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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품생활’이 히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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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 (fpost@fpost.co.kr) | 작성일 2019년 06월 24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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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성품생활 매장.>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지하실의 두 가족은 공통점이 있다. 사업을 하다 망했다는 점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만 카스텔라’ 사업을 하다가 순식간에 점포를 접었고, 그 결과 지하 인생이 되었다. 


한때 ‘대만 카스텔라’는 가성비 최고의 상품이었다. 점포 개설비가 많이 들지 않아 프랜차이즈가 급속히 확산되었고, 인기도 좋았다. 그러나 카스텔라에 식용유와 유화제가 들어가는 동영상이 번지면서 순식간에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고 사업자들도 몰락했다. 봉준호 감독도 이러한 자영업자 추락에 주목했던 2017년이었다.   

 

2019년 여름, 국내 식음료업계의 대세 아이템은 ‘흑당’이다. 젊은 층에 인기 있는 흑당 버블티는 대만 전통 버블티의 한 종류로 대만 브랜드 ‘타이거슈가’가 2019년 3월 홍대에 1호점을 열면서 붐업이 되고 있다. 경쟁업체인 ‘The Alley’도 지난해 9월 국내에 진출해 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대만 흑당 버블티 열풍은 국내뿐 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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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뒤늦게 공차 열풍이 불고, 같은 타피오카 음료 TP tea, 더 앨리의 붐이 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붐 속에 숨겨진 리스크다. 단품 음료 브랜드의 유행 주기가 예전보다 짧아지면서, 혹시 대만 카스텔라처럼 시장 참여 자영업자가 다시 몰락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그것이다. 


유행에 매우 민감한 음료 브랜드의 특성 때문에, 단기간에 동시적 증가와 폐점 리스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 판단은 대형 소매업체도 비슷하게 한다. 따라서 대형 소매업체는 이제 단품 브랜드를 라이센싱 하는 것에 큰 투자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종합 브랜드 쪽에 배팅을 하는 추세다. 


일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대만 브랜드 ‘성품생활(誠品生活)’의 경우가 그렇다. 일본 쇼핑몰 업계의 큰 축인 ‘미츠이 부동산’은 지난 9월 말, 도쿄 니혼바시에 새로 개설하는 상업시설 “COREDO 무로마치 테라스’의 메인 테넌트로 ‘성품생활’을 유치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일본의 츠타야 서점처럼 크게 어필하지 못했지만, 1999년에 세계 최초의 24시간 오픈 서점으로 유명해지고, 2004년 타임지가 “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서점” 이라고 호평을 한 곳이 ‘성품서점(誠品書店)’이다. 


성품생활은 서점에 부가해 다양한 워크샵, 잡화 편집숍 등을 대형으로 편성한 새로운 업태이다. 2016년 CNN에서 ‘세계에서 가장 쿨한 14개의 백화점’ 으로 소개한 것은 이 새로운 업태의 성공을 증명하는 일이었다. 


<히비야 센트럴 마켓.>


일본에서는 이미 연초에 다양한 트렌드 잡지에서 ‘성품생활’을 2019년 히트상품의 상위에 랭크 시켰다. 그만큼 대만에서 브랜드 파워가 입증되었고, 이를 프로듀싱하는 일본측 기업인 미츠이 부동산과 유린도 서점에 대한 신뢰도가 높기 때문이었다. 


미츠이 부동산과 유린도는 이미 2018년 3월에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 에 <히비야 센트럴 마켓>이라는 실험적인 대형 테넌트를 설치하여 성공한 경험이 있다. 


히비야 센트럴 마켓은 단순히 유린도 서점만으로는 차별성이 없으므로, 이자카야, 이용실, 어패럴숍, 가드닝숍 등을 유린도가 직접 부가 편집, 운영하는 대형 공간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제 상업시설의 테넌트는 단순 식음 브랜드로는 성공 보장이 없다. 


그래서 대형 공간 내에 섹터를 구획하여, F&B와 라이프스타일숍 등 시대상에 부합하는 MD를 계속적으로 믹스하는 프로듀싱 기능이 상업시설의 지속성과 화제성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해졌다. 


성품생활 브랜드도 성품서점을 전개하던 시대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서점에 다양한 체험과 판매 기능이 부가되면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일본 츠타야 서점이 T-Site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다양한 상업시설로부터 입점 의뢰를 받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미츠이 부동산은 대만 기업인 성품생활을 차별화 가능한 새로운 생활의 축으로 인식했다. 2,970㎡에 이르는 대형매장을 서적존과 문구존, 셀렉트 판매존, 워크샵 존, 레스토랑 존 등 다양한 조닝으로 분류하고, 고객 체험을 통해 대만류 문화발신 정보기지를 실감할 수 있도록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그들이 제시한 콘셉트는 ‘컬처 원더랜드’다. 여기에는 유리공방체험, 염료체험, 쥬얼리 제조공정체험, 핸드메이드 넥타이 워크샵 등이 포함된다. 물론 레스토랑존의 차별화도 포인트다. 전통 대만차 티살롱 ‘완다츄안’을 위시해 대만 최고 커피, 흑당 붐을 이끈 The Alley 브랜드를 편집하여 음료의 상품구성을 탄탄히 갖추었다.


미츠이 부동산의 성품생활 채택은 국내에서 불고 있는 단순한 흑당 버블티 붐과는 다른 관점의 접근이다. 


유행 주기의 단축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는 프랜차이즈식 접근과 대형 공간을 분할 운영하며, 지속적인 테넌트 믹스를 수행하는 업체의 경영방식은 명백히 다르다. 게다가 지가가 높은 니혼바시 공간의 비효율을 감수하면서 체험 활동을 중시하는 자신감 있는 운영은 더욱 달라 보인다. 


이러한 다름을 제대로 배움으로써 자영업자가 몰락하고, 영화처럼 지하로 숨어야 하는 우울한 반복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상업시설을 운영하고, 테넌트를 움직이는 이들이 현실을 직시할 때, 대만 카스텔라의 슬픈 이야기는 잊힐 것이다.     

경력사항

  • 現) 성균관대학교 소비자가족학과 겸임교수
  • 現) 비즈니스인사이트그룹 부회장
  • 現)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위원회 위원
  • 現)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 패션연구과정 초빙교수
  • 前) ㈜코엑스 자문위원 (코엑스몰리뉴얼 프로젝트)
  • 前) 산업자원부 유통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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