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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그램 트렌드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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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0년 10월 14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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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구글>

 

트리아농 그레이, 체크보드 캔버스 다미에, 스트라이프 캔버스…. 듣기만 해도 생소한 이 이름들은 모두 모노그램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루이비통의 대표 제품이다. 누가 봐도 루이비통 제품인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전통적인 모노그램은 대부분 명품 브랜드들의 상징으로 통용되어 왔다.   


모노그램이란

 ‘모노그램은 두 개 이상의 글자를 합쳐 한 글자 모양으로 도안화한 글자를 의미한다. 블레이저의 경우에는 가슴 포켓에 새겨지는 문자 자수를 가리킨다.’ 두 글자를 합해 하나의 심벌로 쓰거나, 이 조합된 문양을 무한 반복해 패턴화함으로 또 다른 커다란 문양을 만들어내는 기법으로 인식되어 왔다.

 

통상적으로 기업 CI나 브랜드 심벌 하나로 쓰이는 것은 ‘마크’라 부르기도 하며 패션에서는 이로부터 확장된 개념으로 마크가 반복된 패턴을 모노그램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루이비통의 경우에는 알파벳 L과 V가 겹쳐진 로고, 작은 꽃, 네잎 클로버 등의 심벌을 규칙적으로 새겨놓았다.

사실 모노그램은 소위 말하는 ‘짝퉁’과의 전쟁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1800년대 말 짝퉁 제품이 판을 치자 1896년 비통의 아들 조르주 비통이 이 모노그램 디자인을 고안해냈다. 당시 모노그램 문양을 가죽에 새길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짝퉁’ 제조자들이 따라할 수 없는 기술로 가죽에 모노그램을 새겨 넣은 것이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 

 

태생의 이유 때문이었을까. 모노그램은 지금까지도 명품 브랜드의 전유물로 자리 잡고 있다. 루이비통은 아직까지도 모노그램 패턴의 가방이 베스트 아이템이며 생로랑, 버버리, 고야드 등 수없이 많은 브랜드들이 모노그램을 활용한 제품을 내놓아 왔고, 지금도 내놓고 있다.

 

모노그램은 왜 명품 브랜드들의 전유물이 됐을까. 모노그램은 가까이 가서 자세하게 보지 않으면, 어떤 브랜드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이 같은 모노그램은 가까이 가서 보지 않아도, 작은 로고들이 무수히 박혀 전체의 문양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를 대표하는 패턴으로 인식되곤 한다.

 

모노그램은 자신감의 상징 

예를 들어 루이비통 가방은 멀리서 보더라도, 모노그램을 이루는 문양이나 글자를 굳이 확인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루이비통’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고야드 가방도 마찬가지다. 삼각대 문양이 무한히 새겨진 캔버스 가방은 누가 보아도 고야드 제품인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짝퉁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만큼 모노그램은 명품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존재 가치와 자신감을 드러내는 하나의 패턴으로 각인되었다.

 

그래서인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패턴이 모노그램이다. 아예 똑같이 만들어 ‘짝퉁’으로 판매할 것이 아니라면, ‘루이비통 따라했네’, ‘고야드 짝퉁인가’라는 댓글을 피해가기가 어렵다. 명품의 모노그램을 따라하는 것은 카피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모노그램에 접근하기 쉽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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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고야드>

 

로고플레이 VS 모노그램

로고플레이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개념이 모노그램이다. 로고플레이는 광의적이지만 모노그램은 범위가 좁다. 로고플레이는 심벌이나 마크로, 모노그램은 패턴으로 인식되어지기 때문이다.

 

지금의 온라인 스트리트 브랜드 마케팅은 대부분 로고플레이라고 볼 수 있다. 로고플레이는 브랜드들이 그동안 잘 써먹은 디자인기법이자 홍보 수단이 되었다.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이니셜이나 심벌을 크게 넣는 것이 유행한 때도 있었다. 빈폴, 헤지스, 라코스테 등의 브랜드들은 빅로고 제품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들의 로고플레이는 익스텐션 라인까지 확대되면서 금속 장식이나 가죽 패턴, 프린트 등 여러 가지 형태로 표현되었다.

 

이미 지나간 모노그램 트렌드

현재 핸드백 업계에서 모노그램은 한물간 트렌드로 평가받고 있다. 10년 전 엠씨엠이 로고의 반복적인 모노그램으로 대히트를 쳤을 때도, 성주디앤디의 김성주 회장이 이 모노그램 패턴을 띄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었는지는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대단했다.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패턴 가방도 전 세계 셀럽들이 하나씩은 다가지고 있을 만큼, 팔만큼 팔았다.

 

루이비통은 자신들의 오리지널리티를 계속 활용한 제품을 팔기 위해, 이를 조금씩 변형하고, 장식으로 바꾸고, 조금 비틀고 꾸준히 변화를 시도했다.

 

10년 전 마크제이콥스가 루이비통 디렉터로 있을 당시, 브랜드의 얼굴 같았던 모노그램 패턴에 체리, 사과 등 다양한 문양을 넣어 파격적인 시도를 했던 일이 있었다. 이를 두고 명품 업계에서는 설왕설래가 많았지만 결국 마크제이콥스의 시도는 성공적이었고, 이를 계기로 그렇게 목숨처럼 붙들고 있던 모노그램의 정통성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국내 시장으로 돌아와 보면, 로고플레이로 패션 비즈니스를 영위했던 브랜드들은 여전히 로고와 반복적인 모노그램으로 제품을 만들고 팔아왔다.

하지만 약 5년 전부터 로고플레이를 식상해 하는 고객들이 늘고, 미니멀리즘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패턴 위주의 가방들은 사라지고, 심플한 모노톤의 가방들과 가방브랜드들이 등장했다. 쿠론, 루지앤라운지, 제이에스티나 등의 가방이 그러했고, 이제는 내셔널 브랜드 핸드백 매장에서 모노그램은 희귀 아이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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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엘비는 조세호를 모델로, 모노그램을 활용한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였다  

 

쉽고도 어려운 모노그램 띄우기

사실 모노그램 트렌드가 왔다해도 쉽게 흐름을 타지 못할 수 있다. 모노그램 패턴의 제품을 만들었다고 해서 다 잘 팔린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패턴을 어떻게 적용했는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를 어떻게 홍보하고 어떻게 이슈화해서 이 패턴이 왜 힙하고 멋진지를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버버리는 토마스 버버리의 이니셜인 T와 B를 엮어 만든 모노그램을 전 아이템에 적용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전통적인 체크 패턴에서 벗어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버버리는 가방, 신발, 지갑, 모자 등 잡화류부터 후드, 폴로, 티셔츠, 블라우스, 레깅스 등 의류에 이르기까지 아이템의 경계 없이 모노그램과 심벌을 적용했다. 이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엠엘비도 상품 구상 단계부터 마케팅과 연계해 모노그램 알리기에 나섰다. 이를 알리기 위한 홍보와 마케팅도 당연히 수반됐다. 조세호를 모델로 파격적인 모노그램 의상을 입은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연출해냈다.

 

스트리트 캐주얼 엠엘비의 프리미엄 라인 모노그램 컬렉션은 150년 이상 전통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고 있는 뉴욕 양키스(NEW YORK YANKEES) 팀의 NY 모노그램 패턴을 특징으로 한다.

 

이번 20FW 시즌 모노그램 컬렉션은 트레이닝셋업, 후리스, 야구점퍼, 후디, 맨투맨, 가디건과 같은 의류는 물론 크로스백, 버킷햇, 비니, 스니커즈 등까지 제품군을 확대 적용해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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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B 서머 모노그램 컬렉션>

 

짝퉁 느낌 없는 나만의 모노그램

가방이든 옷이든 모노그램을 만들어 내놓았을 때, 소비자들이 보자마자 연상되는 브랜드가 없어야 한다. 합성가죽에 로고를 프린트하던, 금속을 규칙적으로 넣든 남들과는 전혀 다른 모노그램 패턴을 내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에 맞게 재해석하고 창조해낸다면 절반의 성공이다. 색감과 질감, 로고의 크기와 반복 간격 등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을 어떻게 변형하고 조합해내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모노그램이다.

 

디자인실이 고민을 거듭해 좋은 모노그램 패턴을 만들었다면, 이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툴과 든든한 광고홍보 비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브랜드의 방향과 제품의 콘셉트, 이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마케팅이 3박자를 이룰 때 내수 시장에서도 힙하다는 모노그램 브랜드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10년 전 LVMH그룹이 모노그램 캔버스백으로 히트를 친 고야드를 인수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실패하자, 고야드와 비슷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장인 브랜드 ‘모이나(Moynat)’를 인수해 고야드를 넘어서려는 시도를 했었던 적이 있었다.

 

모이나를 인수한 LVMH그룹은 프랑스 파리 상토노레 명품거리에 위치한 고야드 플래그십 스토어 1, 2호점 바로 맞은편에 모이나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다. 모이나는 당시 고야드와 아주 비슷한 모노그램 패턴으로 뒤덮인 다양한 잡화와 액세서리를 구성해 놓고, 보란 듯이 고야드와 마주했다. 직원들도 아시아계 직원들을 배치하는 등 중국인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다. 프랑스 현지 고객은 물론 중국인들조차 ‘고야드 카피 브랜드’라며 모이나를 외면했다. 아무리 LVMH고 루이비통이라고 해도, 잘나가는 모노그램 패턴을 도배했다고 해도, 카피 브랜드 카피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넘어설 수는 없었다. 

 

LVMH는 자신들이 만들어낸 브랜드면, 충분히 고야드를 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모노그램도 비즈니스도 결국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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