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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아웃도어는 왜 20~30세대에 목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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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2월 16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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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pixabay>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거리에서 아웃도어 제품을 입은 1020세대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겨울 패딩은 제외다. 지금까지도 1020세대에게 어필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봄과 가을 간절기 시즌, 바람막이 제품은 1020세대에게 필수품으로 여겨지며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최대 히트 아이템이던 시절이 있었다. 등산복으로의 바람막이가 아닌 바람막이의 일상화 경향은 아웃도어뿐 아니라 스포츠, 캐주얼에 이르기까지 관련 제품을 대거 출시하게 했고, 당시 누구나 한 벌쯤은 보유하게 했다. 

 

하지만 이후 공급 과잉 현상과 함께 1020세대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바람막이 시장이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아웃도어, 아니 정통 아웃도어 마켓은 이즈음(2013년) 최고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동시에 젊은 층이 아웃도어와 멀어지면서 아웃도어는 본격적인 ‘아재 패션’이라는 명칭을 얻게 됐다.

 

비단 1020세대가 사라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웃도어 제품에 싫증을 느낀 성인들은 캐주얼 착장을 회피하기 시작했고, 아웃도어 기업들의 지나친 확장일로 정책에 등산용품을 찾는 소비층들도 신상품보다는 재고 상품 구매에 열을 올렸다. 

 

2013년 당시 8조 원에 근접했던 시장 규모는 매년 하락세가 이어지며 현재 4조 원 이상의 큰 금액이 사라져 버렸다. 아웃도어를 표방했던 무수한 신규 브랜드들은 버티지 못하고 중단과 부도로 이어졌다. 2013년 론칭한 ‘디스커버라익스 페디션’과 2016년 론칭한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만이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를 표방하며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현재의 정통 아웃도어의 현주소다.

 

위기의식 고조…생존 전략 선택지는 산린이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고민은 어느 때보다 깊을 수밖에 없다. 갈수록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고, 코로나 19라는 외적 요인에 맞서기도 쉽지 않다. ‘산린이’ ‘등린이’ 등 젊은 등산객이 다소 늘어나기는 했으나 이를 만회하기는 어렵다.

 

다운이나 최근 유행하고 있는 플리스를 제외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봄과 가을 산 특수도 없고, 성인 캐주얼 점유율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어찌 된 일인지 올해 아웃도어의 1월 지표는 대부분 좋았다. 1월 초반 강추위가 이어졌고, 대규모 할인행사가 겹치며 대부분 브랜드가 신장세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올해 시장을 낙관할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화는 필수’라고 여기고 있지만 마땅한 동력 찾기도 어렵다. 

 

그러다 코로나 19라는 암초 속에서 무엇인가를 발견한 듯하다. 새롭게 산을 찾는 인구가 늘어났고 이를 돌파구로 정했다. 위기감을 느낀 정통 아웃도어 기업들이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생존을 위한 전략을 쥐어짰고 선택은 ‘2030세대’였다. 아웃도어 기업 관계자는 “올해 역시 코로나 19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해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2030세대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즉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브랜드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산린이 등 MZ세대의 등산 인구가 늘어났고 올해 역시 야외활동의 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몇 년간 정통 아웃도어로 회기를 모색했던 브랜드들은 또다시 라이프스타일이나 젊은 층을 겨냥한 별도 라인을 신설하면서 활로 모색에 나서기로 했다. ‘블랙야크’는 최근 가수 겸 배우 아이유와 엑소 카이를 브랜드 홍보대사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b75b65afaf6406d30dd358d5f6c19d4f_1612681891_153.jpg<photo 블랙야크>

 

‘블랙야크’는 불과 2년 전 ‘산으로 회귀한다’는 원칙에 따라 라인 재정비 작업에 착수했다. 연예인을 기용해 제품 광고에 치중하기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집중해 왔다. 장기 계획을 통해 ‘블랙야크’의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올해 아이유와 카이를 모델로 기용했다. 아이유는 등산 초보자로 MZ세대의 ‘산린이’ ‘등린이’를 대표한다. 일각에서는 ‘기존 정책과는 다소 상반된 것이 아니냐’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 회사 관계자는 “재정비 작업 이후 지난해 플랫폼 캠페인으로 산행 문화를 얘기했고 올해는 타깃팅을 명확하게 하며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라인별 앰버서더를 기용하는 단계별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블랙야크, 아이유 기용 MZ세대 공략

네파, 2030을 위한 새로운 라인 론칭

아이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전환

‘블랙야크’가 운영 중인 국내 최대 규모 산행 커뮤니티 플랫폼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lackyak Alpine Club, 이하 BAC)’ 도전단은 현재 20만 명으로 지난해에만 8만 명이 가입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2030세대다. 

 

즉 이번 아이돌과의 협업을 통해 한층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며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산행 문화를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블랙야크’의 제품 라인업은 올해 파격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네파의 ‘네파’도 올해 특단의 조치를 꺼내 들었다. 2030세대를 위한 신개념의 아웃도어 라인이 그것이다. 이달 말 론칭하는 만큼 현재까지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 제품군은 도심에서 착용할 수 있는 아웃도어 상품으로 기능성은 유지하되 기존 아웃도어 제품과는 다른 시티 캐주얼 느낌의 상품군으로 구성된다.

 

b75b65afaf6406d30dd358d5f6c19d4f_1612681956_6042.jpg<photo 네파>


이를 위해 별도의 로고도 마련했다. 기존 ‘네파’와는 전혀 다른 콘셉트로 전개되는 특성상 별도 코너를 마련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아예 일부 매장은 이 라인을 전면에 배치하는 계획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이슈화도 준비한다. 네파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도 수립했다. 물론 기존 ‘네파’ 역시 스타일리시 아웃도어의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밀레의 ‘밀레’는 아웃도어 전문기업 중 최근 몇 년간 가장 핫한 기업으로 꼽혔다.

 

지난 2019년에는 ‘밀레’의 매각설이 불거졌고, 지난 한해는 이태리 브랜드 ‘카파’ 인수전에 뛰어들며 업계의 가십거리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두 가지 사항은 모두 이루어지지 않았다. 카파 인수가 불발 됐지만 이 회사는 지속적으로 신규 사업이나 M&A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브랜드 차원에서의 ‘밀레’ 역시 올해 비교적 큰 규모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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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밀레>

 

먼저 새로운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기 위해 ‘TRILOGY SIGNA TURE’ 라인 확대한다. 또 액티브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MLT 라인과 20-30세대 젊은 등산객을 겨냥한 아웃도어 워킹화 DINO 시리즈를 신규 론칭하는 등 많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케이투그룹은 ‘케이투’와 ‘아이더’의 상품 정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아이더’의 변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케이투는 현실적 고객층인 30-40대 고객 잡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정하고 전체 제품의 30%까지 제품 비중을 높인다.

 

지난해 백화점 판매 기준으로 30대 등산화 판매가 크게 늘었다는 점을 감안, 이를 의류까지 폭넓게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3040대 제품 라인업은 기존 플라이워크 라인에 하이킹 라인의 젊은 감성을 담은 제품군으로 운용된다. 플라이워크는 스포티한 감성의 심플하면서 차별화된 제품군으로 구성한다. ‘아이더’는 최근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로의 회기를 주요 전략으로 삼았으나 올해 춘하를 기점으로 젊은 감성의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로 탈바꿈한다는 큰 틀을 마련했다. 

 

특히 ‘아이더’ 글로벌 판권 인수를 계기로 프랑스 오리진을 살린 제품을 중점적으로 선보인다. 하지만 최근 인구가 늘고 있는 산린이 등을 위한 10-20세대의 트랜드 상품보다는 범용적 상품을 중점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노스페이스’는 지속가능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내 1등 브랜드, 글로벌 브랜드의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노스페이스’는 지난 몇 년간 친환경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이 같은 이미지를 브랜드의 대표 가치로 삼는다. 

 

지난해 선보인 ‘에코 플리스 컬렉션’은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한 약 1,080만 개의 페트병이 재활용됐고 지난해 추동에만 100개 스타일의 제품에 리사이클 소재를 사용하는 등 진정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는 친환경 제품을 200개 스타일 이상 가져가며 업계 친환경 리딩 브랜드로서의 역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신규 브랜드 론칭도 준비 중이다. 지난 2014년 모 회사인 영원무역이 글로벌 본사를 인수한 ‘아웃도어리서치’다. 현재 사업부가 구성되어 있는 상태다. 젊은 감성을 반영한 브랜드로의 론칭이 유력하다.

 

2030의 표심(票心), 과연 정통 아웃도어에 통할까

이같은 2030세대 공략을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지난 몇 년간 젊은 층 고객을 흡수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왔으나 결과적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시 ‘등산으로의 회기’ 현상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물론 코로나 19의 여파 속에 MZ세대, 산린이 등 젊은 층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고, 장기적으로 등산을 제외한 넓은 범위의 젊은 아웃도어 인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겨냥한 라인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당면한 시대적 현상이라는 것에는 의견을 달리할 수 없다. 즉 2030세대가 아웃도어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지금이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변화할 수 있는 적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비슷한 생각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를 장기적으로 젊게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 올해 상황을 지켜본 후 상황에 따라 움직인다는 전략일 것이다. 즉 장기적 관점이 아닌 단기적 영업 전략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30세대를 잡는다는 것은 단순히 제품 출시로만 해결되는 일은 아니며 지속적인 마케팅과 제품 변화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주고객층인 4060세대와 2030세대를 동시에 잡기 위해서는 장기적 투자가 뒷받침 돼야 하는데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2030세대 공략은 떨어진 매출 규모를 만회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여기는 셈이다.

 

브랜드별로 비대한 매출 규모가 유지되다보니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당장의 이익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비대한 몸집을 대폭 줄이고 R&D에 투자하며 진정성 있는 아웃도어의 길을 걸을 것인지 아니면 장기적 투자를 통해 젊은 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길을 선택할지, 정통 아웃도어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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