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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웨어’ 아웃도어처럼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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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9월 29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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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세 중 하나는 낚시다. 국민 취미로 발돋움하고 있다.

낚시의 ‘낚’자도 모르는 사람들조차 채널A 예능 프로그램 ‘도시어부’를 보며 낚시의 매력에 빠진다. 

 

최근 JTB에서는 아이돌이 낚시대회에 도전하며 겪는 훈련과정과 낚시 성장 스토리가 담긴 ‘아이돌 피싱캠프’를 제작해 방송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다양한 낚시 콘텐츠가 TV와 케이블 방송을 통해 선보여지고 있다. 이렇게 낚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낚시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4년 약 206만5000명이었던 낚시 인구는 2010년 652만 명, 2015년 677만 명, 2016년 767만 명, 2018년에는 800만 명에 육박했다. 머지않아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전체 인구 5명 중 1명이 낚시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국민취미생활조사에서 부동의 1위였던 등산과 맞먹을 정도다. 

 

낚시의 인기는 생각보다 대단하다. 조용하게 낚시는 대중 스포츠가 되고 있었다. 아재들의 고유물로 여겨지던 낚시가 전 연령층이 즐기는 취미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낚시의 종류 중 가짜 미끼로 물고기를 유인하여 잡는 방식의 루어낚시가 생미끼를 만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젊은 층과 여성들도 많이 즐긴다. 

 

각종 SNS 상에서는 낚시 콘텐츠가 넘쳐나고 최근 코로나 사태와 더불어 야외에서 활동하는 등산, 골프, 자전거 등과 함께 인기가 치솟고 있다. 그럼에도 낚시 ‘쫌’ 한다는 사람들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낚시복 즉 피싱웨어다. 

 

1000만에 가까운 인구를 자랑하는 대규모 마켓이지만 이중 90%가 생활 낚시 수준이다. 프로급 인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등산과 달리 전문 낚시 학교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은데다가 낚시 자체가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1천만 낚시 인구, 하지만 국민 낚시복은 없다

낚시는 장소에 따라 민물낚시와 바다낚시, 방법에 따라 대낚시·릴낚시·견지낚시·루어낚시 등으로 구분된다. 의류보다 대부분 용품 시장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프로급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활 낚시 소비자는 용품에 애정을 쏟는다. 반면 의류 선택에는 상대적으로 둔감하다. 또 중고가 이상의 피싱웨어 마켓에서는 일본 브랜드들이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다. 

 

다이와, 시마노 등의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2017년까지만 해도 국내 제도권 낚시 의류 브랜드가 전무했던 만큼 시장 장악력은 높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낚시는 용품 중심으로 마켓이 형성되어 있다. 용품은 국내 토종 브랜드들이 많이 있지만 제대로 된 의류 브랜드는 거의 없다. 특히 대부분 온라인 및 취급점 중심의 소규모 기업들이 운영하기 때문에 국내 낚시 의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하지 않는다. 인지도와 기술력에서 일본 브랜드에 밀리면서 토종 낚시 웨어는 볼륨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와, 시마노 등의 일본 브랜드는 최근 몇 년간 중고가 뿐 아니라 합리적 가격대에 제품도 선보이기 시작했다. 토종 낚시웨어의 자리는 더욱 위협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낚시 산업 유통구도 과거 등산 아웃도어와 비슷 

피싱웨어는 커다란 범주에서 아웃도어에 속해 있다고 본다.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의 경우 일부 라인에 낚시 컬렉션을 포함시키는 사례도 많다. 하지만 국내 아웃도어는 태생 자체가 대부분 산에 집중되어 낚시와의 결합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 낚시관련 제품의 유통 구조는 철저하게 취급점 중심이다. 의류보다는 장비 중심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낚시 시장이 지난 2000년대 초반의 등산 아웃도어 마켓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등산 시장은 주 5일제 전면 시행과 4050세대의 퇴직과 맞물리며 산을 찾기 시작한 사람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호황을 누리기 시작했다. 특히 등산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등산 아이템에 매력을 느낀 패션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TV CF 등의 마케팅이 수반되며 관련 산업이 확장일로에 접어들었다.

 

이때부터 용품 중심으로 흐르던 아웃도어 마켓도 의류 사업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산을 오르는데 필수요소였던 등산화, 배낭 등의 용품 시장이 늘어난 인구로 의류 중심으로 변화된 것이다. 특히 멀티 편집숍 중심의 매장은 인지도를 갖춘 브랜드의 등장과 함께 단독 매장으로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지금의 낚시 마켓과 비슷하다고 보는 견해다.

 

한 낚시 업계 관계자는 “등산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인구 규모가 갖춰졌고 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 제반 요건도 지녔다. 밥상은 차려졌다. 하지만 등산과 달리 아직은 의류의 착장 문화가 정착되기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기가 호재임에도 불구 낚시웨어 전문 브랜드들의 탄생은 많지 않다. 심지어 원 브랜드 원 숍 매장도 없다.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일본 ‘다이와’나 ‘시마노’ 의류 역시 대부분 온라인이나 취급점 유통을 통해서 판매된다. 

 

토종 의류 브랜드 중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브랜드도 도시어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낚시 프로 박진철 씨가 론칭한 ‘아티누스’ 정도다. 하지만 아티누스 역시 온라인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을 뿐 단독 매장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이를 제외하면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브랜드도 없고, 과거 아웃도어만큼 산업에 투자하는 기업도 적다. 

 

‘낚시웨어’ 전문 브랜드의 탄생 

‘잔카’ 낚시웨어 전문 단독점으로 승부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낚시복 전문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적극적으로 활로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토종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엔텍이 론칭한 ‘잔카’가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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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론칭한 낚시웨어 전문 브랜드‘잔카’  매장.>

 

‘잔카’는 지난해 론칭된 낚시웨어 전문 콘셉트의 브랜드다. 론칭 초기 낚시광이라 불리는 비투비의 육성재를 모델로 기용하며 이슈가 됐다.

 

이번 시즌에는 배우 안보현을 모델로 기용, TV CF까지 방영하고 있고 도시어부 시즌2에 협찬(PPL)사로 참여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아웃도어 인력과 낚시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말 동진레저 사장을 지낸 김정 부사장이 합류했고 ‘아레나스포츠’, ‘마운티아’ 상품기획 출신의 차광두 부장, 디자인에 ‘노티카’,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마운티아’ 출신의 한경수 팀장이 기용되며 기존 낚시웨어와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또 백화점 유통까지 진출하며 기존 낚시웨어 전개 방식도 탈피했다. 이미 낚시 웨어 브랜드로는 최초로 AK플라자 평택점에 1호 단독 매장을 오픈했고 이달에는 갤러리아 진주점에 2호점을 오픈했다. 내년에는 가두점 상권에도 진출한다. 낚시웨어와 라이프스타일을 믹싱해 낚시웨어 국민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잔카’의 가장 큰 특징은 ‘피싱’과 ‘라이프’를 이원화시킨 제품 전개다. 기존 낚시웨어가 퍼포먼스 분야에만 치우쳐 있었다면 ‘잔카’는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도시적 패션 감성과 아웃도어 생활 기능이 가미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고 있다.

 

이 회사 김정 부사장은 “국내 낚시 인구가 800만 시대에 돌입했다. 등산과 여행이 결부되며 시장이 확산됐다. 낚시와 여행이 결합된 새로운 카테고리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낚시에 뛰어든 아웃도어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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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웨스트우드>

 

기존 등산을 주 타깃으로 하던 아웃도어 브랜드도 최근 낚시웨어 사업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낚시 또한 아웃도어의 범주에 속한 만큼 아웃도어 웨어 본연의 기능성을 살리면 충분히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브랜드들이 낚시 카테고리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웨스트우드’의 성공 때문이다. 2018년 낚시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하자 ‘웨스트우드’는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특히 ‘웨스트우드’는 지난 3년간 도시어부 메인 스폰서로 활동하며 인지도 상승효과를 톡톡히 봤다.

 

기존 웨스트우드는 등산 아웃도어 마켓에서 합리적 가격대를 바탕으로 한 중저가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도시어부 협찬과 함께 낚시 제품 출시를 계기로 브랜드 인식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일반 소비자에게는 낚시 전문 브랜드라는 인식까지 생겨났다.

 

백화점들이 오픈한 도시어부 스토어 메인 자리에 입점하기도 했고 용품 및 키즈 제품에 이르기까지 카테고리를 넓혀 나갔다. 이어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가세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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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컬럼비아>

 

컬럼비아코리아의 ‘컬럼비아’는 그동안 국내에 선보이지 않았던 피싱웨어 전문라인 ‘PFG(Performance Fishing Gear)를 전개했다. PFG는 낚시에 최적화된 기술력에 스타일을 더한 피싱웨어 전문 라인으로 자체 소재를 사용, 투습·방수·흡습속건 등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투코리아의 ‘케이투’ 역시 올초부터 피싱라인(FL)을 선보였다. 케이투가 첫 선을 보인 낚시웨어는 피싱 베스트와 카고 팬츠, 그래픽 티셔츠, 방수 재킷 등 의류 제품군과 피싱 슬링백, 피싱 모자, 피싱 장갑 등 용품군으로 구성했다.

 

케이투 낚시웨어는 방수, 방풍 등 아웃도어의 기술력을 접목한 기능성 소재와 일상적인 야외 활동에 어울리는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 피싱 줄자와 낚시용 소도구 수납에 용이한 다양한 포켓 적용 등 기본에 충실한 디테일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그럼에도 아웃도어 기업들은 코로나 위기로 전체적인 제품 판매가 신통치 않자, 이번 시즌부터 라인을 축소해 가기 시작했다. 대규모 마케팅이 동반되기보다 ‘낚시가 뜨니까 제품을 출시한다’는 안일한 생각에서 출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구색 상품 출시에 그치면서 판매에 한계를 느낀 것이다. 여기에 신규 고객 창출이 아닌 기존 고객이 구매하는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케이투’는 올봄 첫 선을 보인 피싱 라인을 이번 시즌부터 줄이고 있다. 피싱라인 제품을 신규 고객보다는 기존 고객이 구매하고 있고 판매가 높지 않다는 이유다. 

 

‘밀레’ 역시 춘하시즌까지 전개했던 낚시 제품을 없앴다. ‘웨스트우드’ 역시 3년간 메인 스폰서로 활동했던 도시어부의 협찬을 중단했다. 즉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일부 라인으로 낚시웨어를 전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낚시복에 패션을 더하면…가능성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낚시복에 패션을 입힌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웃도어가 행한 것처럼 피싱웨어 역시 패션성이 충족된다면, 혹은 일상복과 겸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일반 소비자까지 겨냥할 경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현재 기존 낚시웨어 브랜드들도 진화를 거듭해 나가고 있다. 낚시의 콘셉트에 패션을 결합하거나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을 출시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누가, 어떻게, 어떤 전략을 통해 낚시웨어 시장을 리딩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등산 마켓에서 2000년대 초반 5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했던 ‘노스페이스’와 ‘코오롱스포츠’가 불과 10년 만에 6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낚시웨어도 대중성이 확보된다면 충분히 노려볼 만한 마켓임에 틀림없다. 이런 시장을 패션 업계가 가만히 지켜볼 리는 없다. 이제부터 투자가 이루어질 것은 자명하다. 낚시웨어 마켓의 성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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