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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공동화 현상 심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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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2월 24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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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이 죽어가고 있다며, 한탄하던 중견기업 대표는 말미에 ‘공동화’라는 단어를 툭 내뱉었다. 

 

부동산 업계에서나 사용할 법한 ‘공동화’라는 단어는 이제 유통과 패션계에서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과거 패션 브랜드들은 백화점을 비롯한 패션몰, 아울렛, 대형마트 등 다양한 유통 안으로 모여들었다. 그 안에 들어가야 장사가 되고 매출을 올리고 돈을 벌수 있었다. 

 

물론 가두점을 운영하는 중가 시장도 만만치 않게 성장하고 있었지만 돈 깨나 쓴다는 사람들은 고급지고, 서비스 좋고, 쾌적한 환경에 교통도 원활한 백화점을 찾았다. 

 

명품백을 들고 다니면서 ‘나 백화점 다니는 사람이야’라며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서 백화점이 필수였다. 

 

그러나 호시절은 지나갔다. 

 

몇 년 전부터 이어져 왔던 백화점의 하락세는 코로나라는 긴 터널을 지나면서 더욱 가팔라졌다. 

 

브랜드 중단은 속출하고, 신선함을 유지해오던 소규모 브랜드들은 파고를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브랜드는 거기서 거기

살아남은 브랜드는 몇 개의 큰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대기업 브랜드거나, 수입 브랜드거나, 일부 중견기업들의 브랜드들뿐이다. 패션 사업 한 번 해보겠다며 야심차게 도전했던 패기 넘치는 패션 사업가들은 종적을 감췄다. 

 

결국 백화점에 남은 브랜드들은 나이가 들어 고려장을 치러도 될 만한 수준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장수 브랜드들만 남게 된 것이다. 새 브랜드는 없고, 온라인에서 잘 나간다는 브랜드들을 열심히 찾아 데려오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현재 백화점을 보면 각 층마다 약 40개 남짓한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여성복, 남성복, 스포츠 아웃도어, 캐주얼, 골프 등등 점포마다 층마다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브랜드는 대동소이하다. 

 

잘 들여다보면 뻔하디 뻔하다. 이 중 절반은 수입이거나 라이선스, 나머지 중 또 절반은 대기업 브랜드, 나머지는 액세서리나 서비스공간이 전부다.

 

어느 점포를 가도 엎어 치나 메치나

점포간 차별성도 많이 떨어지고 있다. 

 

지역 점포에는 지역 브랜드가 있다. 대구든, 부산이든 그 지역에서 유명한 브랜드가 있기 마련이다. 

 

대부분 소규모 여성복이나, 캐주얼 등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복종에 국한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같은 브랜드들로 인해 지역색도 드러나고, 차별화도 되고 했었다. 지역 브랜드는 거의 사라진지 오래다. 

 

대구, 광주, 부산 등 광역상권에 위치한 백화점을 가 봐도 서울에서 보는 브랜드 구성과 거의 비슷하다. 점포별 브랜드 구성을 보면 수입 브랜드까지 거의 동일하게 입점해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백화점 좀 다닌다는 소비자들은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한 백화점 VIP 고객은 “백화점을 자주 가지만 거의 가는 매장만 간다. 국내 브랜드는 10년 전 브랜드가 여전히 변화도 없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지 않는다. 뻔하지만 명품을 찾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중단이 유독 많았던 여성 부띠끄와 캐주얼 군의 경우를 보자. 롯데, 현대, 신세계 3사 유통별로 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각 군별로 약 100개 정도의 브랜드를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이 중 한 두 개 점포를 갖고 있는 브랜드들이 절반, 온라인 브랜드를 제외하면 또 절반, 우리가 흔히 말하는 20개 이상 점포를 운영하는 브랜드다운 브랜드 수는 고작 20~30개 남짓이다. 

 

유통이 고작 20여개 브랜드로 多 점포를 운영하면서 변화를 주기에는 쉽지 않다. 

 

브랜드 발굴에도 한계가 있다. 과거에는 너도나도 시즌마다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며 백화점 입점을 위해 줄을 섰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되어 바이어들은 신박한 브랜드를 찾아 패션 기업들을 직접 찾아다니고 있다.

 

온라인 브랜드 유치도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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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2 by 오아이오아이​>

 

그렇다고 무신사에서 잘나가는 온라인 브랜드를 입점시켜도 당장 매출이 폭발적이지도 않다.

 

커버낫 정도가 일부 점포에서 월 매출 7~8천만 원 정도 나올 뿐, 성공적인 시도 자체가 없었다. 

 

어센틱브랜즈코리아에서 시도했던 스트리트 편집숍 아카이브랩 역시 이를 기획했던 박부택 대표가 빠지면서 전개권이 에스마켓으로 넘어갔지만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지난 13일 LMC가, 16일에는 ‘5252 by 오아이오아이’가 신세계 강남점에 단독 매장을 열었다. 

 

대명화학의 계열사 픽셀이 론칭하는 라이풀 역시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오픈한다.

 

온라인에서 잘 나간다는 브랜드들이 속속 백화점에 진출하고 있는 모양새다. 유통사들은 젊은이들을 오프라인으로 불러내기 위해서는 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유치해야한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러나 온라인 브랜드들은 유통을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다. 

 

기성 브랜드들처럼 30~50개 이상 다수의 매장을 운영하기도, 그 매장을 채우기 위한 물량 생산도, 한 매장 안에 채울 스타일 수도 부족하다. 온라인 기반의 브랜드들은 몇 개의 인기 품목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완판 된다 해도 더 생산하지 않고 다른 아이템을 판다. 

 

유통은 브랜드는 유치해야 하지만 결국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브랜드를 무작정 입점 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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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서울​>

 

비슷하지만 다르게

최근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서울’은 총 영업면적 중 물판 비중이 30% 밖에 되지 않는다. 현대백화점은 대 놓고 ‘더현대서울’은 물건을 파는 백화점이 아닌 고급문화 공간이라도 홍보할 만큼 변화를 시도했다.  

 

어차피 빡빡하게 브랜드 매장을 가득 채워봤자 뻔한 패션 브랜드들뿐이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롯데는 영등포점에 이어 동탄점을 혁신 점포로 만들어내기 위해 힘을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는 이미 강남점을 최고 백화점으로 만들고, 혁신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 

 

백화점이 획일화되고, 그 점포나 이 점포나 브랜드들은 똑같고, 차별성이 사라지는 현상에 대해 패션계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패션 브랜드들이 유통에 높은 수수료를 내고 있는 것은 유통사에게 바라는 점, 기대하는 점 등이 있기 때문이고 그로 인한 이익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백화점이 지금까지 성장해 온 근간은 패션이었다. 함께 성장했지만 이제는 버려지고 있다. 패션은 먹거리와 놀거리, 리빙과 홈패션, IT 등 라이프스타일 콘텐츠에 서서히 밀려나고 있다. 설 땅은 더욱 좁아지고, 그 작은 영역 안에서 브랜드들은 뻔해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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