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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인수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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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형욱 前 하나투어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3월 22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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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eBay Korea) 매각설에 국내 온라인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십 년간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온라인 마켓에서 손실만 키워온 국내 대기업의 눈에 2019년 연간거래액 16조 원, 영업이익 615억 원, 2020년 연간거래액 20조 원 규모의 이베이코리아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G마켓, 옥션, G9 세 개의 채널을 운영하며 국내 최대의 온라인 기업의 면모를 지키고 있는 자타공인 온라인쇼핑몰 국내 최상위 기업이다. 이러한 이베이코리아를 매각하려는 이유는 무엇이고, 이베이코리아를 둘러싼 현실은 어떠한지 알아보았다. 

 

매출액? 거래액?

먼저 이커머스 기업에서 말하는 거래액의 개념을 살펴보면, 매출액과는 차이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A라는 상품이 있다고 하자. 고객이 온라인 오픈마켓을 통해서 구매하는 A는 상품을 공급하는 기업의 제품이지, 오픈마켓의 제품이 아니다. 오픈마켓은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을 하기에 중개를 통해 받는 수수료가 오픈마켓의 매출이며 온라인사이트 상품 판매가의 총합은 ‘거래액’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마치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매매하기 위해 부동산에 등록하면 공인중개사는 집을 보러오는 고객에게 10억 원의 아파트를 소개하고 거래를 성사시키지만, 공인중개사의 매출이 10억  원이 아니라, 10억 원에 대한 0.5% 즉 500만 원의 중개 수수료가 부동산의 매출이 되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운영실적

이베이코리아는 2019년을 기준으로 16조 원의 거래액을 형성했다. 그중에서 수수료(광고 포함)로 수취한 금액 1조954억 원이 실제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액이고, 해당 매출을 통해 61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아주 단순하게 계산해서 1조 원의 매출 중 판관비를 제하고 나니 600억 원가량 남았다는 것으로 영업이익율이 6% 정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여기서 615억 원의 영업이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615억 원 중 상품거래로 인한 영업이익과 상품 외 광고 등 부가가치를 통한 영업이익을 나누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품을 통해 발생한 영업이익은 과연 얼마일까? 현재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는 대기업 온라인 몰보다 상품 판매를 통해 쌓아온 이베이코리아의 경쟁력은 얼마나 될까?

 

실제 이에 대한 내용이 기사화된 적이 있다. 2017년 7월 20일 자 서울파이낸스신문에 따르면 2016년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이 12조 원이었을 때, 광고수익은 전체 거래액의 3% 내외인 3,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 형태의 중개업체이다. 이에 반해 지금까지 국내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방식은 상품 중개형 쇼핑몰이 아닌 판매형 쇼핑몰이다. 전문용어로 쓴다면 ‘통신판매중개업’과 ‘통신판매업’의 차이로 설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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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이용약관

 

제5조 (대리행위의 부인)

회사는 통신판매중개자로서 효율적인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 운영 및 관리 책임만을 부담하며, 재화 또는 용역의 거래와 관련하여 구매자 또는 판매자를 대리하지 아니하고, 회원 사이에 성립된 거래 및 회원이 제공하고 등록한 정보에 대해서는 해당 회원이 그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부담하여야 합니다.

 

제14조 (배송)

1. 배송 소요기간은 입금 또는 대금결제 확인일의 익일을 기산일로 하여 배송이 완료되기까지의 기간을 말합니다.2. 회사는 판매자에게 회사로부터 구매자의 입금 또는 대금결제에 대한 확인통지를 받은 후 3영업일 내에 배송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안내합니다. 3.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가 발생한 경우 그 해당기간은 배송 소요기간에서 제외됩니다. 4. 회사는 배송과 관련하여 판매자와 구매자, 배송업체, 금융기관 등과의 사이에 발생한 분쟁은 당사자들 간의 해결을 원칙으로 하며, 회사는 어떠한 책임도 부담하지 않습니다.

 

제38조 (회사의 면책)

1. 회사는 통신판매중개자로서 G마켓과 모바일G마켓을 기반으로 한 거래시스템만을 제공할 뿐이며, G마켓과 모바일G마켓의 거래시스템을 이용한 거래 내용에 관한 모든 분쟁에 대해서는 당해 거래 당사자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통신판매중개업과 통신판매업의 차이

최근 정부에서는 ‘통신판매중개업자’인 오픈마켓과 네이버, 쿠팡 등에도 상품 품질의 하자 및 서비스 관련 책임을 묻겠다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표명한 바 있다.

 

통신판매중개업자는 말 그대로 중개업자이기에 판매자와 소비자를 만나게 해주고 거래를 위한 시스템 제공과 결제 방식 대행 등을 제공하면서 안정된 거래를 성사 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물건 자체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아 왔고, 이에 따라 통신판매업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용구조가 유리했다는 것이다.

 

이제 정부가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도 시장의 형태에 따른 차별성을 인정하지 않고 동일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유리한 비용구조가 깨질 리스크가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는 면책됐던 여러 가지 규제가 통신판매업자는 그대로 가지고 있었던 비형평적 구조였다. 즉 통신판매업자는 형식적이기는 하나 매입 형태를 유지하고 상품에 대한 품질, 법적 책임까지도 고스란히 감당해 왔다는 것이다.

 

롯데온은 최근 오픈마켓 방식을 지향하며 통신판매중개업자 형태로 비용을 줄이고 책임은 면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실제로 이전까지는 ‘통신판매업자’의 형태를 취해왔다. 신세계 SSG도 같은 모습이었다.

 

롯데와 신세계는 온라인에서 아무리 열심히 팔아도 영업이익이 마이너스였지만, 이베이코리아는 영업이익을 플러스로 유지해 온 것을 비교 분석하려면, 이렇듯 영업의 형태부터 살펴봐야 한다.

 

지난 7일 정부는 이러한 ‘통신판매중개업자’의 개념과 ‘통신판매업자’의 개념을 없애겠다는 발표를 통해 지금껏 통신판매중개업자가 누리던 혜택을 없애고, 통신판매업자와 동일하게 소비자 분쟁에 적극 개입하고 책임을 지게 한다고 밝혔다. 

 

이는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막대한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읽었는지도 모른다. 

 

공정위는 통신판매업자, 통신판매중개업자 등의 용어를 폐지하기로 했다. 

그 대신 전자상거래법 적용대상 사업자를 ▲온라인플랫폼 운영사업자 ▲온라인플랫폼 이용사업자 ▲자체인터넷사이트 사업자로 분류하기로 했다.

현행법은 법 적용 대상을 통신판매업자, 전자상거래사업자를 중심으로 통신판매중개업자(오픈마켓), 사이버몰운영자(온라인쇼핑몰), 전자게시판서비스 제공자(블로그, SNS) 등 10여개로 분류해 각각 상이한 규율을 적용해 왔다.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규율 체계도 개편된다. 

온라인플랫폼 이용사업자(입점업체)와 플랫폼사업자, 소비자의 3자 관계로 이뤄진 전자상거래에서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와 이용사업자가 모두 법 적용 대상이다.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중개자라는 이유로 면책됐던 것과 달리 일정 요건에 맞춰 연대책임을 강화키로 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입점업체와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선택적으로 배상 청구를 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출처 : 녹색경제신문 2021년 3월 8일 자 기사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본 이베이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해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액은 9,811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485억 원이었다. 이는 2017년 매출 9,519억 원과 영업이익 623억 원과 비교해보면 결코 이익률이 높아지는 모습이 아니다. 

 

콜센터 비용이 판매 원가와 판관비로 분산돼 약 330억 원이 사용됐고, 운반비는 7,800만 원 수준으로 일반 온라인 기업이 부담하는 콜센터 비용보다 매출 대비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모습이다. 

 

오픈마켓의 특성상 콜센터 인입콜이 상품공급자에게 많이 분산돼 있다는 것으로 재무제표상 운반비가 기존 이커머스 몰의 매출 대 구성비 비율보다 현저히 낮음을 의미한다. 즉 ‘통신판매중개업’의 비용구조가 ‘통신판매업’과 완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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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켓>

 

이베이코리아 고객은 매각 후에도 해당 몰에 남아 있을까?

2019년 매출은 2017년에 비하면 약 1,435억 원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23억에서 615억 원으로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쿠팡과 SSG을 비롯한 온라인 기업이 눈부시게 성장한 가운데 관련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이베이코리아는 약 4조 원의 거래액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영업이익이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영업이익률이 둔화하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점차 수익률이 감소하고 있다고 충분히 예상된다. 

 

온라인 커머스 기업의 가치가 고객 수로 평가되던 때가 있었다. 얼마나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기업가치로 인정됐던 것이다. 하지만 모든 온라인 이커머스 기업이 많은 예산을 퍼부으며 고객 확보 전쟁을 거듭하면서 더 이상 회원 가입된 고객 수는 기업 가치의 기준이 될 수 없는 상황으로 시장은 변모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웬만한 온라인 쇼핑몰에 다 회원가입을 했고, 이로 인해 롯데온, SSG, 옥션, 지마켓, 쿠팡, 11번가의 고객이 모두 중복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베이의 고객은 SSG, 롯데온 고객의 ‘같은 이름 다른 아이디’인 것이다. 쿠팡 로켓배송과 같은 강력한 무기로 회원을 묶어두지 않는 한 고객은 절대 특정 온라인쇼핑몰에 매몰되어 충성을 다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옥션, G마켓, G9를 시장에 매각하려 한다. 매각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합리성을 기준으로 꾸준히 영업이익을 유지해 오던 이커머스 기업이 그 엄청난 거래액을 버리고 한국을 떠나려 할 때는 이유가 반드시 있는 것이다. 

 

지금껏 20년 가까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흑자를 유지하던 기업이 떠나려 한다. 그런데 이베이보다 훨씬 온라인적 시각을 가지지 못한 국내 유통 기업들이 이베이가 두고 가는 무형의 마켓을 수조 원이라는 거액에 인수하려 한다. 

 

최고경영진이 빠진 오퍼레이터 위주의 스텝과 자신들이 가진 회원과 중복되는 ‘이름은 같지만, 아이디만 다른 껍데기뿐인 회원’과 이제는 모든 온라인쇼핑몰의 프로그램이 표준화된 매뉴얼처럼 진화돼 아무런 차별점 없는 ‘구형 IT시스템’을 떨이로 5조 원을 주고 인수하려 한다. 대체 왜? 

 

누가 옥션, G마켓, G9의 새 주인이 될까?

그런데 인수하려는 기업들이 더 힘들고 수익성이 저하되어가는 시장 환경에서 향후 세 사이트를 이베이보다 더 훌륭히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쿠팡은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상당한 총알이 확보됐다. 또 이베이코리아에서 발생하는 상품 판매에 따른 물류 부분을 쿠팡 물류로 흡수해 수익을 창출할 준비를 해온 만큼 인수에 뛰어들 자격이 있다. 

 

그리고 쿠팡이 인수시장에 뛰어드는 자체로 이미 이베이코리아의 가치는 몇천억 이상 증가할 것이며, 이는 온라인커머스 경쟁기업에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주는 것이기에, 쿠팡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계속 관심을 보일 것이다. 

 

남은 것은 이제 국내 유통그룹인 롯데, 신세계, 홈플러스이다. 이들은 마땅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한방에 규모를 키울 기회로 삼고 싶을 수도 있다. 전문경영인 또한 이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적극 지지할 수도 있다. 

 

인수하는 순간 장밋빛 청사진을 오너에게 보여주면서 3~5년의 초기 안정화 기간에 대해 보장받으며 경영진으로서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이름뿐인 거대 온라인커머스 사이트를 기존 채널과 차별화된 특출 난 아이디어도 없이 인수하는 것이 혹 떼려다 오히려 붙이는 격은 아닐지 말이다.

 

이베이코리아는 물류를 아우르지 못한 이커머스 기업이었다. 온라인시장이 치열해지며 유통 자체로 손익이 나지 않는 시장을 광고 수익으로 사업을 유지해 왔으나, 광고로도 손익이 나지 않는 상황으로 점차 시장은 변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막대한 자금을 차입해 나타나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비는 막강한 경쟁자 쿠팡은, 유통 거래와 광고에서 수익을 포기하고도 물류라는 풀필먼트로 수익 모델을 완성시켜 가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만연한 이커머스 기업의 제 살 깍아먹기식 구도 속에서는 더 이상 이커머스 자체로는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이베이코리아는 파악한 것으로 예상된다. 

 

밑 빠진 독에 물붓기

이베이코리아가 떠난 옥션과 G마켓, G9를 롯데나 신세계 아니면 홈플러스가 인수해 놀라운 성장을 이루어 내기를 바란다. 이베이코리아 아래 생계를 맡기고 있는 수많은 근로자와 관련 업체의 생계를 책임져 주기 바란다. 이는 오직 대기업만이 할 수 있는 사회 봉사활동, 사회 기여이기에 적극 환영한다. 

 

하지만 온라인커머스에 오래 몸담은 관련자이며 개인 고객 입장에서 보면, 해외기업인 이베이가 떠난 옥션은 더 이상 옥션이 아니고, 이베이가 떠난 G마켓은 더 이상 G마켓이 아닐 것이다. 

 

만약 롯데가 인수한다면 그것은 롯데그룹에서 수없이 보유한 온라인 채널에 하나가 추가된 또 다른 롯데온이고 신세계가 인수한다면 그것은 사이트명만 다른 SSG가 되는 것이다.

 

인수 첫해 고객이 한꺼번에 다 이탈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풍선에 바람 빠지듯 어느 순간 돌아보면 팽팽하고 커다란 5조 원짜리 풍선은 쭈글쭈글한 흉한 모습으로 변해버릴 것이 걱정이다. 

 

5조 원을 투자했을 경우, 이를 회수하기 위해서 몇 년이 소요될 것인가? 현재의 영업이익구조로 매년 600억 원씩 남는다면 10년이면 6천억, 즉 앞으로 83년을 건실하게 경영하면 BEP 수준인 5조 원이 된다. 그것도 지금 이 상태 그대로 사이트가 유지될 때 말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특장점인 우리 기업들, 외국회사만 배를 불려 고향으로 보내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경력사항

  •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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