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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전용 온라인몰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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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2월 23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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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pixabay>

  

백화점에 입점하려면 소위 닷컴이라 불리는 전용 온라인몰 입점은 필수였다. 백화점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서 백화점몰은 입점하지 않겠다는 ‘용가리 통뼈’는 거의 없었다. 과거 2~3년 전부터 백화점 전용 온라인몰 매출 비중은 높아져만 갔고 브랜드들은 어쩔 수 없이, 아니면 선택적으로, 외형을 늘리기 위해, MS(Market Share) 순위를 잘 받기 위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백화점몰을 활용해 왔다.

 

2019년부터 오프라인 매출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급해진 일부 브랜드들은 백화점 온라인몰 쪽으로 물량을 밀어 넣기도 했다. 당장 숫자는 높아졌지만 안으로는 곪아갔다. 온라인 매출 비중이 높아져도 브랜드는 좋은 것이 없었다. 오프라인에서 팔든, 온라인에서 팔든 수수료는 오프라인과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백화점은 브랜드가 어디에서 매출을 일으키든 상관없이 동일한 수수료를 적용해 그동안 수익을 취해왔다. 좋다 나쁘다는 판단은 불필요하다. 외부 압력이든, 상황에 따라서든 선택권은 항상 브랜드에 있었기 때문이다.

 

지오다노의 결심

최근 지오다노가 탈 백화점몰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오다노는 캐주얼군 선두 브랜드일 뿐 아니라, 코로나 기간에도 유일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브랜드이기도 하다. 브랜드 가치도 잘 지켜왔을 뿐 아니라, 해외 유수의 SPA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캐주얼 선두 그룹에서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다. 지오다노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약 20% 정도이다. 타 캐주얼 브랜드에 비하면 적은 비중이기도 하지만, 지오다노는 이마저도 효율 위주로 전환을 결정했다.

 

백화점몰에서는 빠지고, 자사몰이나 수수료가 낮은 타 플랫폼으로 이동을 검토 중이다. 물론 백화점마다 온라인을 운영하는 상황이 다르고, 누가 운영하느냐에 따라 수수료로 천차만별이다. 브랜드들은 백화점 수수료보다 낮은 온라인 수수료를 적용하는 사이트 쪽으로 물량을 밀어주기도 하고 있다. 같은 제품을 팔아도 어디서 팔리느냐에 따라 이익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섬의 경우 간판 브랜드 타임, 마인 등은 자사몰 위주로 판매하고 백화점몰은 아예 운영을 안 하고 있다.

 

바바패션, 아이올리 등 여성복 중견기업들도 자사몰 쪽으로 힘을 기울이는 추세다. 코닥 등 무신사를 비롯한 타 플랫폼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 브랜드들도 굳이 수수료가 비싼 백화점몰을 운영할 이유가 없는 것과 같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준지’ 역시 최근 무신사에 입점했다. 젊은 층 고객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도 있지만 중국 관광객이나 오프라인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했던 브랜드인 만큼 코로나 여파를 피하가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동안 브랜드들이 굳이 백화점몰을 운영했던 이유 중 하나는 MD에서 중요한 평가의 척도가 되는 MS 순위를 잘 받기 위함도 있었다. 온라인몰이 처음 활성화될 때는 온라인에서 올린 매출도 100% 실적이 반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온라인 매출의 경우 50%밖에 반영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한 점포에서 A브랜드가 연 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치자. 이 중 4억 원은 온라인에서 팔았다면, 이 브랜드의 MS 반영 기준은 4억 원이 된다. 만약 경쟁 관계인 B브랜드가 순수하게 오프라인에서만 5억 원을 팔았다면, 전체 매출은 A브랜드가 높더라도 백화점 평가 순위에서는 B브랜드가 더 높은 순위에 오르게 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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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지오다노>

 

온라인 매출 MS 절반만 반영

전 브랜드에 적용되는 예는 아니지만 근소하게, 비중에 따라 브랜드 입장에서는 높은 수수료를 주고 이끌어갈 만한 이유가 부족해지고 있다. 코로나의 영향도 컸다. 오프라인 매출이 줄어들면서, 온라인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사실상 백화점몰의 실적도 그리 탁월하지 못했기 때문에 같은 상황이라면 수수료가 낮은 쪽으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타 플랫폼들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쿠팡, 11번가 등 플랫폼들은 백화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활발한 영업을 벌이고 있다. 수수료를 낮게 줄 테니 자신들 쪽으로 입점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간관리자들의 먹거리

그러나 브랜드들이 쉽게 백화점 온라인몰을 빠져나갈 수 없는 이유도 있다. 중간관리자, 대리점주들의 생계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평일에는 백화점에 거의 손님이 없는 상황이다.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에 직면한 백화점 중간관리자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매출을 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온라인에 제품을 열심히 올려 하나라도 더 팔려고 한다. 매장에 손님이 없으면 온라인에서라도 팔아야 중간관리 수수료를 받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실을 브랜드 역시 모르는 바가 아니다. 전략적으로는 백화점몰에 물량을 밀어주지 않을 수 있지만 점포 매니저들이 자발적으로 판매하고자 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백화점에 높은 수수료를 주더라도, 판매사원도 살아야 하니, 이 간극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눈치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한 패션 업체 영업 임원은 “과감하게 백화점 온라인몰에서 빠지고 싶어도, 중간관리자들이 마음에 걸린다. 온라인마저 못하게 한다면 그들이 가져가는 수수료도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화점몰 의존도 높은 핸드백

백화점몰의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군은 바로 핸드백을 비롯한 가방, 액세서리 브랜드들이다. 사이즈도 없고 입어 볼 필요도, 만져볼 필요도 없이 브랜드와 디자인만 보고 구매할 수 있는 품목들이다. 온라인 쇼핑 시대에 젊은이들은 사이트에서 제품을 보고 바로 주문하는 추세이다. 점포별로 편차는 있지만 핸드백 브랜드들의 닷컴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많게는 60~70%까지도 온라인에서 매출을 일으키기도 한다. 매장에는 손님이 없는데 월 매출을 높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한 브랜드는 월 8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6천만 원이 온라인에서 팔린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이처럼 백화점몰 판매 비중이 높은 브랜드들은 ‘언감생심’ 온라인 매출을 포기할 수도 없다. 쉽지 않은 일이다. 백화점은 전략적으로 핸드백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매장을 빼고 온라인 위주의 판매를 장려하고 있다. 온라인 매출이 잘 나오니 굳이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도 상관없다. 그 자리에 리빙이나 웰빙 매장을 넣는 것이 훨씬 평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백화점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아질수록 브랜드들은 더욱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이야 온라인에서 매출이 나오니 좋다. 오프라인을 포기하고 온라인에 올인했는데 자사몰 없이 백화점몰에만 의존하다 보면 결국 나중에는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 미래를 보고 온오프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러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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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더닷컴>

 

온라인에 목매는 유통

유통이 온라인에 목을 매는 이유는 분명하다. 온라인 매출 역시 똑같은 수수료를 받고 똑같은 매출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이는 수익과 직결되고 성과로 이어진다. 바이어들 역시 점 매출이 높아야 인사고과도 잘 받는다. 지방 점포의 경우 온라인 매출이 높지 않다. 한때 지방점 바이어들은 종종 서울로 올라와 패션기업을 방문해 온라인 물량을 밀어달라는 내용으로 영업을 하기도 했다.

 

지방 점포 오프라인 매출이 줄어드니 본사에 사정해서라도 물량을 받아 실적을 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하지 않는 브랜드들과는 협상과 협박, 사정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겠지만 실질적인 사례는 알 수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유통의 운영 방식은 같다. 판매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방식은 동일하다. 다만 오프라인은 입점과 퇴점이 쉽지 않고, 온라인은 언제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팔기 싫으면 물건을 안 올리면 된다. 바이어들이 브랜드를 움직여 온라인 물량을 늘릴 수도 없다. 칼은 브랜드에 쥐어졌다”고 말했다.

 

방법은 있다

오프라인 매출이 줄고 온라인몰에서 브랜드들은 빠지거나 비중을 줄이고, 수수료 수입은 날이 갈수록 줄어든다. 유통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요즘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나와 있지만 결정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온라인에서 브랜드의 이탈을 막고, 오프라인도 유지하면서 브랜드들과 상생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온라인 수수료를 낮추던지, 온라인 매출도 MS 순위에 온전히 반영하던지 해야 할 것이다.

 

브랜드의 상황을 이해하긴 하지만 유통사 자신들의 이익과 직결되는 수수료는 움직일 수 없다면 결국 브랜드도, 매출도, 유통사업도 앞으로 갈 길은 막막하다. 당장의 수익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와 함께 가야 한다면 함께 오래오래 살 방법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업계 관계자는 “유통이 목숨같이 지키는 수수료도 결국 브랜드가 있어야 받을 수 있다. 수수료 지키려다 브랜드가 나가떨어지면 나중에는 누구한테 수수료를 받겠는가”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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