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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적 내면을 깨우다 ‘알렉산더 맥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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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현준 패션저널리스트 (jihj314@naver.com) | 작성일 2020년 09월 14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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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에게 들어본 적 있는 영국 패션 디자이너 이름이 무언지 물어본다면 보통 누구라고 대답할까? 아마도 ‘알렉산더 맥퀸’ 혹은 ‘비비안 웨스트우드’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들은 시대를 풍미하고 패션 문화를 자신의 브랜드 룩으로 선도한 패션 트렌드 리더 디자이너들이기 때문이다. 

 

알렉산더 맥퀸은 공감각적인 초현실적 자아를 해체주의 패션으로 리드하며 풀어나갔고,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자신의 패션 세계를 새로운 우주공간에 담아 선보이는 방식으로 펑크 패션을 리드하였다. 

 

런던 언더 패션계의 아이돌

알렉산더 맥퀸은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의식을 패션으로 표현하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해골 프린트이다. 맥퀸은 해골 프린트를 통해서 휴먼이라는 대상을 옷 위에 해골로 표현을 하였는데, 해골 프린트가 접목된 스카프가 전세계적으로 팔리면서 한국에서는 모조품이 극성을 부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1990년대 중후반 맥퀸의 초창기 시절, 그는 어딘가 마무리가 되지 못한 느낌의 옷들을 제작함으로써, 런던 언더 패션계의 아이돌로 주목받았다. 

 

특히 맥퀸이 가장 섹시하다고 생각한 신체 부위 중 허리와 엉덩이 사이 부분의 곡선을 그대로 드러낸 범스터 팬츠는 훗날 저스틴 비버의 팬티 노출 패션과 비교되며 더욱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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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S/S - La Dame Bleue 알렉산더 맥퀸의 절친인 이자벨라 블로우를 추모하는 쇼로 이자벨라의 시그니처 패션 아이템인 머리장식을 주제로 런웨이를 장식하였다.>

  

당시 런던 패션 업계는 엉덩이와 허리 뒷 라인을 그대로 노출한 범스터 팬츠에 주목하였고, 맥퀸은 범스터 팬츠의 창작자로서, 스타덤에 올랐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맥퀸은 여성용 범스터 스커트까지 출시하는 기염을 토했다. 런던 언더 패션계의 아이돌이자 범스터 패션의 리더가 된 맥퀸은 그때부터 자신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알렉산더 맥퀸은 비요크, 레이디 가가와 함께 많은 컬래버레이션을 펼쳤다. 비요크의 노래 ‘Alarm Call’의 뮤직 비디오를 맥퀸이 디렉팅하였고, ‘homogenic’ 앨범 커버는 맥퀸과 닉 나이트가 함께 참여한 작품이다. 레이디 가가는 맥퀸의 2010년 S/S 레디 투 웨어 컬렉션의 피날레에서 자신의 새로운 노래 중 하나인 ‘Bad romance’를 라이브 스크림을 통해 공개했다. 또 2집에 수록된 ‘Fashion of His Love’는 맥퀸을 위한 헌정 노래이다. 

 

디자이너를 넘어선 행위 예술가

맥퀸의 집안 환경은 그리 좋지 못하였다. 택시 기사의 6남매 중 막내였던 맥퀸은 자신의 환경에 짓눌리지 않고, 학교에 매일 패션 화보집을 가지고 다니며 자신의 꿈을 하나씩 이루어갔다. 

 

16세에 런던 새빌 로우의 양복점 ‘앤더슨 & 셰퍼드’에 입사해 견습생으로 패션 일을 처음 시작한 그는 1992년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함과 동시에 알렉산더 맥퀸 브랜드를 론칭했다. 그는 존 갈리아노와 양대 산맥으로서,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계속해서 패션쇼에 담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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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S/S 2010 - Plato's Atlantis  아틀란티스에 대한 신화를 모티프로 한 컬렉션으로 레이디 가가가 착용해서 유명해진 알 모양 하이힐이 핫이슈가 되었다. 자동  카메라를 런웨이 주변에 설치해 패션쇼 최초로 라이브 스트리밍을 도입한 쇼이다. 맥퀸이 지휘한 마지막 컬렉션으로, 맥퀸이 디지털 패션 라이브를 예견했다는 평을 듣는 쇼이다. >

 

옷을 판매하기 위한 판매용 런웨이가 아닌 맥퀸 자신의 드라마틱한 공포와 극한 감정 사이의 단편적인 모습들을 모두 모아 하나의 조화로운 컬렉션을 선보인 것이다. 맥퀸은 패션 디자이너를 넘어선 행위 예술가로 박수갈채를 받을 만하다. 

 

알렉산더 맥퀸의 수많은 쇼들 중에서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숨은 자아를 가감없이 민낯 그대로 드러낸 컬렉션은 2001년 S/S 시즌 ‘Voss’ 컬렉션이다. ‘Boss’라는 단어에서 ‘Vague’의 V를 대체한 ‘Voss’는 단어 그자체로 모호하고 정의내릴 수 없는 혼란 속에 빠진 인간의 자화상을 불러낸다. 

 

맥퀸은 이러한 방식으로 쇼를 전개함으로써 마치 내면 속 자아의 혼란한 정신세계를 보여주듯이 전신거울이 차가운 빛을 비추었고,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표정의 모델들은 불안한 시선을 관객들에게 던지며 런웨이를 걷기 시작했다.

 

쇼가 막바지로 다가갔을때, 블랙 코튼 재질로 덮인 상자가 사방으로 열리면서 벌거벗은 여자 모델이 보이고 그 모델은 산소호흡기를 끼고 마치 현대사회에서 병적인 아픔을 벌거벗은 형체로서 표현한 것처럼 보였다. 불안정한 맥퀸의 정신 세계를 피날레로 장식한 이 쇼의 서사는 많은 패션 피플들에게 현대인이 숨기고 있는 병적인 내적 아픔을 시사하였다.

  

이처럼 알렉산더 맥퀸은 초현실적인 자신의 내면의 자아를 가감없이 컬렉션을 통해서 분출하였고, 불꽃튀는 패션 전쟁 속에서 살아 남은 영예의 전당에 올랐지만 2008년 자신의 분신처럼 아끼던 이자벨라 블로우의 자살 소식과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을 겪은 이후, 끝없이 추락해가는 자신의 에너지를 결국 자살이라는 마침표를 2010년에 찍게 된다.

 

이 세상에서 육체는 존재하지 않더라도 알렉산더 맥퀸은 자신의 정신과 신념 그리고 믿음을 죽기 전 만든 컬렉션에 모두 녹여내었다. 알렉산더 맥퀸이 죽기 전 만든 컬렉션의 주제를 잠깐 살펴보자.

 

▲ 2008 S/S - La Dame Bleue(알렉산더 맥퀸의 절친인 이자벨라 블로우를 추모하는 쇼로 이자벨라의 시그니처 패션 아이템인 머리장식을 주제로 런웨이를 장식) ▲ 2009 F/W - The Horn of Plenty(과도한 현대인의 소비 만능주의를 비판하는 주제로, 다양한 산업 폐기물을 중간에 모아 놓고 마치 삐에로처럼 치장한 모델들이 그 주위를 걸어다니게 함) ▲ 2010 S/S - Plato's Atlantis(아틀란티스에 대한 신화를 모티프로 한 컬렉션으로 레이디 가가가 착용해서 유명해진 알 모양 하이힐이 핫이슈가 되었다. 자동  카메라를 런웨이 주변에 설치해 패션쇼 최초로 라이브 스트리밍을 도입한 쇼이다. 맥퀸이 지휘한 마지막 컬렉션으로, 맥퀸이 디지털 패션 라이브를 예견했다는 평을 듣는 쇼) ▲ 2010 F/W (맥퀸의 마지막 자살 이후, 맥퀸의 사라 버튼과 직원들이 디자인을 모두 믹스매치한 컬렉션. 중세와 르네상스 이전의 유럽을 배경으로,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그림을 드레스에 프린트하고 모델들에게는 금색 머리장식을 만들어 씌어 맥퀸은 죽었지만 맥퀸의 정신은 유한하다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린 쇼)

 

이처럼 맥퀸은 죽기 직전까지도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자 하였고, 패션계의 현재와 미래를 예견하는 패션 트렌드세터이자 predictor의 역할을 자처했다.

 

2020년 맥퀸이 세상과 이별한지 10년이 지났지만 맥퀸의 정신은 유한하다. 현실의 한계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피플들에게 맥퀸의 정신은 한 줄기 빛과 같은 희망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 

경력사항

  • 前)매치스패션닷컴 고객 관리 담당
  • 前)롤랑 뮤레(Roland Mouret) 바잉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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