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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가 입던 '고어텍스'는 어떻게 젊은 층에게 어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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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 작성일 2020년 12월 01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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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피부’라 불리는 기능성 섬유의 대명사 ‘고어텍스(GORE-TEX)’는 40년 전부터 방수성과 투습성을 갖추고 아웃도어 업계를 혁신적으로 이끌어왔다.

 

원래의 목적은 비바람 속의 산행, 군사 작전, 화재 진압 등으로 소비자와 산업의 니즈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통해 중요한 성능과 새로운 기능성을 부가한 제품을 꾸준히 만들어냈다. 그 결과 2007년 영국 인디펜던스지에 의해 ‘세상을 바꾼 101가지 발명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고어텍스’는 100여 개가 넘는 테스트로 소비자에게 완벽한 방수, 방풍, 투습 기능을 제공하고, 소재 기업임에도 최종 완제품에 책임을 지는 GTKYD™ 시스템을 도입하며 명실상부 최고의 소재로 인정받고 있다. 

 

“고어텍스 재킷 있나요?”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아웃도어 시장이 태동기에 접어들었을 무렵, 일반 소비자들은 등산복을 취급하는 매장에서 브랜드를 찾기보다 “고어텍스 재킷 있나요?”라고 묻던 시절이 있었다.

 

2000년대 초반, IMF 이후 실직자가 늘어나고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등산 열풍이 불기 시작하자 4060세대들 사이에 산을 찾기 위해 등산복을 구매하는 현상이 크게 증가했다.  

 

고객들은 당시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케이투’ 등의 브랜드를 찾는 것이 아니었다. ‘고어텍스’ ‘쉘러’ 등의 외국 글로벌 소재가 적용된 재킷이나 바지를 브랜드명으로 착각하고 이들을 먼저 찾았다. 

 

등산을 막 시작했거나 등산복을 캐주얼로 입는 중장년층에게는 브랜드보다 고어텍스가 더 입소문 나있었다. 아웃도어 열풍과 맞물려 고어텍스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성장과 함께 했다. 높은 성장률로 글로벌 본사에서도 한국 시장을 예의주시했다.

 

하물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세를 거듭함에 따라 수십여 개 가까운 브랜드가 생겨나기도 했는데,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고어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하면 론칭은 절반의 실패다”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위상이 대단했다. 실제로 고어텍스를 확보하지 못한 브랜드는 론칭과 함께 시장에서 도태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2010년대에는 재킷보다는 다운 열풍이 불면서 고어텍스를 다운으로 활용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고어는 그렇게 국내 아웃도어 마켓에 수십여 년 간 아웃도어 소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했다. 

 

하지만 시장이 좋을 수만은 없는 법. 2010년대 중반 이후 아웃도어 시장, 특히 등산 아웃도어 마켓이 어려움을 겪게 됐고 등산복이 중장년층의 캐주얼로 외면받기 시작하면서 고어텍스 역시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지 못했다. 

 

‘아재 패션’이라 불리던 여느 등산 아웃도어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고어텍스 역시 국내 마켓에서는 아재 패션의 선두주자 취급을 받기에 이르렀다.

 

‘고어(Gore)’가 달라졌어요

글로벌에서 시작된 협업…한국에서 꽃 피워 

아재 브랜드로 여겨지던 ‘고어텍스’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젊은 층에게 어필하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글로벌 마켓에서 협업을 통한 부활의 징조를 알렸다. 지난 2016년 글로벌 차원에서 ‘슈프림’, ‘오프화이트’ 등과 협업을 진행했고 이는 국내 마켓에서 젊은 층과 트렌드 세터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슈프림’은 고어텍스 소재를 사용한 다운재킷을 선보였다. ‘슈프림’의 로고플레이가 돋보이는 후드는 탈부착이 가능해 취향에 따라 두 가지 콘셉트로 연출이 가능한 제품이었다.

 

이어 아웃도어가 아닌 스포츠나 캐주얼 글로벌 브랜드들과 협업이 이어졌다. 고어텍스 인피니엄 써미엄X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스탠스미스, 컨버스X고어텍스 콜라보 시리즈 중 ’척 테일러 MC18’, ‘원스타 MC18’, ‘패스트 브레이크 MC18’ 등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며 고어텍스의 영(YOUNG) 바람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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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 클래식 X 크리틱 협업 두번째 캡슐>

 

국내 MZ세대에게 어필한 고어텍스

글로벌 시장에서의 협업을 바탕으로 고어코리아는 2016년 국내 패션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일반 고객들과의 접점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마케팅 프로젝트인 ‘비욘드 아웃도어 프로젝트’를 실시해 기존 아웃도어를 뛰어넘는 라이프스타일을 강화하는 정책을 펼쳐 나갔다. 

 

이를 통해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해 젊은 층과 소통하기 시작했으며 1020세대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진행함으로써 구매 타깃층을 넓혀나갔다.

 

특히 밀레클래식과 스펙데이터, 크리틱 등의 협업에 고어텍스가 추가된 3자 협업을 시작으로 지난 2018년 추동시즌부터 시작된 ‘디스이즈네버댓’과의 만남은 스트리트캐주얼에 열광하는 1020세대에게 고어텍스를 알리는 시발점이 되었다.

 

특히 ‘디스이즈네버댓’과의 협업은 올해까지 총 3번까지 이어지면서 고어텍스 소재를 접목한 재킷과 팬츠, 플리스 상하의 등 일상과 액티비티를 넘나들며 착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고어텍스와 ‘이세(IISE)’와의 만남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세(IISE)는 지난 2020 S/S서울 패션위크에서 ‘세계적 대기업이 된 이세 코퍼레이션’을 테마로 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한 차례 협업을 이뤄냈던 고어텍스 인피니엄 소재를 이번 컬렉션에도 적용해 우수한 방풍•투습 기능으로 찬바람은 막아주고 보온성은 오랫동안 유지되는 제품들을 선보였다. 

 

또 ‘뉴발란스’는 고어텍스와 협업으로 아노락, 카고재킷, 숏 카고재킷 총 3가지 종류의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바람을 효과적으로 막아주는 방풍 기능과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습기를 빠르게 배출해주는 투습 기능을 제공하는 고어 윈드스타퍼 소재를 제품에 적용했다.

 

여기에 ‘스파이더’는 독특한 실루엣을 지닌 협업 제품들을 선보였다. 테크웨어 제품 ‘맨즈 매트 실 코트’와 ‘맨즈 매트 실 재킷’은 필름이 노출된 독특한 외관이 특징으로 고어텍스 인피니엄 소재를 전체 심테이핑 처리하여 방수•방풍 기능을 높이는 동시에 쾌적함을 더함으로써 젊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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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텍스 인피니엄 써미엄 X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스탠스미스>

 

기능성 아웃도어에서 일상으로 영역 확장 

이같은 기존 아웃도어에서 패션브랜드로의 확장은 고어텍스 인피니엄 소재의 역할도 톡톡히 작용했다. 고어는 그동안 등산, 암벽 등반 등 아웃도어 활동에 필수적인 방수·방풍·투습에 최적화된 제품들을 선보여 왔다. 지난 2018년 론칭된 고어텍스 인피니엄은 기능성 아웃도어 소재에서 일상의 소재로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가볍지만 보온성이 뛰어나고 스타일리시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일상생활이나 가벼운 스포츠 등 모든 야외 활동에서 착용할 수 있도록 새롭게 설계됐다. 

의류부터 장갑, 신발까지 크게 네 가지 라인으로 ▲고어텍스 인피니엄 써미엄 신발 ▲고어텍스 인피니엄 소프트 라인드 쉘 ▲고어텍스 인피니엄 인슐레이션 가먼트 ▲고어텍스 인피니엄 스트레치 장갑 등이 있다. 

 

기존 고어텍스가 제공했던 블랙 다이아몬드 택이 아닌 화이트 다이아몬드 택으로 구별하고 있다.​ 

 

  

고어텍스는 지금 제2의 전환기

<인터뷰고어코리아 라이프스타일 세일즈 담당 김우식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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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코리아에서 라이프스타일 세일즈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김우식 이사는 아웃도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김 이사는 코오롱패션머티리얼 홍콩 지사에서 근무하다 지난 2012년 고어코리아에 입사해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지난해까지는 아웃도어 세일즈 파트에서 근무했으며 올해부터 패션,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를 담당하는 라이프스타일 세일즈를 맡게 됐다.

 

입사 초기를 돌아보면 고어텍스 재킷은 없어서 못 팔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특히 기본형 재킷에서 전문가형으로 넘어가는 시기로 실제로 등산도 많이 다녔으며 등산복 트렌드가 일상복 시장을 점령하며 아웃도어와 고어텍스도 동반 성장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등산 아웃도어 시장이 점점 어려워지며 고어텍스 역시 찬바람이 불었던 것은 사실이다.

 

과거 고어텍스 재킷에서 지금은 다운이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변했지만 최근 들어 라이프스타일로의 확장이 이루어지며 패션 브랜드들이 고어텍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고어텍스의 빅 로고 역시 레트로 트렌드에 맞춰 젊은 층에게 인지되는데 작용했다고 본다. 지금은 고어텍스의 제 2의 전환기인 셈이다.

 

패션업계가 기능성 소재 중에서도 특히 고어텍스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스포츠를 즐기거나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애슬레저룩을 입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일상 속에서도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기능성 제품들이 인기를 얻게 됐다. 

 

즉 테크니컬 아웃도어 활동이 아니더라도 바람, 비, 눈으로부터의 ‘프로텍션’이 일상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면서, 데일리 웨어에 기능성 소재를 활용하는 것이 점점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이미 우리는 기후에 대해 몸소 체험하기 시작했다. 지난 여름 50일간의 장마가 지속되기도 했고 올 겨울에는 들쭉날쭉한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기후에 대한 변화는 기능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다. 패션 브랜드들이 기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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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황현상 기자>

 

왜 고어텍스가 젊은 층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고 보는가?

고어텍스가 바라보는 패션 트렌드는 크게 4가지로 함축된다. 산업의 도심화, 생태적 변화, 패션의 기능의 접목, 지속가능성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이 4가지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패션과 기능의 접목이라는 분야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고어텍스가 유리했다. 

 

따라서 최근 몇 년간 고어텍스를 찾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늘어났고 이는 국내 시장까지 이어졌다. 최근에는 1020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도 찾기 시작하며 인지도가 늘어났다고 본다. 또 2010년대 중후반에 접어들며 레트로, 오리지널리티를 찾아가는 열풍이 있었다. 고어텍스의 빅 로고가 역시 젊은 층에게 인지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스트리트나 패션브랜드와의 협업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고어텍스가 젊은 층으로 다가간 최초의 시도는 아웃도어 브랜드인 ‘밀레’의 라인인 ‘밀레 클래식’과의 다자 협업에서 시작됐다. 밀레클래식X스펙테이터X고어텍스, 밀레클레식XLMCX고어텍스, 밀레클래식X크리틱X고어텍스 등 3자간 협업 제품이 시발점이 되어 디스이즈네버댓, 이세, 최근에는 비이커와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디스이즈네버댓의 경우 2018년 이후 3시즌 연속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매년마다 판매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패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문의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초기에는 생산이나 기획에 어려움을 겪었겠지만 몇 시즌을 진행하면서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고어텍스를 가지고 어떻게 젊은 감성을 표현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자신들의 개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느낌, 특징을 잘 살린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성공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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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라이프스타일 분야로 확장 계획은?

산업 자체가 많이 변하고 있다. 아웃도어는 패션을 찾고 패션은 기능을 쫓는다. 소재 업체 중에서는 가장 인지도가 높은 것도 이유다. 특히 최근 패션업계의 화두 중 하나가 지속가능성이다. 

 

고어텍스는 몇 년 전부터 탄소배출량 리사이클, 에너지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최적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패션브랜드와 지속가능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접목할 수 있지도 생각한다.

 

즉 이러한 메시지들을 옷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느끼기 시작했다. 즉 제품 생산 단계에서부터 환경을 고려하는 브랜드가 선호되고 있다.고어텍스는 크게 소비자 관점에서 두 가지 상품군으로 전개된다. 익스트림&익스트림, 제네럴 아웃도어다.

 

전문적으로 산을 등반하면 익스트림, 라이트 하이킹, 어드벤처 트레블, 스노우 스포츠, 피싱이며, 라이프스타일을 포함하는 영역은 제네럴 아웃도어다. 이 둘을 적절히 조화롭게 가져가며 최적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한다. 

 

라이프스타일로만의 지속적인 영역확대는 아니지만 꾸준히 병행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통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와 코웍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가는 한편 디자이너 브랜드나 스트리트 브랜드와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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