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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펙스와 르까프는 왜 ‘아픈 손가락’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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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6월 01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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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격상된 스포츠 산업을 이야기할 때 항상 따라붙는 의문점이 있다. “이 같은 스포츠 강국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토종 글로벌 브랜드가 없을까?” 스포츠 강국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이다.

 

세계 10위권에 드는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 

이는 불과 30년이 채 안된 ‘안타 스포츠(Anta Sports)’가 연 매출 27억7,000만 달러(약 3조4,000억원·2019년 기준)를 기록하며 전 세계 3위 스포츠 기업으로 우뚝 선 것을, 또 ‘아식스’와 ‘미즈노’, ‘데상트’가 글로벌 스포츠로 발돋움한 것을 먼발치에서 지켜만 봐야하기 때문일 것이다.

 

4050세대 즉 90년대 학창시절을 지낸 사람들이라면 토종 스포츠 브랜드인 ‘르까프’와 ‘프로스펙스’를 대부분 알고 있다.

 

지난 81년과 86년에 각각 론칭된 ‘프로스펙스’와 ‘르까프’는 90년대 국내 스포츠 시장을 이끌던 양축이었다. 여기에 지금은 사라진 삼성 ‘라피도’가 가세, 토종 3대 스포츠 메이커로 자리 잡으며 ‘나이키’, ‘리복’ 등 당시 글로벌 스포츠브랜드보다 이들 브랜드의 점유율이 높았던 시절이 있었다.

 

국제 행사를 계기로 신발 브랜드를 키웠던 일본 사례를 따라 ‘프로스펙스’와 ‘르까프’도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발판삼아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특히 ‘프로스펙스’는 80년대 초반 생성된 국내 프로 야구, 축구 등을 발판 삼아 고공 행진을 이어갔고 디앤액트(구 화승)는 1986년 기존 라이선스로 전개되던 ‘나이키’가 국내에 직진출하면서 ‘르까프’라는 자체 브랜드를 출시하며 90년대를 풍미했다.

 

하지만 지금은 글로벌 및 라이선스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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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펙스>

 

국내 유일의 토종 스포츠 ‘프로스펙스’와 ‘르까프’  

디앤액트 ‘르까프’와 LS네트웍스의 ‘프로스펙스’, 이들 브랜드는 각 기업의 간판이자 국내 스포츠 시장에 유일하게 살아남아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뿐만 아니다. 나란히 주인이 세 번이나 바뀐 아픈 기억도 있다. 르까프는 화승에서 경일, 사모펀드로 인수됐다가 지난해 초 회생 절차에 들어갔으며 최근 법원 회생절차를 조기 종결하고 사명이 디앤엑트로 변경되었다. 

 

‘프로스펙스’도 비슷하다. 국제상사 시절 국제그룹이 해체되면서 한일합섬에 매각됐고. 1998년에는 한일합섬의 부도로 법정관리를 받았다. 2007년이 돼서 지금의 LS네트웍스를 만났다. 이들 브랜드는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랐을 때 모기업은 사정이 어려웠다. 당연히 브랜드에 대한 투자는 없었다. 지난 40여 년 간 명맥을 이어왔지만 현재 유일하게 남은 토종 스포츠 브랜드의 아픔이자 현실이다.

 

물론 ‘프로스펙스’는 LS네트웍스에 인수되며 중흥기를 맞기도 했다. 워킹화 ‘W’를 론칭하며 김혜수에 이어 김연아를 모델로 기용해 상당한 수준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프로스펙스’는 젊은 고객을 확보하는데 한계성을 느꼈고 타 스포츠 브랜드와 아웃도어까지 워킹화 시장에 진출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재 이들의 최근 몇 년간의 실적은 암담하다. ‘르까프’를 전개하는 디앤액트의 지난 4년간의 매출액은 1,000억 원 가량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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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프>

  

지난 2016년 3,013억 원의 매출 규모를 보였던 이 회사는 2017년 2,635억 원, 2018년 2,625억 원을 기록했고 기업 회생절차가 시작된 지난해에는 2,109억 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매년 100억 원 이상의 영업 손실을 냈다. 수치는 ‘르까프’ 외에 ‘케이스위스’, ‘머렐’ 등이 포함됐다.

 

‘르까프’는 매년 영업이익이 발생했지만 갈수록 줄었다. 결국 지난해 초 부도로 이어졌다. IMF 시절 법정관리 신청에 이어 14년 만에 두 번째로 기업 회생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프로스펙스’의 매출 감소도 적지 않다. ‘프로스펙스’는 2010년대 중반까지 꾸준히 2,000억 원대 매출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몇 년간 매출 하락이 큰 폭에 이른다.

 

2017년 ‘프로스펙스’의 매출 규모는 1,697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8년 1,532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1,36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년 150~200억 가량의 매출이 줄고 있다.

 

향후 미래 역시 안개 속이다. 최근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며 올해 1분기 40~50% 가량의 마이너스 신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조금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아직 전년대비 매출 규모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3~4분기 역시 장담할 수 없다.

 

반전은 있을까?

이들은 생존을 위해 올해를 새롭게 다지는 원년으로 삼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지녔다.

 

먼저 디앤액트(구 화승)는 지난달 법원 회생절차가 조기 종결되면서 도약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이는 1월 31일 회생계획 인가 이후 3개월 만의 일이다. 올해 말 기업회생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던 디앤액트는 목표보다 빠르게 회생절차를 종결하면서 빠른 정상화 작업에 착수했다.

 

2월에는 사명도 변경했다. ‘꿈꾸라, 그리고 행동하라(Dream and Action)’는 의미로 화승에서 디앤액트로 사명을 변경하며 재도약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고, 지난달에는 새로운 회사 문화 정착을 위해 외부에서 정신모 사장을 신규로 선임했다.

 

현재 정 대표는 회사의 미래를 위한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대표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조직 개편과 계획을 구상 중에 있고 조만간 공식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디앤액트는 막대한 채무에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진데다가 지난해 지속적인 인력 감축을 통해 몸집을 줄였고 ‘머렐’의 매각도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수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케이스위스’와 2022년까지 라이선스 계약을 연장함으로써 상승 여력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과감한 변화와 혁신에는 투자가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같은 요소를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정상화작업이 이루어질 경우 선택의 마지막 종착지는 매각이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채무 상환이 일정 부분 이루어질 경우, 또 한 번의 매각이 이루어질 가망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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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까프’와는 다르게 ‘프로스펙스’의 상황은 비교적 나은 편이다. LS그룹, LS네트웍스의 뒷배가 탄탄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워킹화로 시작된 부흥기를 놓친 LS네트웍스는 지난 몇 년간 브랜드 매각과 중단, 인력 구조조정을 마치고 오로지 ‘프로스펙스’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올해가 재도약의 시발점이지만 코로나 19가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공개한 ‘프로스펙스’ 광고 캠페인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김광선과 배우 성훈이 출연, ‘잘됐으면 좋겠어 대한민국 오리지널’이라는 메인 메시지를 바탕으로 당시 복싱 금메달리스트 김광선 선수가 신었던 프로스펙스 복싱화를 그대로 복원해 시청자들로부터 그 시절 향수를 자극했다. 그동안 국내 프로구단과의 스폰서십이 없었으나 2019년 GS칼텍스 서울 KIXX와 스폰서십을 체결하여 2시즌 간 유니폼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스포츠 전문 브랜드로의 위상도 높여가고 있다.

 

‘프로스펙스’는 올해 로고 통합으로 본격적인 재도약에 나선다. 레트로 열풍에 맞춰 오리지널 라인을 재출시 했고, 론칭 초기의 ‘F’로고도 다시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높은 반응을 보이자 아예 브랜드 로고를 ‘F로고’로 통합했다. 즉 과거의 영광을 재현한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대한민국 대표 스포츠 브랜드로의 도약을 꿈꾸는 ‘프로스펙스’의 강한 의지다.

 

그럼에도 불구 LS네트웍스의 지난 1분기 매출은 곤두박질 쳤다. 작년 567억 원의 1분기 매출은 올해 347억 원으로 내려왔다. 코로나가 주원인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가 시장을 선도하는 상황에서 중하위권 업체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프로스펙스 하나만으로는 수익을 회복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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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한 변화의 길 모색할 때

전문가들은 국내 토종 스포츠브랜드들이 생존을 위해서는 또 다른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토종 스포츠가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치는 것은 어렵다”며 “동일 제품과 기존 마케팅으로는 과거와 같은 일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즉 다른 콘셉트를 가져가거나 몸집을 줄이고 새로운 형태로의 진화를 모색할 필요성도 중요하다고 여긴다.

 

물론 이들 브랜드들이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지만 처한 현실은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다. 현재 ‘르까프’는 250개, ‘프로스펙스’는 38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전성기 시절에 비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현재 매출 규모를 보면 많은 수치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특히 매장 자체가 노후 된 곳이 많다. 아무리 젊은 디자인, 좋은 디자인이 나온다 한들 매장 로케이션이 좋지 못하면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기 어렵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마켓에서 ‘휠라’ 부활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주목받긴 했으나 ‘휠라’의 국내 시장 성공 스토리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한다”고 말했다. 물론 ‘휠라’의 부활 방법을 선택하라는 것은 아니다. 목표 타깃을 명확히 정하고 그에 맞는 제품 변화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즉 ‘모든 것’을 바꾸거나 아니면 현재 상황에 맞는 최우선의 방향성을 수립할 지는 경영진의 몫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 수반되는 공통점은 지속적인 투자다. 

 

대부분의 패션인들은 ‘르까프’와 ‘프로스펙스’는 한국 스포츠 마켓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 몇 년간 없었고, 앞으로도 당분간 출현하지 않을 것만 같고, 마지막 토종 스포츠 브랜드가 될 것만 같은 ‘프로스펙스’와 ‘르까프’는 그 자체가 살아남아야만 하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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