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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아름 패션칼럼니스트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2월 24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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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빛나는 엄청난 기록을 세운 2020년 2월 9일 일요일 저녁,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이 할리우드로 몰렸다. 

 

이 중요한 순간을 놓칠 수는 없는 일.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티비 앞에 앉았다. 칸 영화제를 시작으로 전 세계 영화제를 휩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트로피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초조하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봉준호 감독이 국가를 대표해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해외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의 입장에서는 마치 올림픽 경기를 지켜보듯 두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비영어권 영화에 박하기로 유명한 오스카에서 처음으로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했다는 사실은 한국인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특히 봉준호 감독의 시각과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지금 입고 있는 드레스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영화 기생충만으로도 무척 특별했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 특별한 순간들이 많았다.

 

영화제는 항상 레드카펫으로 시작된다. 레드카펫은 영화제의 꽃이라고 불릴 만큼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벤트이다.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의 레드카펫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행사로 패션 브랜드로서도 놓칠 수 없는 중요한 마케팅 기회이다.

 

매년 영화제 수상소식 만큼이나(어쩌면 더 많이) 레드카펫 베스트 드레서 & 워스트 드레서 기사가 올라오니 말이다. 

 

배우들이 레드카펫에 도착하면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한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인터뷰에서 리포터의 첫 질문은 대개 “지금 입고 있는 드레스는 어느 디자이너의 옷인가요(Who are you wearing)?”이다. 대중의 관심사는 누가 수상을 하는지 보다, 누가 어느 디자이너의 드레스를 입었는지에 더 쏠려 있는 듯 말이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도 경쟁작 만큼이나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영화 ‘북스마트’의 떠오르는 스타인 ‘케이틀린 데버(Kaitlyn Dever)’가 레드카펫에 도착했을 때 E!(미국의 연예 프로그램)쇼의 호스트는 그녀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지금 입고 있는 드레스는 어느 디자이너의 옷인가요?” 그녀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모두들 어느 브랜드의 이름이 나올까 궁금한 그 순간, 브랜드보다 먼저 나온 단어는 “Sustainability(지속가능성)”이었다. 

 

“이 드레스는 완벽하게 지속가능한 루이비통의 드레스에요. 나는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옷을 지지하며 그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대답에서 레드카펫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만큼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전에도 환경문제에 대한 자각을 위해 여러 방식으로 레드카펫을 활용한 스타들을 볼 수 있었다.

 

올해는 특히 더 많은 스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패션계와 영화계 모두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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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뱅크스(Elizabeth Banks)​ 

 

레드카펫, 그린으로 물들다

이러한 변화의 뒤에는 수년전부터 시작된 많은 노력이 있었다.

 

2019년에 10주년을 맞이한 ‘레드 카펫 그린 드레스(Red Carpet Green Dress(이하 RCGD)’가 대표적인 예이다. 

 

환경운동가 수지 에이미스 카메론(배우 및 작가이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부인)이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패션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한 단체로 RCGD는 전 세계 디자이너들에게 사회적 영향 고려, 제조업체의 공정하고 인간적인 대우, 명확한 공급망, 재활용 및 생분해성 재료 사용 등에 초점을 맞춰 친환경 의류를 공급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루이비통, 아르마니, 비비안 웨스트우드, 리포메이션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비롯해 최근에는 렌징의 프리미엄 친환경 소재 브랜드인 텐셀 럭스(Tencel Luxe)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레드카펫을 그린물결로 물들이는데 앞장서 왔다. 

 

올해 오스카 레드카펫에서는 케이틀린 데버 뿐만 아니라 레아 세이두도 RCGD의 엄격한 지속가능성 기준에 따라 만들어진 커스텀 메이드 루이비통 드레스를 입었는데, 이는 모두 텐셀 럭스 필라멘트 실로 만든 유기농 실크 대체 원단으로 만들어졌다.

 

이 원사는 100% 식물성 원료로 재생 가능한 목재를 사용해 생산된다.

 

아카데미 시상식보다 먼저 진행된 BAFTA(British Acad emy of Film a nd Television Arts) 어워즈는 아예 공식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해 시상식에 참석하는 스타들에게 “예전에 입었던 의상을 다시 입거나”, “빈티지 의상을 입거나”, “스텔라 매카트니나 가브리엘라 허스트와 같은 친환경 디자이너의 의상을 입기를” 권유했다.

 

물론 실제 이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따른 스타는 많지 않았지만, 케이트 미들턴이 2012년에 입었던 알렉산더 맥퀸의 금색 자수가 놓인 크림컬러 드레스를 다시 입고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이 외에 영화 작은아씨들로 여우 주연상후보에 오른 시얼샤 로넌(Saoirse Ronan)은 BAFTA 시상식에서 입은 구찌 블랙드레스의 원단을 재활용해 만든 페플럼 드레스로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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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폰다(Jane Fonda)​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관심과 실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서 만든 드레스나 리폼한 드레스도 물론 좋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 볼 때 가장 이상적인 선택은 이미 갖고 있는 의상을 입는 것.

 

호아킨 피닉스는 스텔라 맥카트니의 턱시도 한 벌로 수많은 시상식을 모두 소화했고, 제인 폰다(Jane Fonda)는 2014년 칸에서 입었던 엘리사브 드레스를 올해 오스카 레드카펫에 다시 입고 등장했다.

 

그녀는 평소에도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스타로 유명하며 더 이상 새 옷을 사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후 수년째 몸소 실천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뱅크스(Elizabeth Banks) 또한 2004년 베니티 페어 애프터 파티에서 입었던 브래들리 미카사의 레드 드레스를 입고 오스카 레드카펫에 섰다.

 

그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후변화와 연관된 패션에서의 지속가능성과 소비주의, 생산과 소비, 해양오염, 노동과 여성문제 등의 중요성을 전 세계적으로 인식시키기 위해서”라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이 모든 변화가 레드카펫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지닐까? 물론 BAFTA만 봐도 상대적으로 참여도가 미미했고, 오스카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이 지배적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이다.

 

브랜드와 광고 및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는 샐럽의 입장에서 본인의 의지만으로 친환경적인 선택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따를 뿐만 아니라 브랜드 입장에서도 이런 엄청난 마케팅 기회를 그저 빈티지 아카이브로만 채우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분명한 것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행사에서 패션계나 영화계 모두 환경문제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충분히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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