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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아름다운 드레스 <오픈플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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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윤수 前 무신사 매거진 에디터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3월 09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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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 실현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우리 모두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라고 합니다. 빠르고 간편한 소비에 익숙해진 시대, 빠른 변화의 속도에 익숙해진 것을 바꾸는 일이 어렵다고 합니다. 그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기에, 우리의 삶을 피로하게 만들며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습관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한 걸음씩 천천히 내딛으며 살다보니 차츰 더 큰 자유로움을 느끼고 있다.”

 

이옥선 디자이너의 ‘오픈플랜(OPEN PLAN)’은 ‘지속가능 패션’이란 명제에 집중하며 기존과는 다른 결을 갖고 있습니다. 이상을 지향하는 동시에 현실적인 실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누가, 그리고 언제? 이옥선 디자이너가 2017년부터 


이옥선 디자이너는 데무의 박춘무, 오브제의 Y&Key, 한섬의 타임을 거쳤습니다. 그리고 2010년에 ‘아웃스탠딩오디너리’를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차이나(Plastic China, 2016, Jiu-Liang Wang)’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아 이번 호에 소개할 ‘오픈플랜’을 시작했습니다. 

 

2017년 겨울, 당시 크게 느낀 생각을 담아내고자 ‘오픈플랜’을 시작했습니다. 2019년 헬싱키 패션 위크에 참여했을 때가 브랜드의 전환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선보인 옷들은 브랜드의 이념을 충실하게 구현합니다. 

 

GOTS(Global Organic Textile Standard) 인증을 거친 오가닉 코튼, 리넨, 라이오셀 원단을 ‘보태니컬 다잉(오직 식물성 원료만 사용하는 기법)’으로 염색했고, 플라스틱 지퍼와 단추를 사용하지 않고 너트 단추를 써 플라스틱 프리 99%의 컬렉션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디자이너와 디렉터의 두 사람이 만드는 소규모 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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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패션위크 2019 Photo Chau Hoang.jpg>

 

어디서? 하남, 우리나라, 전세계

경기도 하남시 조정경기장 옆 미사리의 한적한 곳에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이 곳에서 기획된 디자인은 모두 국내 공장에서 만들어집니다. 다만 내수 생산을 고집하는 이유가 조금 다릅니다. 지역경제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는 것, 이동거리를 줄여 탄소배출을 낮추고, 공급과 유통구조를 간소화해 노동인권 문제도 줄여나가는데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판매처는 세계 각국입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영국, 이태리, 프랑스 등의 유럽, 두바이와 이스라엘의 중동, 미국과 호주에도 오픈플랜 제품들이 진출했습니다. 중국의 i.t, 미국의 Lisa Says Gah와 같은 유통사들을 통해 세계 사람들과 만납니다. 전 세계로 나가지만 가치를 잊지 않습니다. 

 

원재료의 재배 과정부터 제조, 가공, 유통, 소비자 사용 후 폐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합니다. 수출을 포함하는 유통 역시 그 과정에 속하며, 오픈플랜은 보다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섬세하게 다가설 것입니다.

 

무엇을? 경계가 없는 옷, 다만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옷

브랜드가 어떤 카테고리에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옥선 디자이너는 ‘지속가능한 패션’이라 답했습니다. 성별이나 나이로 규정하지 않으며, 브랜드 주제와 방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작년에는 좋은 평가를 많이 받았습니다. 지속가능을 고려하는 윤리적 패션 브랜드들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에서 벗어난 세련된 컬렉션이라는 평가를 얻었다고 합니다. 작년 중 반향이 좋았던 제품군은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드레스입니다.

 

디자이너는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은 드레스, 탑, 스커트 제품을 추천합니다. 물론 디자인만 신경을 기울인 것은 아닙니다. 앞서 설명한 ‘플라스틱 프리 99%’인 동시에 화학물질의 사용을 최소화했기에 환경과 입는 사람 모두를 생각한 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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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패션위크 2019 Photo Emilia Bengtstrom>

 

어떻게? 삶과 환경을 살피며 세부적이고 포괄적으로

디자인은 어떤 상황, 혹은 문제를 해결하는 독특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는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패션은 멋과 아름다움을 논하는 분야라 생각하며, 동시에 그 멋과 아름다움은 다른 생명에 위협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옥선 디자이너는 과거 패션 산업이 보인 태도, ‘더 많이’ ‘더 싸게’ ‘더 빨리’ 만드는데 몰두하던 태도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미 세상에는 옷이 너무 많고, 더 이상 만들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봅니다. 패션 디자이너는 오늘날 패션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가치가 많아 보입니다. 

 

많이 만들지 않고, 과대포장하지 않으며, 자극적으로 말하지 않고, 지역사회와 지역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모든 생명에 친절하며, 편견과 증오를 멀리하고, 사랑과 평화를 이야기하며, 현재의 우리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의 지구를 생각하며, 패션의 진정한 가치를 사람들과 나누는 것. 이 모두가 브랜딩에 있어 중요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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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불 피해 복구 숲 조성 현장>

 

왜? 반성과 역할과 기능,  그리고 지속가능

작년 식목일의 강원도 산불에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모아둔 오픈플랜 트리펀드로 1,500여 그루의 나무를 강원도에 심었습니다. 작은 노력이지만 새로운 숲이 시작되는 현장에 함께 있을 수 있어 무척 뿌듯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나무를 심으며 나아가고 싶어 합니다. 개인의 도덕적 성취, 동시에 브랜드 이념을 구현하는 수단으로 유효할 것입니다.

 

이옥선 디자이너에게 오픈플랜은 입체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삶에 균형을 맞추는 요소이며, 오늘날의 환경적 위기에 대응하며 지속가능성에 대해 말하는, 동시에 패션 본연의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셋은 서로 상호작용하며 묶여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본인을 포함한 우리 세대의 디자이너들이 패션을 대할 때 단지 외형의 미만 보고 말해왔다고 반성합니다. 

 

패션은 멋지고 아름다운 동시에 빠르고 강력한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증명하는 브랜드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가치를 빠르고 강력하게 전달하는 매체, ‘지속가능 패션’을 생각하는 오픈플랜이 나아갈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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