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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업자가 된 공항 면세점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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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앨빈 정(Alvin Jung…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0년 11월 27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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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직원급여 30% 반납  

제3자 국외반송 허용 연장 요구​ 

세계 1위 인천공항 면세점이 찬밥 신세가 되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인천공항은 공항 본연의 항공운영 수익보다 비항공분야 임대수익이 전체수익의 2/3 수준으로 인천공사 2019년 수익 1조 3,674억 원 중 9,056억 원(66.2%)이 비항공 수익이고, 비항공 수익 중 면세점 등 상업시설 임대수익이 8,309억 원(경향일보 2020년 7월19일 기사 참조)이라는 내용이다. 즉 임대사업이 주업이 될 정도로 인천공항은 본업보다는 임대수수료 수익 위주의 손쉬운 장사를 해왔다는 것이다.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는 공기업 인천공항공사는 가만히 앉아서 민간기업이 열심히 장사한 수익의 대부분을 챙겨갔다. 그렇게 수수료 재미에 푹 빠진 인천공항공사는 사드에서 코로나로 이어진, 면세업계가 직원 인건비조차 줄 수 없는 패닉 상황에서도, 꼬박꼬박 수수료를 받아갔다. 

 

뒷북행정

결국 면세업계가 파산되어 중견 면세업자들은 공항 면허를 반납하고 파산 절차로 들어가는 그 순간에도, 남의 일처럼 수수방관해 왔다. 인천공항 정규직 평균 연봉이 9,100만 원이나 되는 것은 이런 지독한 수수료 수익에 의존한 것이다. 이제 공항면세구역에 입점하려는 기업은 찾기 힘들 정도로 면세시장은 몰락했고, 파렴치한 장사 속만 챙기던 인천공항은 아무도 사업권 입찰에 응하지 않자 그제야 임대료를 깎아주겠다는 이야기를 내놓고 있다. 

 

그야말로 뒷북행정이다. 이미 면세사업자들은 사업권을 반납했고, 수많은 면세점 직원들은 생업의 터전을 잃어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도 선심 쓰듯 할인카드를 내세운 것이다. 임대료를 연간 200억 원씩 챙겨온,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인천공항공사가 선택한 참 손쉬운 영업방식이다. 

공공기관이 한 행동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과한 행위이다. 

 

정부가 코로나로 인한 임차인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착한 임대인 슬로건을 내밀고, 많은 공공기관들이 임대료 할인을 통해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나선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입점 희망업체가 없어 수입이 줄어들 듯 하니 할 수 없이 수수료 할인카드를 내민 것이다. 

 

면세사업의 몰락에는 공항의 수수료가 크게 작용했지만, 면세사업자 스스로도 시장을 붕괴시키는데 중심 역할을 했다. 면세 사업자는 공항수수료로 막대한 비용이 나가지만, 시내 면세점 사업을 병행하기에 적정한 수익 창출이 가능했다. 즉 공항과 시내 면세사업을 합한 전체 면세사업으로 봤을 때, 수익구조를 플러스로 만들어왔던 것이다. 하지만 면세시장이 황금알을 낳는다며 박근혜 정부가 시내 면세 사업자를 확대하는 순간부터, 기존 면세업자는 무리한 경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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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업자득

수십 년간 해오던 소매장사에서 도매장사로 눈을 돌려 외형위주의 성장을 도모했고, 신생 면세점에게 시장을 내어줄 수 없다는 일념으로 상식에서 벗어난 가격할인 정책을 추진했다. 기존 면세업자 스스로가 시내 면세점에서도 공항 수수료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중국 여행사에게 수수료로 주며 외형을 부풀려 왔다. 

 

연일 언론에서도 국내 면세시장의 성장을 대서특필했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에서도 시장 성장률을 근거로 장밋빛 기사를 쏟아내며 현실감각 없는 밝은 시장 전망과 분석을 내놨었다. 결국 신생 면세점을 고사시키려는 대형 면세점의 시장 사수 전략은 성공하여, 두산이니 한화니 하는 대기업에서부터 국내 1위 여행기업인 하나투어를 비롯한 중견 면세업자까지 시장에서 쫓아내기에 이르렀다. 

 

신생 면세점들은 시장에서 두손 두발을 다 들고 나왔지만, 기존 면세업자들이 시장을 지키는데 들인 노력은 현재 고스란히 자기들의 사업구조를 망가트린 결과로 돌아오고 있으니,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자업자득인 것이다. 이름처럼 세금을 면제해 주는 것이 면세점이다. 원래 면세점은 세금 부담이 많은 상품 가운데 해외에서 사용목적 또는 해외 친지에게 선물용도로 구매한 제품을 위주로 판매를 해왔는데, 최근에는 별별 상품을 다 팔고 있다.

 

세금이 거의 없는 상품들도 기념품 명목으로 판매를 하는데 이제는 과자, 라면까지 판매하는 등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다. 면세업은 세금 인하 효과가 있는 고가 상품 위주로 판매를 해야 하고, 여행 시 기념이 되거나 급히 필요한 상품을 위주로 판매를 해야 함에도 중저가 상품에서 농산물까지 판매를 하니 면세점의 의미는 퇴색되고, 일반 유통매장과의 차별성도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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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쿠폰에 적립금까지

면세점은 국내 유일의 직매입 체계를 가진 채널이었다. 재고를 선매입 후 판매를 하는 유일한 채널이었기에, 공급업자에게는 면세점과의 거래가 무척 매력적이었고, 금융비용만큼 더 좋은 거래조건을 면세점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통의 한계를 모르는 면세점은 일반 유통채널의 영역까지 사세를 넓혀가며 국내 백화점, 마트, 나아가 온라인 시장과 경쟁하기 시작했다.

 

해외에 나갔다가 들어와야만 하는 태생적으로 불편한 면세점의 기본 구조를 망각한 채 일반 유통매장과 가격경쟁에 나섰으니, 면세가격으로는 경쟁을 할 수가 없었고, 일반 온라인 유통에서 온 경력자들은 놀던 물에서 늘 하던 대로 할인쿠폰에 적립금을 내세우며 가격경쟁을 최고의 전략인양 내세웠던 것이다. 

 

일반인들이 평생 한두 번 해외여행을 가던 시대는 지났지만 여전히 일 년에 한번 나갈까 말까 하는 해외여행 환경에서, 여행객에게 면세점 적립금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는 잠깐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다. 즉 면세점의 적립금은 정상적으로 면세상품을 구매하는 일반고객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뻔질나게 해외를 드나드는 극소의 고객과, 대부분은 면세상품 전문 장사꾼, 따이공을 위한 제도인 것이다. 

 

스스로가 화려한 인테리어에 엄청난 비용을 들인 오프라인 매장 면세점이, 남대문 시장처럼 도매장사를 시작한 것이고, 경영진은 외형 성장의 단기적 시각에서 이 모든 것을 승인해왔던 것이다.

 

나만 아니면 돼

여행객의 감소로 이제 면세점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최대 고객인 중국의 따이공들도 중국 정부가 하이난 면세구역을 설치하는 등 해외를 나가지 않아도 자국민에게 면세혜택을 주겠다는 내수 증진 정책을 펼침으로써 하나둘 한국 입국을 통한 사업을 줄이면서, 한국 면세점의 앞날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결국 한국 면세점은 면세업 1위 업체마저 직원급여의 30%를 반납하고 주4일 근무를 하며 무급휴가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한계상황에서도 면세업계는 제3자 국외반송 허용 연장을 요구하고 있으니 기가 찬다.

 

국내에 외국인 한 명이 들어와서 사업자로서 면세품을 구매해 해외로 대량의 면세품을 보낸다는 것으로 대부분의 중국 도매법인이 그 고객이다. 말하자면 면세점이 일반 수출을 하겠다는 것인데, 도매상에게 자기네 물량을 헐값으로 넘기겠다는 의미다. 더 나아가 사업자인 도매법인뿐만 아니라, 개인 보따리상도 제3자 국외 반송을 허락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은 유통업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 면세점은 면세점의 설립 취지에 맞게 정상적인 영업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면세 업계는 무리한 사세확장과 대규모 투자로 본연의 취지와 벗어난 영업활동을 하면서 국내 면세업을 멍들게 하고 산업자체의 존폐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정상적 유통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그들만 정말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나만 망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CEO들이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정말 의문이다. 한국의 면세시장 시계는 멈춰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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