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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숍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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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7월 26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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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밀려 입지 축소

좋지 않은 수익구조, 비슷한 브랜드

비즈니스 모델은 좋지만 어떻게 운영하는지가 관건​ 

패션계에서 편집숍의 원조라 불릴 만한 브랜드는 에이랜드다. 에이랜드는 2005년 편집숍으로 시작해 홍대에 초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면서 젊은이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한다는 취지 아래 다양한 非브랜드 제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였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했던 젊은이들은 에이랜드 매장을 즐겨 찾았다. 

 

동대문 도매시장의 제품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 했지만 매장 분위기는 고급스러웠고, 가격이 워낙 착한, 쇼핑할 맛 나는 그런 핫 플레이스였다.

 

에이랜드의 독보적인 행보를 감히 따라할 만한 브랜드는 없었다. 따를 이유가 없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편집숍 태동기, 제도권에서는 에이랜드를 브랜드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非브랜드를 모아 놓은 편집숍 정도로 생각했다.

 

편집숍의 성장가도

당시 제도권 브랜드들은 이미 백화점과 가두점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었던 시기라 에이랜드가 인기를 끌든 말든,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든 말든 상관이 없었다.

 

호주머니에 돈 좀 있는 사람들은 40~50대로 경제 활동의 중심이었던 세대였기에 그들을 타깃으로 브랜드들은 돈을 쉽게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었던 에이랜드는 자신만의 길을 가며 지속 성장했다. 

 

그러다 새로운 경쟁자인 원더플레이스가 2012년 새롭게 등장한다.

 

탄탄한 실무 경험을 가진 김영한 대표가 지방을 중심으로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면서 기반을 잡아, 수도권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원더플레이스는 로드숍 직영점을 기반으로 백화점, 아웃렛 등 여러 유통에 입점하며 80개가 넘는 유통망을 구축하고 입지를 다졌다. 

 

초반에는 에이랜드와 같은 제품 구성이었고, 가성비를 내세운 착한 가격으로 젊은이들을 충성 고객으로 만들었다.

 

원더플레이스가 등장하면서 LG패션(현 LF) 역시 방치했던 어라운드더코너를 다시 끌어올려 수입 편집숍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가로수길점, 홍대점 등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이어 오픈하며 편집숍 바람에 가세했다.

 

네 번째 편집숍 브랜드는 인디에프의 바인드. 2014년 론칭한 바인드 역시 성공한 편집숍으로 평가받는다. 백정흠 대표가 인디에프에 합류한 후 직접 챙기며 육성한 바인드는 온라인 브랜드들이 오프라인에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함께 성장한 편집숍이다.

 

여기까지는  편집숍 역사 돌아보기였다. 자, 지금부터는 편집숍의 현재를 들여다보자.

 

밝지 않은 미래

지금 편집숍 비즈니스를 놓고 밝은 미래를 전망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지금 잠깐 실적이 좋을 수 있지만 핑크빛 미래는 예상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편집숍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놓고 가능성이나 성장성을 평가하자는 것이 아니다. 호시절을 보냈던 대형 편집숍 브랜드들의 현재 모습이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코로나라는 큰 위험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조건이므로 핑계거리가 되지 않는다.

 

편집숍 브랜드들은 100평 정도의 큰 규모에 박리다매로 대물량을 선보이는 비즈니스 모델로 SPA 브랜드들과 함께 성장을 이어왔다. 사입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대량 판매가 되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오프라인이 저물고, 온라인 브랜드가 패션 유통을 점령하면서 원더플레이스, 에이랜드, 어라운드더코너, 바인드 매장에서도 온라인에 잘 나간다는 브랜드들이 판매되고 또 잘 팔리기도 했다. 

 

사입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고,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사입 비중이 높은 것이 큰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사입 비중이 높다보니, 비중이 높은 유명 브랜드 하나의 움직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 

 

또 주도권을 가져가지 못하고 온라인 브랜드들에게 자연스럽게 휘둘리기도 한다. 가격 정책이나 물량 운용도 끌려 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편집숍 브랜드들의 사입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사입 물량이 줄어들면 신상품보다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재고를 팔게 되고, 궁극적으로 판매가 서서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코로나 이전 100억 원 정도의 물량을 사입했다면 지금은 절반 정도의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초대 편집숍이었던 에이랜드는 전략적으로 전개 방향을 바꿨다.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 공략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에이랜드는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와 일부 수도권 거점 매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중단했다. 코로나 여파도 있었지만 온라인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버텨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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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 대량 등판

에이랜드는 온라인 브랜드 입점과 함께 대안을 찾기 위해 이랜드 등 제도권 브랜드까지 입점시키는 등 살길을 모색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에이랜드는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 시부야에 1호점을 열고 해외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오프라인 기반의 편집숍 브랜드들에 가장 큰 경쟁자는 온라인의 값싸고 다양한 스트리트 브랜드들이었다.

 

대형 플랫폼들의 브랜드 풀과 다양한 상품, 저렴한 가격과 경쟁하기에는 너무 힘에 부쳤다. 한정적인 오프라인 공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상품 구성은 한계가 있었고, 매장을 찾지 않는 코로나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오프라인 공간에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시절을 지나고 있다.

 

코로나가 아니었더라도 상품이 과도하게 겹치는 온라인 스트리트 브랜드들과 오프라인 편집숍의 격차는 이미 크게 벌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 편집숍들도 미리 대응할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몰을 키우고, 가능성 있는 브랜드를 미리 육성하고, 플랫폼으로 경쟁할 수 있는 준비를 미리 했었더라면 지금처럼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가능한 온라인 비즈니스

편집숍들은 이미 무신사 등 유력 플랫폼의 상위권 브랜드 위주로 사입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팔고 있다. 의존도가 너무 높은 탓에 상위권 몇몇 브랜드들이 높은 비중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이마저도 대거 빠져나가면서 위기감이 몰려오고 있다.

 

상위 브랜드들은 특정 플랫폼과 독점 계약을 맺으면서 타 플랫폼에서 밀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상위 매출을 책임지던 브랜드들마저 독점 계약에 묶여 빠지고 있어, 기존 편집숍들의 온라인 비즈니스는 서서히 무너져 가고 있다.

 

편집숍 관계자는 “상위권 브랜드들이 다 빠져나가니 인지도 없는 하위권 브랜드들만 가지고 매출을 올리기가 버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남아있는 브랜드들 역시 텃새가 만만치 않다. 자신들의 자사몰에서는 세일을 진행하고 있지만 편집숍들이 사입해 간 제품에 대해서는 세일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세일할 경우 법적 조치를 하겠다며, 다음 시즌에는 제품을 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편집숍 브랜드들의 운영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온라인 바닥에서는 뉴 라이징 브랜드도 없다. 이미 선두그룹에 속한 브랜드들의 점유율이 높은 상황에서 그들과 견줄 만한 브랜드들이 생겨나지도 않고 있다.

 

편집숍 브랜드들 간의 차별성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매장을 보면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들이 거의 비슷하다.

 

키르시, 오아이오아이, LMC, 디스이즈네버댓, 커버낫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들을 전면에 걸어놓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편집숍 마다 차별성이 거의 사라졌다.

 

온라인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기 전에는 편집숍마다 자신만의 특색이 있었다.

 

그런 특색으로 성장해 왔지만 겹치는 온라인 브랜드들을 입점시키면서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굳이 매장을 찾을 이유가 없는, 온라인에서 더 싸고 편하게 구매하는 것이 훨씬 편한 상황이 됐다.

 

편집숍 브랜드들은 수익구조도 너무 좋지 않다. 판매가는 온라인과 맞춰야 하기 때문에 배수가 좋지 않다. 온라인 판매가가 6만 원이라면 사입가는 3만 원이다. 가격의 절반이 원가가 된다. 여기에 유통 수수료와 매장 운영비, 인건비 등을 빼면 남는 것이 없다.

 

매출은 일어나는 데 수익은 없는, 앞으로 벌고 뒤로 까먹는 구조다. 그래서 편집숍들은 PB를 만들고 있다. 인지도 있는 브랜드로 손님을 끌고 PB를 팔아 수익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인지도가 높지 않은 PB로 올릴 수 있는 매출은 그리 높지가 않다.

 

온라인 브랜드들의 역진출

이제는 온라인 브랜드들도 오프라인으로 진출하고 있다. 커버낫은 이미 백화점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대명그룹이 투자한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대거 오프라인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키르시, LMC, 오아오아이, 라이풀,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백화점에 입점하고, 로드숍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있다. 배럴즈는 커버낫, 리, 마크곤잘레스, 이벳필드 등으로 오프라인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확장할 수 있는 매출 규모가 한계가 있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진출이 필수이기도 하다.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에서도 경쟁자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사입 대상 브랜드들이 직접 단독 매장 오픈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밀리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유통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매출이 빠지는 편집숍들은 내보내고, 온라인 브랜드들의 단독 매장이나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 브릿지 여성 해외 컨템포러리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내년 MD 개편 관련 내용이 협의되면서 이 같은 움직임도 검토되고 있다.

 

살아가야 할 방향

원더플레이스는 기존 매장의 효율적인 운영과 함께 PB 확장을 통한 수익률 확보에 나선다. 또 전체적으로는 단독 전개에 나선 아웃도어프로덕츠에 집중한다.

 

지난 16일 신세계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단독 매장을 열었고 높은 매출을 올렸다. 지난 23일에는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에 50평이 넘는 대형 스토어를 오픈했다. 하남점에는 의류를 비롯해 백팩 등 액세서리와 캠핑용품, 아동 라인 등 다양한 풀 컬렉션을 구성해 가족 고객들을 공략한다.

 

한편 아웃도어프로덕츠는 신세계 강남점, 9월 오픈하는 대전점, 현대 판교점 등의 입점을 확정 지으며 총 10개 단독점을 확보했다.  

 

어라운드더코너는 스트리트 무드를 다소 배제하고 모던한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입점시켜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던스트, 인사일런스를 중심으로 드로우핏, 쿠어 등 감각 있는 브랜드들과 손잡고 수준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내년부터는 반스 등 신발 브랜드도 사입해 브랜드 풀을 넓힌다.

 

오프라인으로의 회귀

편집숍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운영하는 이들의 의지 문제다. 투자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편집숍 비즈니스는 다시 잘 될 수 있다.

 

다만 오프라인 비즈니스도 온라인 못지않게 투자가 적잖이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다.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오프라인을 위한 마케팅은 서서히 잊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을 비롯한 중소기업들까지 온라인이 잘된다고 하니 직접 브랜드를 론칭했다 실패하기도 하고, 자사몰을 리뉴얼했지만 매출이 나오지 않기도 한다.

 

모든 패션 비즈니스의 관점이 온라인에 집중되어 있지만 온라인에도 비용은 오프라인만큼 많이 들고, 또 그만큼의 성과는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빠른 판단을 내리는 기업들도 많다.

 

아무리 온라인이 대세라도 오프라인이 사라질 수는 없다. 온라인에서 인기를 끈 브랜드들이 오프라인으로 터져 나오듯이 이미 오프라인을 지켜왔던 편집숍들은 다시 올 트렌드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폴햄, 지오다노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옷을 사던 젊은이들이 이제는 온라인으로 이동해 커버낫, 디네댓, 이벳필드를 입듯이 오프라인에서도 브랜드 전환으로 인한 확장성은 이제 시작이다. 가능성 있는 브랜드를 발굴하고, 온라인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공간과 브랜드 풀을 만들어낸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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