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근 前 아디다스코리아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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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5월 07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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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근 前 아디다스코리아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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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혁신에 대한 확고한 지식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심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 

지난해 3월 강형근 아디다스코리아 디렉터가 회사를 그만둔다는 소식이 업계에 빠르게 퍼졌다. 국내 스포츠 마켓에서 ‘아디다스’를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려놓은 산증인이자 아디다스글로벌 내에서도 10명이 채 안 되는 브랜드 디렉터 직책을 내려놓고 회사를 떠났기 때문이다. 

 

특히 브랜드 디렉터는 한 나라의 대표가 될 수 있는 관문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의 갑작스런 퇴직은 그야말로 화제가 됐다. 

 

강형근 디렉터는 지난 89년 6월 아디다스코리아의 전신인 제우교역에 입사 후 30년 가까이 아디다스맨으로 근무했지만 작년 5월자로 미련 없이 아디다스코리아를 나왔다. 그는 4~5년 전부터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패션 경기가 저성장 체제에 접어든 만큼, 기존 패션 사업이 위기와 혼동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해 테크 기술이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아디다스’에 남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새로운 것, 즉 디지털 비전에 대한 확신을 갖고 회사를 나와 곧바로 서울대 공과대학원 미래융합기술 최고위과정이라는 다소 생소한 영역에 도전을 시작했다.

 

아디다스의 최고 전성기와 함께 했던 강형근 씨를 도곡동 한 카페에서 만나 코로나 이후의 패션 사업과 인생 제 2막에 대해 들어봤다.

 

Q 아디다스를 나온 이유와 최근의 근황은? 

‘아디다스’라는 한 회사에서 29년을 다녔다. 사원으로 입사해서 전 세계에도 몇 명 없는 브랜드 디렉터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두 번의 사직서를 냈다. 이들 사직서는 모두 도전을 위한 것이었다. 첫 번째는 캐나다 유학을 위해, 두 번째인 작년에는 4차 산업의 핵심기술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주요 기술을 좀 더 깊이 배우고 나 자신의 변신을 위한 선택이었다. 회사를 그만 두기 전부터 패션의 미래, 특히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서울대 공과대학원 미래융합기술 최고위과정을 작년 11월까지 다녔다. 또 9월부터 11월까지는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15편의 방송제작에 참여했고 전경련, 한국능률협회, 스포츠산업협회, 대덕 앤트리, 컨텐츠 마케팅 서밋 등에서 강연도 하며 바쁘게 지냈다.

 

Q 현재 패션에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기술은 어느 정도 응용되고 있는가? 

이번 코로나 사태에도 로봇과 드론, 3D 프린팅 기술이 재난 구조와 진단 키트 제작에 많은 도움을 주었듯이 세계적인 유통업체인 아마존과 알리바바 그리고 국내의 이마트와 GS25에서도 이미 빅데이터와 센서 기술, 개인의 신용카드와 연동된 자동결제 시스템이 가능한 무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 오프라인 기반의 매장도 RFID 기술을 이용한 신속한 재고관리, 스마트 미러와 스마트 행거, VR 등의 리테일 키오스크, 전자가격표시기를 통한 실시간 가격 프로모션 실시, 판매사원이 손에 든 디바이스로 전국 매장의 재고를 몇 초 만에 파악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 스토어까지 이미 일반화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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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와 나이키 역시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서 입체적인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어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고, 향후 신발의 갑피와 아웃솔에 동시에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시켜 더욱 정교해진 프리미엄 제품들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것이다. 

 

Q 코로나 이후, 패션 유통시장의 변화가 많이 변할 것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결론부터 말하면 상당히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 오프라인 매장(가두점)의 감소와 폐점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잘 연결된 옴니채널 서비스가 가능한 대형 쇼핑몰이나 핵심상권 내의 오프라인 매장만이 생존하는 형태로 바뀔 것이다.

 

이미 롯데도 전체 매장의 30%에 해당하는 200여개의 비효율 점포를 정리한다고 하지 않았나? 여기에 덧붙여 신세계와 이마트는 전자상거래의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해서 엄청난 규모의 물류시설과 풀필먼트(Fulfillment) 센터 설립에 투자를 하고 있고, 홈플러스 역시 주요 거점에 있는 매장의 지하층에 자체 물류 기능을 설치하고 있다. 한마디로 엄청난 변화다. 

 

미국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이 되면 스포츠 의류와 신발 구입의 75%가 온라인 구매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2026년까지 약 7만6천개의 소매매장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Q 왜 패션 마켓도 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을 도입해야 하는가?

패션업계에서는 새롭게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또 지금까지 해왔던 성장과 이익공식으로는 생존과 연명이 어려워진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에 비하면 국내 기업들의 변신속도는 너무 느리게 느껴진다. ‘설마 그렇게 빨리 오겠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기술 변화가 몰고 오는 소비자의 변화를 깨닫지 못한다.

 

비단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다. 모든 것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50~60대가 앱을 통해 동네 마트의 물건을 구매하고 50대가 유튜브 구독자가 20대를 능가하는 시대가 됐다. 

 

시대는 달라졌다. 소비자들은 블록체인이나 ICT, 빅데이터, AI 등 기술이라는 개념을 직접적으로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미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담당자들이 이들을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즉 소비자가 대학생인데 초등학교 지식을 가진 종사자들이 대학생을 가르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용어 정도 알았다고 해서 DT를 아는 것은 결코 아니다. 즉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도록 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DT에 대한 의사 결정이 필요한 시기다. 물론 누가 이것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물론 시스템에 투자하고 IT관련 외부 인사를 영입하면 된다. 그런데 이에 대해 기업 내에서 아무도 모른다면 어떻게 될까. 위임한다고 해결될 문제만은 아니다.

영입했으니 ‘당신 마음대로 해 보세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영진들도 알아야 할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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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15편의 방송제작에 참여했다.>

 

 

불과 5~6년 후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일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변신을 하지 않고 도태될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다.

Q 글로벌 브랜드들은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나?

 

‘자라’는 재고회전율이 가장 빠른 회사다. 2주마다 신상품이 전세계 매장에 진열되는 초스피드의 다품종 소량생산 회사이다. ‘유통회사는 재고로 흥하고 재고로 망한다’고 한다. 자라는 이에 가장 특화돼 있다. 즉 앞으로는 RFID, IoT, 블록체인, 스마트팩토리,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한 고객 및 수요예측으로 재고 최소화를 지켜 나가는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아디다스, 나이키는 이미 수년전부터 키 시티(Key City)전략을 쓰고 있다. 뉴욕, LA, 도쿄, 상하이, 런던, 파리, 서울 등 전 세계 주요도시를 대상으로 특화된 제품과 마케팅, 브랜드 활동 전략을 실행해오고 있고, 이는 전세계의 ‘도시화’라는 메가 트렌드로 볼 때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전략이라고 본다. 주요 거점 도시 위주로 특화된 매장, 플래그십 스토어, 특화상품, 한정품, 로컬 마케팅을 하게 될 것이다. 

 

아디다스와 나이키 역시 자라의 경우처럼 직영점이나 DTC(Direct To Cons umer) 비즈니스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본다. 이는 매장의 과학적이고 효율적이고 투명한 관리는 물론, 매장에서 발생되고 얻어지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전략에 반영하는 동시에 매장을 하나의 브랜드 플랫폼으로써 질적 관리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데이터 확보와 데이터 분석 그리고 빠른 생산 프로그램이 이미 승부의 관건이 되고 있는 셈이다.

 

Q 이커머스(e-Commerce)의 성장세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고, 그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 

미국의 한 보고서를 보면 흥미롭다. 2016년, 뮤직과 비디오의 온라인 구매 비중이 90%까지 올랐고 도서와 잡지의 경우는 2021년에 약 75%까지 온라인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의류, 액세서리, 신발, 스포츠용품 등은 2030년이면 75% 가량이 온라인으로 구매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리테일과 온라인을 다 이용하는 MZ세대들은 여전히 쇼핑의 주도세력이라 리테일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군소상권의 매장 수 감소는 피치 못할 상황이라서 점주나 기업 역시 미리 대비하고 보완할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특히 이커머스는 코로나 이후 더욱 급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물류, 배송, 풀필먼트 서비스가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사실에 눈을 떠야 한다. 

 

그런 면에서 DTC(Direct To Consu mer) 비즈니스에서 물류는 훨씬 지능화, 자동화되어 두뇌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고, 이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Q 미래의 패션산업은?

의식주는 기본적으로 삶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에 그 기본적인 수요가 늘 존재하겠지만 패션은 업종별, 복종별, 카테고리별로 확장이 지속되면서 생존을 위한 전투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상품은 넘쳐나고 모든 것이 비슷해진 시대다. 무엇으로 차별화를 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더 빨리 만든다’, ‘싸게 만든다’는 과거의 것이다. ‘좋은 소재로 만든다’ 역시 이미 하고 있다. 그동안 없었던 기술을 입혀서 색다른 경험을 만드는 것이 남은 영역이다.

 

즉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형태의 연결적 서비스 매장 체제를 빨리 갖추는 것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본다. 또 이커머스의 폭발적 성장을 대비해 물류의 지능화와 풀필먼트 기능의 고도화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시스템을 갖춘 브랜드가 시장순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누구나 창업이 쉬워지는 시대가 왔다. 그리고 테크를 곁들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많이 탄생되고 있고, 머지않아 패션도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구독경제, 공유경제, 중고품 사용의 리셀 구매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2~3년은 그야말로 유통의 격변기가 될 것이다. 

 

Q 브랜드나 유통에서 영입 의사는 없었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물론 많이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혁신에 대한 확고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1년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기술이 산업 분야별로 생산, 서비스, 예측, 마케팅, 영업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영향을 미치면서 어떠한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있는지를 실제 사례 중심으로 공부하고 이해했다면, 올해 상반기에는 전자상거래와 물류, 풀필먼트를 포함한 스마트 공급망 관리 그리고 유통과 관련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알아가고 있다. 매우 중요하기도 하고, 아주 재미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새롭게 쌓은 융합지식과 경험으로 과거의 전통적인 패션 유통의 비즈니스 성장방식에 선진화, 스마트화, 디지털화로 접목시키고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심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패션과 테크 패션, 유통 테크가 결합된 회사가 적합하다고 본다. 전통적인 브랜드에 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을 적용하거나 작은 브랜드들을 키워보고 싶다. 사업 비즈니스에 지식 경험, 학습 능력 네트워킹 조직을 갖춰 사람도 성장시키고 싶다.

 

전국을 돌며 조직이나 사람들에게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사회적 역할을 하면서 즐기는 삶을 살고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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