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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패션 산업, 유니클로를 겨냥한 브랜드만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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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6월 30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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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일본 패션 산업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유니클로’와의 차별화다.

패션 브랜드들이 아무리 ‘유니클로와는 관계없다’는 식으로 소비자를 속여도 소비자 대부분은 먼저 유니클로와 비교하고 제품을 구매한다. 

 

유니클로는 캐주얼 뿐 아니라 비즈니스 정장과 스포츠 웨어 등 다양한 아이템을 다루고 있다. 이제 유니클로를 이기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고 봐야 한다. 아무리 아마존이 대세라고 해도 유니클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유니클로를 뛰어넘어야 한다

현재 일본 패션 기업은 크게 두 가지를 해야 한다. 첫째는, 사람이 아날로그로 하고 있는 지극히 비효율적인 업무를 디지털로 대체해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것이다. 둘째는 압도적인 유니클로와 경쟁해 이길 수 있을 만큼의 브랜드력을 만드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조직이 커지면 커질수록 여러 과제를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부족한 경영자일수록 현장에서 “우리 회사는 과제가 많다”라며, 여러 가지 과제를 한꺼번에 던진다. 하지만 효율적인 경영은 현장에서 싱글 디렉션(하나의 지시)을 철저히 수행하는 것이다. 높은 생산성과 브랜드력을 모두 만들라고 해도 무리가 따른다.

 

기업은 이 중 하나만을 선택해 힘을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 예전 같으면 이들을 차례로 해왔겠지만 지금은 일 년 만에 세상이 확 달라지는 시대다. 시간을 끌며 개혁할 틈이 없다.

 

또 컨설턴트 선정도 잘 해야 한다. 아무리 유명한 컨설팅 업체라도 업무의 세부적인 사항을 모르는 컨설팅은 받지 말아야 한다. 특히 대부분의 컨설팅은 리테일 영역(판매) 부분은 잘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밸류 체인이나 생산에 관해서는 아마추어일 뿐이다. 

 

지금은 SPA(제조소매)의 시대다. 문자 그대로, 제조와 소매가 공존하기 때문에 패션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알지 못한다면 컨설팅 자체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제조를 알아야 한다

제조를 모르고 웹이나 옴니채널 개혁만을 할 경우, 그리고 상품에 대한 본질을 모른 채 아무런 차별성이 없는 제품을 대량 투하할 경우, 잉여 재고가 급증하게 된다. 물론 OTB(Open to buy: 구매범위 관리)라는, 재고 억제 방법이 있긴 하지만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판매율 50%인 브랜드가 판매량을 50에서 100으로 높이려면 이론상 200의 재고가 필요하다. 이 때, 이월 재고가 150 남아 있으면 신규로 50만 더 구매해 다음 달을 운영한다. 재고가 250이 남았다면, 신규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그대로 다음 달에 같은 일을 하면 된다.

 

이를 월 베이스로, 비축한 소재를 사용해 계획 생산을 하고 가능한 장기간 판매할 수 있는 상품 위주로 생산한다. 또, 가능한 라이트 오프(상품 소각)까지의 기간을 길게 가지고, 예측이 빗나갔을 때의 조정 기준도 세운다. 

 

가령 라이트 오프의 기간이 5년이면, 5번의 재조정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구매한 재고는 모두 팔아야 한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사실 이 방식으로 어려운 기업들이 여러 차례 위기에서 벗어났다. 현실은 좀 더 복잡하지만, 맞는 이론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기이한 이론, 혹은 복잡한 수식으로 읽혀지는 것들은 절대 조직에 스며들지 않는다.

 

이런 모델을 만드는 힘을 가지려면 이론만으로는 안 된다. 지금의 시장 환경이나 고객의 구매 행동의 변화, 경쟁 구도 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 한다.

 

일본 의류업체들은 명품을 좋아하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일본시장 안에서만 싸우고 있다. 전 세계에 비즈니스를 하고 데님과 티셔츠, 린넨 셔츠만 입는 미국인들의 이론과는 사뭇 다르다. 이 같은 틀린 이론으로 큰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전형적인 사례는 바로 ‘로지스틱스’이다. 글로벌하게 전개되는 브랜드와 리테일 업체를 경험하다 보면 어김없이 SCM이나 ‘로지스틱스’에 대한 컨설팅으로 이어진다. 이들의 경우 로지스틱스에 대해 잘 안다고 하지만 밸류 체인과 서플라이 체인의 차이조차 모른다.

 

생각의 전환으로 비용 절감

로지스틱스란 물류 업무와 창고 업무를 합친 개념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제품 출하부터 A/B/C/D라고 하는 화물 수취처에 따로 출하를 한다고 하자. 이 경우 편도 운임이 100엔이라고 하면, 이 오퍼레이션의 총액 운임은 400엔이다.

 

하지만 편도까지 A/B/C/D의 짐을 같은 트럭으로 싣고 창고 근처 거점까지 도착하는 데에는 편도 트럭 요금 50엔이다. 또 그 거점으로부터 4개의 창고에 각각 배송할 경우 50엔씩의 운임료가 든다고 가정하면 총 200엔이 추가로 든다. 고로 총 합계는 250엔이 된다. 400엔의 짐을, 배송 네트워크를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 250엔으로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것은 ‘허브 앤드 스포크(Hub and Spoke) 설계’로, 최신의 도로 정보 등을 사용해 컴퓨터가 자동으로 네트워크를 설계해, 가장 싼 값에 물류 배송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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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IBM 등은 은행 창구업무에서 사용되는 손글씨 전표를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으로 불리는 왓슨(Watson)을 사용한다.>

 

 

패션에 필요한 물류 설계

미국에서는 대학에 로지스틱스 전문학과가 있을 정도로 이미 물류설계에 수학이나 디지털 지식이 적용돼 있다. 그러나 이것은 땅이 굉장히 넓은 미국에서나 가능한 발상이다. 

 

일본 패션의 경우, 소트(각 매장에 필요 수량을 구분해 배송 준비를 하는 업무)는 해외에서 하고, 출하는 코베항이나 요코하마항 밖에 선택지가 없으며, 물류 거점도 동일본에 집중돼 있다. 이는 물류업무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가 심해 인근에 아르바이트 주부들이 살고 있는 주택가에 화물 창고를 만들기 때문이다.

 

성수기 출하 시에는 아르바이트로 인력을 보충하고, 비수기에는 창고가 비어 있다. 이것이 일본의 물류 업무의 실태다. 일본 물류 업무의 최대 문제는, 네트워크 설계가 아닌 창고 내 수기로 쓴 전표에 의해 관리된다는 점이다. 

 

일본 의류 기업은 ‘전용 전표’라고 하는 독자적인 전표를 사용한다. 한번에 5장씩 써지는 복사용지에 볼펜으로 눌러 쓴 후 각각의 박스에 넣어 출하한다. 

일본 IBM 등은 은행 창구업무에서 사용되는 손글씨 전표를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으로 불리는 왓슨(Watson)을 사용해 인간보다 정확하게 읽는 기술을 개발해 운용단계에 들어갔다. 

 

이러한 기술을 사용하면 창고의 전표 업무는 단번에 없어지고, 전용 전표 등은 필요가 없어진다. ‘디지털 SPA’를 활용해 지시 업무는 모두 네트워크에서, 전자 데이터로 받도록 하면 된다.

 

물류 개선을 위해 지금 해야 할 일

패션 기업이 먼저 나서서 이런 개혁을 해야 하는데, 솔루션이나 시스템 업자들이 모여 이러한 노력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밸류체인의 발전이 요원한 것이다.

 

일본의 창고는 아직도 구시대적이며, 아마존의 전자동 창고는 일본이 본받아야 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높은 생산성과 CS(고객 만족도, 빠른 배송) 향상으로 연결된다. 일본 내 잘 뚫려있는  도로를 사용하면, 원활한 배송이 가능하다. 

 

문제는 적재율이다, 각 브랜드가 저마다 따로 물류를 나르고 있기 때문에, 트럭에 실은 상품의 총 적재율이 50% 정도로 반은 비어있다. 게다가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해야 하는 배송 시스템을 들여다보면 약 20%는 재배송이다.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물류 업무의 비용 절감은 이뤄질 수 없다. 이처럼 각 국가에 따라 상황은 천차만별이다. 현장을 보지 않은 채 개혁을 시도한다면 아무런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

 

올해는 이러한 ‘디지털’ 개혁이 대부분 효과를 내지 못해 많은 기업이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러한 실패로부터 올바른 방식, 본연의 자세를 배워가며 디지털화는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유니클로를 겨냥한 브랜드만이 살아남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일어날 일본 패션의 변화를 요약 정리해 본다.

존재 가치가 없는 패션 기업의 통폐합이 일어나고 있다. 그 결과 살아남은 기업의 올바른 디지털 도입이 진행되고 유니클로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 전략에 주력하는 기업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위 전략을 올바르게 실행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컨설턴트)와의 협업을 통한 전략적 회귀가 필요하다. 자기 부담주의 만큼 위험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계경제가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기업에 어려운 상황이 계속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당황하지 말고 창의적으로 견뎌야 한다. 긴 터널도 앞으로 가다보면 반드시 출구가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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