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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중단 브랜드 더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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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9월 23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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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밍고, 디데무, 지보티, 비키, 에이치커넥트 등 

상반기 중단 브랜드만 줄잡아도 40개 넘어​ 

상반기 백화점 영업 중단 브랜드는 약 40개에 달한다. 롯데, 현대, 신세계, AK플라자 등 유통사를 가리고 나눌 것도 없다. 한두 개 매장을 운영하는 소형 브랜드부터 20~30개 매장을 운영하는 전문기업들까지 다양하다.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브랜드도 포함됐다.

 

유통업계서는 하반기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반기 6개월을 버텼으니, 하반기에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체력을 갖고 있지 않을까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실상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브랜드가 중단되면 업체는 물론이고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은 유통사다. 백화점은 브랜드들의 상황을 미리 감지하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상황을 파악해 대안을 마련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장이 가장 먼저 안다

브랜드 중단 시그널이 가장 먼저 나오는 곳은 매장이다. 직원들 월급이 밀린다거나 숍매니저 수수료가 입금이 안 된다거나, 기업의 어려움을 암시하는 징조들은 매장에서 가장 먼저 감지된다.

 

각 지역 점포들에서 이 같은 브랜드 정보가 나오게 되면 점 단위에서 매입부까지 정보가 단번에 흘러들어간다. 바이어들은 이 같은 조짐이 있을 경우 업체에 전화해 사실을 확인하고, 대안을 마련한다.

 

정보를 확인했다고 해도 딱히 방법은 없다. 수익이 나지 않아 브랜드를 중단하고 매장이 빠질 경우 당장 대체할 브랜드를 찾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규 브랜드도 없고, 그렇다고 온라인 브랜드를 기준 없이 입점시킬 수도 없다. 신규 브랜드라고 해도 원치 않는 점포에 매장을 내줄 리도 없다. 

 

중단 브랜드가 몰리는 복종은 여성, 어덜트, 영캐주얼, 캐주얼, 남성복 등 가릴 것이 없다. 백화점을 지탱해온 메인 상품군들이다. 이들의 자리가 빌 경우 스포츠, 리빙, 뷰티, 잡화 등 다른 상품군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대체할 브랜드가 없다고 백화점 문을 닫을 수도 없으니, 장사가 되는 다른 상품군이라도 입점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여성복 매장 옆에 리빙 매장이 들어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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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백화점>

 

브랜드 영업팀이 마지막에 안다

백화점과 브랜드의 접점은 영업부다. 그러나 브랜드 중단 소식을 가장 나중에 알게 되는 부서도 영업부라고 한다. 브랜드 중단 결정은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이 먼저 결정하고, 영업부에는 가장 나중에 알리는 경우가 많다. 백화점에 가장 늦게 알리고, 매장에는 더욱 늦게 알려야 한다. 브랜드는 종료하더라도 매장을 빼는 순간까지 장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백화점 바이어가 브랜드 영업팀으로부터 중단 공문을 받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렇다고 백화점 바이어가 브랜드 대표나 경영진과 소통 채널을 갖고 있지도 못하다. 바이어 담당은 수시로 바뀌고, 브랜드 경영진이 바이어를 만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두 개 매장을 하는 신규 브랜드 대표가 아니고서는. 요즘에는 그 마저도 없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보니 백화점은 업체에 수시로 전화해 상황을 확인할 수도 없다. 영업부는 통상 방어해야 하는 입장이니 회사 상황을 미주알고주알 알릴 수도 없다. 다만 각 지역 점포의 현장에서 나오는 소리를 잘 듣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수밖에.

 

현재도 중단 조짐이 보이는 브랜드가 한두 개가 아니라고 한다. 한 백화점 바이어는 “중단 기미가 보여도 직접 전화해 물어보기도 쉽지 않다.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질문을 하기는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종료되는 고용지원금

정부에서 지원하는 고용지원금도 이달로 끝이 난다. 고용지원금은 유급 휴가를 받은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의 50% 이상 지원해주는 제도다. 일부 기업들은 이 자금을 받아 연명해 왔는데 이마저도 이달 종료되면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백화점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외 중단 브랜드는 소식을 미리 접하기도 하지만 국내 브랜드들의 상황을 파악하기란 어렵다. 앞서 언급한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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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백화점>

 

패션 기업들에게 고용지원금의 비중은 사실상 컸다. 직원 급여를 절반 이상 보전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회사에 나오지는 않더라도 기본적인 업무는 재택을 통해 처리하고, 최소한의 인력으로 살아남기 위한 운영을 해오며 근근이 버텨왔지만 하반기가 문제다. 지원도 없고, 살아남을 방법도, 공기도 희박해지고 있다.

 

이미 줄여놓은 물량

패션 매출의 분수령은 가을, 겨울이다. 무거운 옷들이 많이 팔릴 수밖에 없는, 단가가 높아 매출 비중이 높은 겨울 장사가 패션 한 해 장사를 좌지우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복의 경우 많게는 추동시즌 매출 비중이 춘하의 두 세배 높은 경우도 있다. 이렇게 중요한 가을 겨울 시즌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브랜드들의 표정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상반기 매출이 없어, 자금이 없고, 물량을 지를 수도 없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물량을 15% 이상 많게는 30%까지 줄여놓은 상황이다. 물량이 없다는 것은 매출을 올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량을 줄였다는 것은 고객이 사고 싶어도 사이즈가 없어 팔 수 없다는 말이다. 스타일 수도 줄어들었다.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는 것이다. 

줄여 놓은 물량이라도 팔리면 다행이다. 예기치 못한 발병으로 어떤 상황이 연출될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패션은 이미 1년 전 내년 농사를 예상하고 기획하고, 생산 발주를 진행해야 하는데 내일 일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대비책도 통할리 없다.

 

내년 춘하시즌 물량 계획도 사실상 막막하다. 경기가 풀릴지, 막힐지, 코로나가 계속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브랜드들은 도박 수준의 결정을 내려야하는 상황이다.

 

마지막 베팅을 했던 브랜드들을 포함해 그동안 죽기 살기로 버텨온 브랜드들마저 올 겨울 장사가 혹시라도 잘 안된다면, 지금 보다 더 많은 브랜드들이 사업을 종료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내년 춘하시즌이 더 큰 문제

추동시즌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내년 춘하다. 지난 상반기 40여개 브랜드가 사업을 종료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40여개가 넘는 브랜드들이 문을 닫는다면, 내년 춘하시즌에는 더 큰 연쇄반응이 올 수도 있다.

 

억지로 버티면서 준비한 브랜드들의 겨울 장사가 잘못되면 내년 춘하시즌에 살아남을 브랜드는 거의 없게 된다. 현재 여전히 장사가 잘되는 수입 브릿지, 컨템포러리 브랜드 일부를 제외하고는 손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의 브랜드들이 많지 않다. 온라인으로 돌려 대비하거나, 아웃렛으로 유통을 전환하거나, 이제 순수 백화점 유통에서 내셔널 브랜드로 버티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백화점마다 어려운 상황의 브랜드를 지원하기 위해 무이자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갚을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대출을 받아 연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일본 백화점이 붕괴되고 재편 된지 10년이 넘었다. 유통 트렌드가 일본보다 10년 늦는다는 한국 역시 백화점이 붕괴될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이 같은 외부 요인으로 무너질지는 아무도 몰랐다. 준비할 수도 대비할 수도 없는 코로나의 차가운 기운이 패션과 유통업계에 감돌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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