이들의 영향력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나이키의 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두 가지로 선명하게 드러난다. 

 

애슬레저 시장 확대로 소비자들은 스포츠 브랜드의 제품을 운동을 위한 것이 아닌 개개인의 패션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추세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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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나이키의 주요 제품은 러닝, 농구를 위한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또 스포츠 분야에 너무나 치우쳐진 마케팅 전략과 제품 발매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나 셀럽 등이 나이키를 떠나 트렌디한 브랜드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당시 애슬레저 시장 확대와 더불어 글로벌 패션 시장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트렌드가 등장했다. 바로 스트리트 웨어다. 

 

슈프림과 극과극 컬레버레이션으로 최고의 마케팅 효과를 누린 루이비통, 뉴트로 열풍에 불을 지핀 고샤 루브친스키과 협업으로 기존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진 버버리, 그리고 패션 시장에서 트렌드를 이끌던 발렌시아가 역시 ‘스트리트’가 키워드였다. 

 

이들 럭셔리 브랜드의 특징은 그동안 격이 맞지 않는다고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 배척해왔지만 단 한 번의 협업을 계기로 관성적인 구매 패턴에서 탈출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주목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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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와 버질아블로의 협업제품.>

  

지금도 밀레니얼 세대의 관심과 럭셔리를 브랜드를 동경하는 환타지는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패션 업계로 이어졌다. 휠라가 하이엔드 스트리트 웨어 3대 디자이너(뎀나 바잘리아, 버질 아블로, 고샤 루브친스키)중 한 명인 고샤 루브친스키와 컬레버레이션을 통해 제 2의 부흥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샤넬은 아디다스, 루이비통은 오프화이트 버질 아블로를 남성복 아티스틱 디렉터로 영입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오프화이트 협업으로 스니커즈 명가 재건 


이때부터 나이키의 움직임에도 새로움이 감지됐다. 정확히 2017년 10월이다. 나이키가 지닌 브랜딩 파워를 최대한 이용해 럭셔리 업계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협업 프로젝트를 내놓는다. 

 

바로 나이키의 ‘나이키 오프화이: 더 텐(Nike off-white: ‘The Ten’)이다. 나이키의 스테디한 10가지 제품을 오프화이트의 버질 아블로가 해체주의 정신으로 재해석한 협업 컬렉션이다. 오프화이트의 케이블 타이가 달린 컬렉션의 인기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한국을 예로 들면 발매 장소인 나이키 홍대 스니커즈 매장에서 제품 발매 전 7천장의 추첨권(추첨권이 구매를 보장하지 않음)을 지급하는 날 홍대입구역 매장 앞에서 상수역까지 긴 대기열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였다. 

 

꼼데가르송 한남점 역시 매장에서 한강지역 근처까지 추첨권 수령을 위한 대기열이 이어졌었다. 성공이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 열기는 그 어떤 브랜드의 협업 컬렉션 발매 프로젝트보다 대단했다.  

 

협업 이전부터 인기가 있었던 조던 컬렉션 스니커즈 발매 때마다 매장에서 스니커즈 마니아들의 대기열도 대단했다. 

하지만 오프화이트 협업 더 텐(THE Ten)이 전 세계 스니커즈 마니아를 매장 앞으로 불러 세운 것과는 질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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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강남점 매장>

 

모두가 가질 수 없는 ‘나이키’


더 텐 컬렉션은 퍼포먼스 제품도 아니다. 필드 위의 스포츠 스타들을 위한 것은 더욱 더 아니다. 당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한 디자이너에 의해 재해석된 패션을 위한 스니커즈였다. 

 

기존 대기열은 인기 조던시리즈 넘버링 혹은 과거 제품에 대한 향수와 구매의 열망을 가진 일부 마니아와 소수의 소비자였다면 더 텐부터는 제품의 가격에 상관없이 패션 트렌드를 세팅하는 셀럽, 인플루언서, 부유층은 물론 일반 대중까지 퍼져나간 것이다. 이들을 매장 앞으로 끌어 들인 셈이다. 

더 텐의 성공은 나이키 스니커즈 광팬에서 벗어나 새롭고 광범위한 소비층을 두텁고 그리고 넓게 만든 시발점이 됐다. 

 

누구나 살 수 있는 나이키 스니커즈에 럭셔리 콘텐츠처럼 쉽게 접근 할 수 없는 희소가치(높은 리세일 밸류를 의미함)를 씌워 모두를 위한 ‘나이키’지만 모두가 가질 수 없는 ‘나이키’로 브랜드 가치를 수직 상승시키고 있다. 

 

오프화이트 협업 이후에도 국내 포털 사이트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사카이, 더 텐 수준의 리세일 밸류를 만들어 내고 있는 랩퍼 트래비스 스캇,  몇몇 사이즈에 따라 1천만 원 이상의 리세일 가격을 만들어내 지드래곤(GD)과 같은 인플루언서와 다품종 소량 생산 기반의 협업 컬렉션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트렌드를 이끄는 컬레버레이션으로 브랜드를 다시 포지셔닝하고 패션 시장의 중심에 서길 원한다면 나이키의 사례를 관찰해 볼만하다. 

그리고 오늘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나이키의 무한 컬레버레이션 전략을 느껴보고 싶다면 당장 다음 협업 컬렉션 드롭 발매일에 맞춰 줄을 서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경력사항

  • 現)조이코퍼레이션 영업이사
  • 前)(유)나이키 코리아 DTC Staff
  • 前)에스앤케이 에듀케이션 공동창업자
  • 前)메릴린치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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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다음앤큐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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