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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웨어 황금기는 언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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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아람 기자 (lar@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2월 17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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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웨어의 황금기.

몇 년 전부터 다시 꽃을 피운 골프 시장을 요즘을 단박에 설명하는 단어다. 국내 골프산업이 호황이다. 골퍼들이 쏟아지며 골프장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실내 스포츠가 움츠러들자 골프가 최대 수혜를 누리는 모습이다. 일부 골프장은 부킹을 위해 2~3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골프장비나 웨어의 판매는 급증했다. 골프 마켓만큼은 코로나19가 악재가 아닌 수혜로 작용했다.

 

말로만 듣던 뉴서티(New Thirty, 구매력이 강해 신소비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새로운 30대) 세대의 골프 소비자가 이제야 드러났다. 2030세대 골프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실제 매출로는 실감하지 못했던 골프웨어 마켓이 황금기를 마음껏 누리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20~30대 골퍼의 증가로 골프산업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 심리는 매년 흘러나왔다. 

 

골프장 숫자는 크게 늘어났고 스크린 골프 인구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골프웨어 시장도 덩달아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돼왔다. 그러나 젊은 층은 쉽사리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언택트 레저 활동 붐을 일으켰고, 그 결과 수많은 골프장 인프라 구축 속에서도 꿈쩍 않던 골프웨어 시장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결국 코로나19 속에 일어난 골프 붐은 기왕이면 탁 트인 야외에서 골프를 치려는 비기너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해외여행이 막히자 여가로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그린피가 급등했지만 골프장은 발 디딜 틈이 없고, 회원권 가격은 소리 소문 없이 반등했다. 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 골프웨어가 호황을 누리던 시절로부터 딱 20년 만이다. 

 

5~6년 주기의 골프웨어 마켓

골프웨어는 2000년대 초반을 필두로 5~6년 주기로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골프웨어는 호황기를 누렸다. 잭니클라우스, 닥스, 울시 등의 전통 브랜드들의 호조가 이어졌고 성인 캐주얼 뿐 아니라 일부 아이템은 10대들의 교복 아이템으로 판매되며 호황기를 누렸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다. 아웃도어 산업이 확장일로에 접어들며 성인 캐주얼 고객이 잠식됐기 때문이다. 당시 골프웨어는 ‘DO 골프’라는 개념보다는 패션에 기반을 둔 캐주얼 요소가 강하게 나타났다.

 

2005년 골프존이 국내 스크린 골프를 도입하며 골프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아웃도어가 성인 캐주얼에 이어 골프웨어를 접수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물론 르꼬끄골프(2006년 론칭)를 비롯해 나이키, 아디다스 골프 등이 뉴서티를 표방하며 DO 골프 시장에서 파이를 넓혀갔고 루이카스텔(2007년)이 새로운 토틀 골프웨어를 표방하며 빠르게 시장진입이 이루어졌지만 당시 대세인 아웃도어의 큰 벽을 실감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골프인구가 증가한다는 명목 하에 당시 많은 수입브랜드와 라이선스 브랜드가 론칭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영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할 만큼 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기존 브랜드를 타 회사에 팔기 바빴고, 골프웨어 인력들이 하나 둘 아웃도어로 이탈하며 시장이 위축됐다. 인구는 비약적으로 증가하는데 시장은 뒷걸음치는 기이한 현상이 이어졌다. 어느 면으로 보나 골프웨어는 사양산업처럼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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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르꼬끄골프>

 

응답하라 2014…가두 골프웨어에 열광하다

반등의 계기를 잡은 건 2014년이다. 아이러니하게 아웃도어 산업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물론 회원제 골프장이 줄어드는 대신 대중제 골프장이 늘어났던 것도 한 몫 했다. 마침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하며 여가시간이 늘어났다. 평일에도 비교적 자유롭게 휴가를 쓸 수 있는 문화가 골프 대중화에 기여한 셈이다.

 

골프웨어 시장도 이즈음부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2013년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이 론칭하면서 부터다. 기존 패셔너블 상품과 DO 골프가 공존하던 골프웨어에 ‘DO 골프’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계기를 마련했다. 여기에 크리스패션이 파리게이츠를 론칭, 트렌드를 주도하며 마켓의 새로운 동력을 마련했다. 또 2007년 론칭한 루이카스텔의 성공을 발판삼아 케이투코리아가 2014년 론칭한 와이드앵글은 가두 골프웨어 조닝의 활성화를 이끈 장본인으로 여겨진다. 

 

이어 패션그룹형지가 까스텔바작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기존 브랜드 역시 가두 상권에 진출하며 골프웨어는 제2의 부흥기를 맞았다. 특히 아웃도어에 빼앗겼던 매장까지 다시 회수해가며 기업들은 평균 20~30%의 매출 볼륨을 키웠다. 당시 2~3년 만에 20여개 가까운 신규 브랜드가 출현했으나 가두 골프웨어는 가두점에서만 통한다는 공식으로 이 중 80%가 가두점을 주요 채널로 삼았다. 결과적으로 골프웨어 시장이 뒷걸음치는 계기가 됐다.

 

가두점 골프를 표방하고 있지만 이들의 선택은 DO 골프였다. 하지만 와이드앵글, 까스텔바작 정도만이 매출 상승을 기록했을 뿐 가두를 겨냥한 신규 브랜드들의 실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퍼포먼스 골프웨어를 표방한 데상트골프(2015년 론칭), PXG 등이 기존 타이틀리스트와 함께 뚜렷한 포지션을 갖추며 성공했다. 물론 이들의 성공은 40~50대 뿐 아니라 30~40대 골퍼에게 어필했기 때문이다. 즉 과거 일상 캐주얼로 착용이 가능한 골프웨어보다는 명확한 스포츠 개념의 골프웨어가 살아남는다는 법칙이 작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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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와이드앵글>

 

코로나19 골프웨어의 황금기를 만들다

지난해에는 의외의 변수가 골프 산업 전반을 키웠다. 코로나19가 골프의 대중화에 불을 지핀 것. 다른 아웃도어 활동과 마찬가지로 골프 역시 야외에서 접촉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이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스포츠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사람간 신체 접촉이 없고 친목 도모와 운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또 해외여행이 막히며 일본, 태국, 베트남 등으로 원정 골프를 즐기던 동호인이 국내 골프장으로 발걸음을 돌린 것도 수요 증가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무엇보다 짐작만 했던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골프에 대거 입문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른바 ‘골린이(골프+어린이)’가 급증한 것이다. 물론 코로나19와 골프 산업의 발전은 국내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골프웨어 마켓 역시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톡톡히 본 케이스다. 미국 골프산업 전문시장 조사기구 Golf Datatech, LLC는 지난달 25일 2020 내셔널 골프 퍼포먼스 리포트(2020 National Golf Performance Report)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미국의 라운딩 및 소매 장비 판매를 분석한 결과 라운딩은 전년대비 13.9%, 장비 판매는 10.1%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라운딩 관련 상승폭은 지난 1998년 데이터를 수집한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2012년 5.7%의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골프 장비 판매가 28억 1천만 달러(약 3조 1천억 원)를 넘어서면서 2008년 29억 1천만 달러(약 3조 2천억 원)와 2007년 29억 7천만 달러(약 3조 3천억 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총 판매액을 기록하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스크린 골프장 국내 골프 산업 발전에 기여

사실 최근 국내에 골프 문화가 급속도로 퍼진 것은 바로 스크린골프장 때문이다. 저비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어, 여가 시간이나 취미활동이 다양하지 못한 국내 특성상 빠르게 확산됐다. 스크린골프장에서 골프를 접한 입문 단계의 젊은 층은 골프장의 잠재적인 고객들이었다.

 

그런 잠재고객이 지난해 폭발한 것이다. 2012년 약 186만 명이던 스크린 골프 인구는 2018년 기준 351만 명을 기록하며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에만 스크린골프 신규 입문자는 50만 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눈여겨볼만한 것은 20~30대 초보들의 등장이다. 골프존에 의하면 지난해 9월까지 20대 신규 가입자는 전년대비 2.5배 늘어난 2만2천8백 명에 이르렀다. 30대 역시 3만9천 명에서 5만4천 명으로 38.6% 증가했다.

 

작년 한해 골프 인구의 확연한 증가는 골프웨어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지난해 전 복종에서 마이너스 신장이 이어졌지만 유독 골프웨어 조닝은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2000년대 초반과 2010년대 중반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골프웨어의 호황을 이끈 주요 고객은 40~60대가 아닌 20~40세대의 젊은 고객층이었다. 물론 40~60대의 신규 증가율과 기존 해외로 나가는 골퍼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순 없다. 그러나 그동안 미비했던 20~30세대 소비 증가폭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  

 

이같은 20~30세대의 골프 입문은 골프 마켓에 변화된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 골프웨어는 오프라인에 치중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온라인 브랜드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예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영 골프웨어는 기하급수적으로 론칭되기 시작했다. 또 무신사를 비롯해 카카오, 네이버에 이르기까지 골프관련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늘리며 산업에 뛰어들었다.

 

물론 타 산업과 매한가지로 코로나 이후의 골프 시장 확대를 점치기는 어렵다.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고 실내 스포츠가 활성화되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견해도 만만찮다. 그러나 한번 불붙은 골프산업을 누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골프에 맛을 본 20~30세대는 ‘시간’과 ‘돈’이 주어진다면 필드로 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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