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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금융 일체의 비즈니스 모델, 마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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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 (inokim0@gmail.com) | 작성일 2021년 06월 14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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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지 필진 한 분이 의미 있는 질문을 던졌다. 일본의 백화점 기업 마루이(丸井)를 소매업이라고 칭할 수 있냐는 것이다. 마루이를 리테일이 아닌 장소를 빌려주는 임대업, 수수료를 받는 신용카드업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결론은 칼럼 ‘팔지 않는 점포, 마루이는 어떻게 돈을 벌까’에 다양한 근거와 함께 나와 있다. 

 

마루이는 어느새 소매의 범위를 넘어섰다. 그만큼 혁신적이었다. 그렇다면, 마루이가 이렇게 혁신적으로 변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 DNA를 찾아보자. 혹시나 마루이가 단기간에 이러한 성과를 거둬들였을 것이라고 오해할지 모르는 독자를 위해서 글 일부를 인용하겠다.

 

다음 글은 필자가 ‘월간 유통저널’에 마루이에 관해 게재했던 칼럼의 일부이다. 발표 시기는 2004년이라 17년 전의 시점으로 해석해야 내용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올 것이다.

 

‘O자도 아니고 C자도 아닌 것이 강하게 소비자의 눈길을 잡아당긴다. 마루(丸: O의 의미)와 이(井: 1의 의미)를 조합시켜 ‘0101’이라는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제공하면서 마루이는 차별화를 시작한다.’ 

 

창업 2세가 등장하는 1973년도에 모든 로고와 전화번호를 0101로 변경하고, 새로운 CI로 쉽게 고객에게 접근하였다. 

 

아울러 1992년에는 기존의 ‘丸井(마루이)’ 라는  한자 대신에 ‘MARUI’라는 영어 표현으로 사명을 통일해 젊은 소비자에게 가까이 접근하였다. 이때부터 마루이의 이미지는 젊은이의 마루이, 역 근처의 마루이(丸井)로 통하고 있다. 

 

마루이의 시작과 성장

1963년 상장 이래 40년 가까이 연평균 15%라는 고성장을 유지해 온 마루이는 독특한 이력을 많이 가진 일본 유통 기업이다. 

 

1931년 창업자인 아오이 타다하루(靑井忠治)가 도쿄의 나카노(中野) 뒷골목에 ‘마루니(丸二)’라는 할부 가구점을 설립하면서 마루이의 역사는 시작된다. 그후 1935년에 마루이(丸井)로 사명을 변경하고 1937년에 5개 점포로 확장하면서 회사 형태를 갖추었으나, 태평양 전쟁 발발로 인해 명맥만을 유지하다가 1947년에 본점을 다시 개설하면서 전기를 맞이한다. 

 

이때 채택한 것이 10개월 할부제도인데, 이 제도가 정착하면서 일본인들 사이에는 마루이의 이미지가 월부 백화점으로 상징화하고, 향후 신용카드(크레디트)의 마루이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됐다.

 

1980년대에 마루이는 젊은 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배경으로 그들의 생활 영역에 깊고 넓게 파고들었다. 젊은 층의 지지를 받다 보니 일본 유통업계에서 광고를 제일 잘하는 기업으로 인식됐고, 단일 백화점 카드 회원으로는 최고 기록인 500만 명의 빨간카드 회원도 보유하고 있다. 경쟁업체와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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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앞선 점포 ‘편집’ 능력

마루이의 성장은 시대 변화를 ‘반보’ 앞서 간다는 철학으로부터 시작한다. 시대에 반보 앞섬으로서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는 발전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1940~50년대의 월부 백화점 마루이에서, 1960~70년대 신용카드의 마루이로, 그리고 1980~90년대에는 패션의 마루이, 선물(Gift)의 마루이로 계속 변신해 가면서 소비자들을 반보 앞서서 이끌어 왔다.

 

마루이의 성장은 신주쿠, 시부야, 이케부끄로 3대 거점 지역의 잇따른 출점과 대형화 과정에서 더욱 돋보인다. 마루이는 젊은 유동인구가 많고 교통이 편한 지역에 거점을 두고 다점포 체제로 소프트웨어를 교체하며 성장을 지속했다. 

 

소프트웨어의 교체란 스포츠 전문관 ‘Field’, 인테리어 전문관 ‘In The Room’, 남성관 ‘Mens’ 등을 독립 점포로 운영하다가 시대 상황에 맞게 점포를 이동시키는 전략을 뜻한다. 

 

신주쿠 지역 점포를 벤치마킹하는 사업자라면 오픈한지 1년이 안 되서 신주쿠의 마루이 인테리어관이 폐쇄되어 마루이 잡화관으로 변해있다든지, 어느 날은 또 갑자기 새로운 건물로 이동했다든지, 혹은 마루이 스포츠 전문관이 남성관으로 위치가 바뀌어 있는 것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거점주의 체인화의 방법론은 마루이의 주요 점포 전략이다. 점포의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편집하는 것이야말로 소매업의 생존 요체이다. 이러한 점에서 마루이의 점포 편집 능력은 효과를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소매와 금융의 일체화

앞서 살펴 본 것처럼 신용카드와 거점주의 체인화는 마루이 성장 전략의 큰 축이었다. 시대 상황에 맞게 점포 소프트웨어를 교체하고, 기술 진보에 따라 신용카드 기능을 확대했다. 

 

이러한 DNA 작동으로 마루이가 추진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소매와 금융의 일체화이다. 마루이는 1931년 창업 이래 소매와 금융이 일체화된 독자적인 모델을 지속적으로 진화시켰다. 2020년 이후에는 소매와 핀테크 사업으로 이를 보다 발전시켰다. 

 

마루이의 비즈니스 모델을 보자. 먼저 매력적인 점포를 창조하면 테넌트 수익만 확대되는 것뿐 아니라 집객력도 증가한다. 이는 카드사업의 관점에서는 신규카드 회원모집 기회가 높아짐을 의미한다. 

 

특히 점포에서의 카드 발행은 즉시 사용이 가능해 가동률이 높아지고, 카드 수익률도 증가한다. 게다가 확대된 카드 수익으로 소매 점포에 재투자함으로써 비즈니스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소매, 금융 일체형 비즈니스는 고객과의 접점이 늘어나 LTV(Life Time Value, 고객생애가치)를 확대하기 좋다. 지속적인 거래가 많아지면 지속적 수익(Recurring Revenue)이 증가한다. 

 

마루이의 2020년 결산 기준으로 매출총이익에서 지속적 수익의 비율은 65%에 이른다. 이는 2016년의 42%와 비교하면 23%나 증가한 것이다.

 

AI시대를 맞아 소매업에서 LTV가 매우 중요한 과제인 만큼 계속해서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마루이의 방법론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이는 유사한 방법론으로 시장을 확장했으나 선순환 구조를 이루지 못한 국내 백화점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경력사항

  • 現) 성균관대학교 소비자가족학과 겸임교수
  • 現) 비즈니스인사이트그룹 부회장
  • 現)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위원회 위원
  • 現)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 패션연구과정 초빙교수
  • 前) ㈜코엑스 자문위원 (코엑스몰리뉴얼 프로젝트)
  • 前) 산업자원부 유통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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