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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변화와 패션의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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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세진 패션칼럼니스트 (macrostars@gmail.com) | 작성일 2020년 07월 13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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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사회는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패션 세계가 거의 멈춰있는 듯이 보이지만 중요한 움직임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우선 관심이 가는 큰 뉴스라면 ‘YZY’라는 이름으로 카니예 웨스트와 갭이 10년간 협업 컬렉션을 내놓겠다는 발표다. 갭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소식은 몇 년 전부터 계속 들려오고 있는데 카니예와의 협업이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관심을 끈다. 

 

향후 스트리트 패션의 방향은?

스트리트 패션은 일반적인 브랜드 옷의 응용에서 시작해 중저가의 개성 있는 브랜드로 정착을 했다가 하이패션과 만나며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간다. 유니클로에서 UT를 담당하고 있는 니고(NIGO)도 있지만 갭 역시 대중적인 대형 패션 브랜드이기 때문에 스트리트 패션의 방향에 앞으로 새로운 양상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카니예 웨스트의 패션은 그의 인기와 함께 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람들을 끌어당겼는데 과연 대중화됐을 때도 지금 같은 인기를 끌 수 있을지에 대해 염려하는 이들도 많다. 

 

시카고 갭 매장이 이미 YZY 이름을 붙이고 리뉴얼 공사를 하고 있다고 하니 패션업계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주목할 만하다.

 

카니예 웨스트에 대한 다른 뉴스로는 이지(YEEZY)의 온라인 쇼핑몰인 이지 서플라이(YEEZY SUPPLY)의 리뉴얼 소식이 있다. 사진작가이자 쇼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는 닉 나이트가 3년 동안 진행해 온 프로젝트라고 하는 데 쇼핑을 아트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코로나 문제로 인해 온라인 쇼핑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왕 진행되고 있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이동은 굉장한 탄력을 받고 있지만 그 형태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새로운 타입의 온라인 쇼핑몰 실험이 계속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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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시>

 

파리 패션이 갖는 의미

이런 식으로 과거 카니예 웨스트의 동료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하고 함께 협업으로 제품을 내놓던 이들이 속속 밀라노나 파리로 거점을 옮기고, 디자이너 하우스에 들어가 하이패션 신에 진입하는 가운데 카니예는 대형 중저가 브랜드와 새로운 온라인 매장 실험을 하는 등의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역시 힙합 문화가 패션에 끼친 영향 중 하나로 남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소식도 있다. 알릭스 스튜디오의 매튜 윌리엄스가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됐다. 매튜 윌리엄스는 시카고 출신이지만 캘리포니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특히 스케이트보드 컬처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한다. 레이디 가가를 비롯해 카니예 웨스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기도 했었고, 헤론 프레스톤, 버질 아블로, 저스틴 선더스와 함께 DJ 크루이자 크리에이티브 아트 집단인 브랜드 빈 트릴에 참여하기도 했다.

 

위에서 말했듯 버질 아블로, 헤론 프레스톤, 매튜 윌리엄스는 이제 모두 파리를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스트리트 컬처, 힙합 문화, 티셔츠와 후드로 상징되는 패션 민주주의 등이 중요한 이슈로 되어 있지만 하이패션이라면 여전히 성공의 지표는 파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사실 이같은 등식이 끝나는 순간이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베이비 부머 시대의 하이패션이 끝나는 날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패션은 이러한 거대한 변화마저 흡수해 버리는  대단한 적응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시대 흐름과 패션의 변화

이번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교체는 다른 면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근 패션은 한때 서브 컬처였던 문화가 떠오르면서 대체되고 변형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세대교체가 있을 테고 그와 함께 벌어지고 있는 구시대 질서에 대한 공격도 있다. 

 

예를 들어 미투, 다양성 존중 같은 변화 속에서 빅토리아 시크릿 같은 브랜드는 그 변화를 넘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2017년 즈음에 랑방, 디올, 지방시 같은 디자이너 하우스가 큰 관심을 받으며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임명됐다. 

 

하지만 3년이 조금 넘은 이 브랜드 중에 지금 남아있는 곳은 현재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밖에 없다. 랑방은 브루노 시아렐리로 일찌감치 교체됐고 이번에 지방시가 매튜 윌리엄스로 바뀌었다. 어쨌든 패션은 예술적 측면이나 정치적, 사회적 태도가 하이패션의 사회적 역할이나 이미지의 형성 측면에서 중요하겠지만 본질은 비즈니스다. 이슈가 되고 역사적으로도 의미있는 사람들의 이동이 있다고 해도 매출의 지배력은 클 수밖에 없다. 

 

따지고 보면 어차피 개인의 명암이라지만 중요한 기회가 왔을 때 잘 살리는 것이 미래를 향해서도 중대한 일이다. 이왕 변화의 흐름이 시작됐고 감시의 눈도 훨씬 많아진 만큼 예전처럼 편향적인 분포는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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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예 웨스트의 패션.>

 

최근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인종 차별은 흑인 문제에 집중하며 미국을 넘어 세계적인 이슈로 대두됐다. 거의 모든 분야에 전방위적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에 부응하는 움직임도 많이 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하퍼스 바자는 창간 153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편집장 사미라 나스르가 취임했다. 수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인스타그램에 시위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는 블랙 스퀘어를 올렸지만 보다 현실적인 참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매우 높다. 

 

또한 틴보그의 린지 피플스 와그너 편집장을 중심으로 ‘패션과 뷰티 산업에서 흑인 개인의 발전을 대표하고 보호한다’는 목표로 ‘블랙 인 패션 카운실’이 만들어져 모델, 에디터, 실무자 등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앞으로 LGBTQ(성소수자) 지지 단체인 휴먼 라이트와 연합으로 브랜드, 미디어 회사, 기업, 무역 조직, CFDA(미국 패션 협회) 등의 평등성 지표를 공개하겠다고 했으니 앞으로 패션 관련 업계 전반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식으로 패션은 세대교체와 미투 이후에 코로나와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로 또 한 번의 중요한 분기점을 맞게 됐다. 아주 큰 틀에서 단계적으로 하나씩 하나씩 등장하며 그에 해당하는 대책들이 논의되고 있다.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쌓여있으니 앞으로 또 다른 이슈가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얼마 전 국내 신생 항공사가 발표한 젠더리스 유니폼에 대한 사람들의 긍정적 반응에서 볼 수 있듯 패션과 사회의 연결은 이렇게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사회적, 정치적으로 무엇을 하든 그다지 상관하지 않고 패션이라는 개인의 취향 영역과 분리한 채 옷은 예쁘니까, 가방이 멋지니까 하던 시절은 분명히 지나갔다. 사회적 이슈를 무시한 ‘멋짐’은 생산자에게도 소비자에게도 이제 선택받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마음에 새겨야 하는 시대다.

 

경력사항

  • 패션칼럼니스트
  • 패션붑(fashionboop.com) 운영.
  • 現 한국일보 패션 칼럼니스트
  • 2018년 ‘레플리카’ 저서
  • 2016년 ‘패션 vs 패션’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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