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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危機’ 선명해졌지만… 같고도 다른 ‘종합 패션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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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9월 24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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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하게 이어진 복합 불황으로 몸집을 줄여온 패션 대형사들이 각기 다른 전략으로 성장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10여전 전 글로벌 SPA의 한국 시장 공습과 불황을 토대로 한 전문가 집단의 장기 침체 전망에 뚜렷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더해져 ‘잔혹사’를 써나갔던 종합 패션기업들이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성장 전략을 취하며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LF,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그리고 백화점을 관계사로 둔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까지 오프라인 매출 부진을 상쇄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것은 공통이다.

 

온라인에 사활을 건 전력투구형 기업이 있는가 하면, 해외 브랜드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확보해 자사 브랜드가 빠진 백화점의 빈자리를 채우며 세를 키우는 투 트랙전략을 가동하는 기업도 있다. 이처럼 온라인 사업을 두고 기업들은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실 모두 온라인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오프라인 유통 사업에서는 성장이 점쳐지고 있는 해외 브랜드 유통에만 힘을 더하고 있다. 

 

실제 그동안 80~90년대를 기점으로 국내 종합 패션기업 즉 대형사들은 토종 중고가 브랜드로 고도성장을 이뤘으나 럭셔리와 SPA로 양분된 패션·의류 시장에서 ‘끼인 브랜드’로 전락하며 입지가 흔들려 왔다. 

 

남성복에서부터 여성, 스포츠, 아동복까지 켜켜이 백화점 층별로 브랜드를 쌓아 성장해온 공식이 깨진 것인데, 국내 스트릿 브랜드 등장과 MZ세대까지 흡수하고 있는 글로벌 럭셔리의 약진이 온라인 시장의 성장의 가장 큰 이유다. 

 

때문에 해외 브랜드의 독점 판매권 확보를 꾸준히 늘려왔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뿐만 아니라 확장하고 있는 뷰티 분야에서도 수입 유통 사업을 키우고 있고,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수년째 해외 브랜드 국내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삼성물산, 해외 브랜드 판권 보유 가장 많아 

해외 브랜드의 국내 유통 사업은 여전히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가장 크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자체 온라인 쇼핑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가 올 상반기 기준 전년대비 두 배 가량 신장했다고 발표했다. 

 

기세를 몰아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면서도 국내 독점 유통 판권을 확보한 해외 브랜드도 꾸준히 들여놓고 있다.

이 달 기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보유한 브랜드 수는 뷰티를 포함해 59개다. 이 중 해외 브랜드가 45개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수치다. 내셔널 브랜드는 관계사 신세계톰보이를 포함해 14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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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은 24일 이탈리아 패딩 브랜드 세이브더덕(SAVE THE DUCK)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자사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를 통해 판매를 시작한다. 연초에는 이탈리아 럭셔리 슈즈 브랜드 주세페 자노티(GIUSEPPE ZANOTTI)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프랑스 대표 럭셔리 슈즈 브랜드 크리스찬 루부탱과 함께 유럽 명품 슈즈의 양대 산맥을 보유하게 된 셈이다. 화장품 부문에서도 올해 수입 브랜드를 보강했다. 지난 7월에는 스위스 명품 화장품 ‘스위스퍼펙션’ 지분 100%를 인수, 내년 초부터 제품 판매 등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어 지난달에는 스웨덴 화장품 ‘라부르켓’의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신세계인터내셔날 못지않게 해외 브랜드의 국내 독점 유통권을 확보해 나가며 고급 백화점을 상대로 영업력을 키우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이 확보한 해외 브랜드 수는 현재 25개로 내셔널 브랜드 수를 크게 앞지른 상태다. 이태리 럭셔리 편집숍 ‘10꼬르소 꼬모’와 컨템포러리 편집숍 ‘비이커’를 통해 꾸준히 해외 유명 브랜드를 발굴해 국내서 독점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내셔널 브랜드들에 식상한 소비자들이 고감도 디자인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안하고 있는 수입 컨템퍼러리와 준 럭셔리 브랜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또 백화점에서도 이들 브랜드를 적극 유치하고 있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오프라인 사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백화점의 명품(해외 유명브랜드) 매출은 22% 증가하며 나홀로 예년 성장률을 회복했다. 이에 백화점 업계는 명품을 통한 집객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포스트 코로나 전략으로 오히려 명품 오프라인 매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또 올 상반기(1~6월) 주요 백화점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캐주얼(-34.9%), 남성의류(-23%) 등 대부분 패션 상품군이 고전한 것과 대조된다. 백화점에서도 2030세대의 명품 매출 신장률이 30.1%로 작년보다 10% 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국내 백화점들 역시 명품과 해외 패션 브랜드를 그 어느 때보다 오프라인 주력 사업으로 내걸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 다각화 나선 한섬, 품목 확장 시동 

해외 브랜드 국내 유통 사업 분야에서 한섬 역시 전통의 강자다. 하지만 최근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을 관계사로 둔 한섬은 온라인 퍼스트 전략을 앞세우며 대표 브랜드 타임, 마인, 시스템 등 자사 패션 의류 브랜드의 온라인 전용 상품 개발 확대와 함께 액세서리 품목에서도 브랜딩화에 나섰다.

 

한섬은 오는 24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더 한섬 하우스 콜렉티드’ 쇼룸을 열고,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 등에서 단독매장을 선보인다. 

 

‘더 한섬 하우스 콜렉티드’는 타임·마임·시스템·랑방 컬렉션 등 한섬의 13개 자사 패션 브랜드의 주요 액세서리 제품을 한데 모은 액세서리 편집 매장이다. 한섬은 액세서리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전담 조직도 확대했다. 여기에 각 브랜드별로 분산됐던 액세서리 제품 기획 업무를 모두 ‘액세서리(잡화) 사업부’로 통합해, 소재 조달과 생산 공정 고도화에도 나선 상태다. 

 

올해 액세서리 제품 수는 지난해보다 30% 늘려 총 1400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전문 액세서리 브랜드를 해외에서 수입 유통했거나 국내서 론칭했으나, 앞으로는 타임·마인 등 자사 유명 패션 브랜드의 제품 카테고리를 의류에서 액세서리로 확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의류 외 액세서리와 화장품 등 사업 영역도 확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계속적으로 온라인 유통 사업 고도화 작업도 이어간다. 한섬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인 더한섬닷컴과 H패션몰, 온라인 편집숍 EQL 등 3곳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총 124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65억 원에 비해 62% 증가했다. 

 

한섬은 온라인 사업 부문의 성장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수입 브랜드보다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에 사활 건 LF, MZ 세대 겨냥한 코오롱FnC 

온라인에 사활을 걸며 총력전에 나선 곳은 LF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도 온라인 유통에 집중하는 전략을 갖추며 최근 다양한 브랜드 개발에 나선 상태다. 

 

LF는 ‘헤지스 골프’ 이후 11년 만에 내놓은 골프웨어 ‘더블 플래그’를 온라인 브랜드로 론칭했다. 젊은 골퍼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20~30대 고객들이 선호하는 온라인 채널을 겨냥했다는 것이 LF의 설명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 축을 옮기고 있는 것인데, 국내 종합 패션 기업 가운데 온라인 유통 브랜드 수가 가장 많다. 

 

이 달 현재 기준으로 총 7개다. 내년 춘하시즌 오프라인 유통 브랜드 ‘티엔지티’ ‘블루라운지’ 역시 온라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LF는 내부적으로 자사몰 ‘LF몰’의 거래액을 1조원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비전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LF 총 매출액의 절반이 넘는 숫자다. 자사 브랜드와 입점 브랜드 거래 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인데 사실상 백화점 중심의 오프라인 유통망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이다. 

 

힘 빠진 백화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온라인을 겨냥한 브랜드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것. 때문에 LF는 국내 백화점 유통사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LF 내부 관계자는 “당장 비효율 백화점 매장 200개를 한 번에 철수하기는 어렵겠지만 방향은 정해졌고 가능하며 시즌마다 최대치의 매장 퇴점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며“매출도 중요하지만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끌고 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 LF 경영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이하 코오롱FnC)도 온라인 채널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코오롱Fnc는 최근 온라인 채널 유통 목적의 유니섹스 캐주얼 ‘럭키마르쉐’를 론칭하는 등 온라인 전용 브랜드 수를 6개로 늘렸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자사몰 ‘코오롱몰’ 내 패션은 물론 뷰티, 라이프스타일에서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브랜드들을 집중 소개하는 플랫폼 ‘weDO’를 신설했다. 지속가능 패션과 관련이 있는 국내외 브랜드 30여 개를 한데 모은 것이다. 최근 사회 전반에서 화두가 되는 지속가능성의 관심도를 높여 소비자의 접점을 늘리겠다는 취지라고 코오롱FnC는 설명했다.

 

이처럼 코오롱FnC의 온라인 사업 강화는 ‘젊은 코오롱’이라는 키워드와 맞물려 있다. 연초 조직개편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새 조직 프로젝트 그룹팀을 신설해 신규 브랜드 인큐베이팅과 론칭은 물론 외부 브랜드 사업 검토까지 주로 온라인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동시에 브랜드 오프라인 유통 사업도 변화를 줬다. LF와 달리 오프라인 매장을 체험형 공간으로 제안하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매장을 판매를 위한 장소로만 그치지 않고 브랜드 콘텐츠를 발신하는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솟솟상회’ ‘솟솟618’ ‘을지다락’ ‘올모스트홈카페’ 등 새로운 시도들을 오프라인 공간에서 풀어내고 있는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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