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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이색 협업 편의점X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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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선 일본 유자베이스 애널리스트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3월 09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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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과 어패럴 업계가 손을 잡아 도쿄에 새로운 협업이 등장했다. 

일본 의류 브랜드인 어반 리서치(UR BAN RESEARCH)와 편의점인 패밀리마트가 협업한 새로운 형태의 점포인 ‘어반 파미마(アーバン・ファミマ)’가 도쿄의 토라노몬 힐즈에 오픈한 것.

 

최근 패션업계는 다양한 업종 및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어패럴과 편의점의 협업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일까? 그리고 이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많은 의류 브랜드들이 타업종과 협업을 하는 이유는 경영 환경이 변함에 따라 더 이상 고객을 모으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협업을 통한 집객 효과 

일본 어패럴 업계의 상황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2013년 이후 의류 소매 시장 규모는 9조2천~3천억엔 사이에 정체돼 있으며, 여성 의류 시장은 2013년 5조 8290억엔에서 2018년 5조 7214억엔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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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파미마 내부.>

 

 

이처럼 가계 소비 중에서 의류가 차지하는 금액은 줄어들고 있으며, 옷 구매 방법으로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선호하고 있다. 어반 리서치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의 협업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패션업계는 소비자와 접하는 터치 포인트가 점점 적어지고 있다. 이번 협업을 통해 터치 포인트를 넓히고 싶다. 다양한 고객이 방문하는 편의점과 협업함으로써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려는 목적이다.”

 

편의점은 어떤 상황일까? 

편의점의 점포당 매출과 고객 수가 감소하고 있다. 1인 및 2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유통 채널 중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이던 일본 편의점이 정점을 찍고 포화 상태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그나마 새 점포를 계속 오픈하면서 성장세를 유지해온 편의점 업계가 작년부터는 점포 수 마저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인력 부족과 이로 인해 24시간 영업을 포기한 점포가 증가함에 따라 편의점을 둘러싼 환경 또한 예전 같지 않다. 

 

패밀리마트는 이번 협업을 통해 주말에는 사람이 거의 없는 오피스 빌딩 내에 위치한 패밀리마트 매장에 고객이 모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자, 협업의 목적을 알았으니 함께 공간을 둘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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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전경>

 

더 오래 머물도록 설계한 공간

필자는 ‘어반 파미마’를 직접 방문하기 전에는 편의점과 의류의 협업이 어떻게 펼쳐질지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다. 어반 리서치는 20~30대가 메인 타깃으로 남성복, 여성복, 잡화 등을 직접 제작할 뿐만 아니라 해외 브랜드들을 선택해 제공함으로써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이다. 

 

가격대는 여성복 기준으로 재킷은 2만엔대, 스커트나 바지는 1만엔대 정도가 가장 많다. 마치 슈퍼마켓과 같은 편의점과의 협업이 오히려 어반 리서치의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시키지는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필자가 가졌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어반 파미마의 편의점은 기존의 편의점과는 다르다. 일본 편의점의 평균 면적이 160~200㎡(50~60평)인데 반해 어반 파미마의 패밀리마트는 약 317㎡(96평)으로 규모가 크고 상품 진열대의 간격도 넓을 뿐만 아니라 천장이 높아 들어서는 순간부터 탁 트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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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파미마의 매장안에는 어패럴과 식료품이 함께 진열되어 있다.>

 

 

어반 리서치는 약 265㎡(80평)의 규모로 패밀리마트와 어반 리서치를 합치면 약 595㎡(180평)의 규모이다. 두 점포가 한 장소에 뒤섞여 있을 것이라는 필자의 예상과 달리 편의점 섹션과 어패럴 섹션은 자연스럽게 분리됐다. 어반 리서치 브랜드의 분위기가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온전히 어반 리서치의 상품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는 패밀리마트에서 어반 리서치로 넘어가는 공간에 좌석과 테이블을 마련해 놓음으로써 두 공간이 자연스럽게 분리되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편의점 내 식사가 가능한 공간인 ‘잇인 스페이스(Eat-in Space)’는 패밀리마트와 어반 리서치를 분리하는 역할 이외에 한 가지 역할을 더 하고 있다. 바로 고객들이 점포 내에 오래 머물도록 한다.

 

최근 일본의 편의점들은 잇인 스페이스를 늘리는 추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잇인 스페이스는 좌석 수가 몇 개 없는 곳이 많고 패스트푸드 매장 같은 분위기가 대부분이어서 빨리 먹고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반 파미마의 잇인 스페이스는 마치 카페와 같다. 좌석 수도 38석으로 많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좌석에 콘센트를 설치해 놓았고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흐르는 음악도 카페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한 몫하고 있었다. 실제로 잇인 스페이스를 이용하는 사람의 반 이상이 업무를 하거나 회의 중이었다. 

 

오피스 워커를 타깃으로 한 상품 구성

한 가지 더 필자가 눈여겨 본 점은 편의점과 어반 리서치의 상품 구성이었다. 어반 파미마가 위치한 곳은 토라노몬이라는 오피스가 밀집해 있는 곳이며, 특히 외국계 회사들이 많이 위치해 있다. 어반 리서치의 의류들은 직장인을 타깃으로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오피스 룩을 중심으로 구성해 놓았으며, 최근 인기있는 해외 브랜드 의류 및 액세서리도 잘 편집해 놓았다.

 

패밀리마트에는 일반적인 편의점에서는 보기 힘든 선물 세트, 특히 전통 스낵 등과 같은 일본을 대표하는 선물 세트를 많이 구비해 놓았는데 이는 주변에 있는 외국계 기업을 겨냥한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던 시절의 오피스도 어반 파미마 근처였다. 가끔 해외에서 임원진들이 방문하는데 그 때마다 기념품 혹은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관리팀 직원이 시부야나 신주쿠의 백화점을 가곤 했다. 만약 그때 어반 파미마가 있었다면 굳이 백화점을 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선물 세트가 충실히 구비돼 있다. 

 

편의점과 의류 브랜드는 서로의 고객을 공유함으로써 고객층을 확장했다. 고객층을 확대한 후에는 고객들이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공간을 카페처럼 만들었다. 여기에 고객들의 니즈와 취향에 맞는 상품을 제안함으로써 매출 향상을 꾀하고 있다. 

 

결국 오프라인 점포의 가장 큰 과제는 ‘집객과 ‘체류’로 귀결된다. 오프라인 유통은 어떻게 하면 한 명이라도 더 점포를 방문하게 할 것이며, 방문한 고객을 어떻게 오래 머무르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다. 편의점과 의류 브랜드의 협업은 이러한 오프라인 공간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이다. 

앞으로는 어느 의류 브랜드가 누구와 손을 잡을지, 또 편의점은 어떤 업종과 협업할지 더욱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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